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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고서] 기후위기 속 조혼을 강요받는 여아들
해외사업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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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이 2023년 세계 여아의 날(10월 11일)을 맞아 발표한 글로벌 보고서 ‘폭풍의 중심에 선 여아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보셨나요? 2013년도 작품이니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네요. 영화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얼어버린 빙하기의 지구가 배경이에요. 뜨거워진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특수한 물질을 하늘에서 뿌리는데, 이걸 너무 많이 뿌려 지구가 눈❄으로 뒤덮여 버린 거죠. 그리고 영화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탄 열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죠. 여러 재난 영화 중에서 설국열차가 제 기억에 유독 깊게 남은 것은 아마도 영화 속 최대의 피해자가 ‘아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기후변화라는 단어는 어느새 기후위기를 거쳐 기후재난으로 불리고, 지구온난화라는 단어도 지구열대화🔥, 지구열탕화🔥로 바뀌었고요. 그리고 이러한 기후위기는 아동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가정과 생계를 파괴하고, 아동과 가족을 더욱 가난한 상태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 위기는 여아에게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칩니다. 궁지에 몰린 가족은 어쩔 수 없이 많은 여아들을 학교📕에 못 가게 하고, 조혼(아동 결혼)을 강요합니다. 장애를 가졌거나, 가난하게 살고 있거나, 분쟁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기후 위기로 심화한 더 큰 불평등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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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2021.9.15 [영화 '설국열차'·'투모로우' 속 과학]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는데...빙하기가 온다고?

📍 [동아일보] 2013.8.24 [토요뒷談]영화 ‘설국열차’ 속 장면 얼마나 과학적인가


🎬 영화 정보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 2013)’ _ 감독: 봉준호, 주연: 송강호, 크리스에반스, 틸타 스윈튼, 에드 해리스, 고아성


 


▲ 극단적인 기후위기와 조혼이라는 이중 위험에 놓인 핫스팟 국가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특히 사헬 지역)와 남아시아에서 발견됐습니다.



조혼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 불평등이지만, 학교 밖에 있거나 가난과 식량 부족의 상황에 놓이거나, 임신 그리고 다른 형태의 성폭력에 노출되는 것과 같은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기후재난과 기후위기의 장기적인 영향은 이러한 위험 요소를 키웁니다. 예컨대, 기후위기는 학교의 문을 닫고 가족의 수입을 감소시킵니다. 위기 동안 성폭력 역시 증가하고, 가족들은 더욱 심각한 폭력으로부터 아동을 구하기 위해 조혼을 결심하거나 학교를 못 나가게 합니다


가뭄과 식량 부족으로 큰 피해를 본 에티오피아의 일부 지역의 경우, 지난해 조혼 비율이 그 전해와 비교해 119% 증가했습니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더위를 겪은 수년 동안 방글라데시의 11세에서 14세 여아의 조혼 가능성은 두 배 늘었습니다. 짐바브웨에서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혹은 소나 돈, 곡물을 대가로 여아의 조혼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2022년 파키스탄의 대홍수 이후, 약 64만 명의 10대 여아가 성폭력과 조혼의 위험에 놓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매년 9백만 명에 가까운 여아들이 기후 재앙과 조혼이라는 이중적인 위협에 놓여있습니다. 여아의 조혼 3건 중 2건이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에서 일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기후 위험과 아동 결혼의 결합으로 여아의 권리가 위협당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부르키나파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기니, 말라위, 말리, 모잠비크, 니제르 그리고 남수단이 바로 그곳입니다. 


📚 참고하면 좋을 자료

📍 [보고서] 〈폭풍의 중심에 선 여아들(Girls at the centre of the storm)〉 영문판 읽기



 


▲에티오피아에 사는 아스마. 에티오피아는 극심한 가뭄와 기아 위기로 인해 여아의 조혼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아스마(가명, 14세)는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가 여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에티오피아는 기후변화로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뿔’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하면서 아동의 교육 단절과 여아의 조혼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아스마는 12명의 가족과 5년 동안 난민촌에 살았습니다. 그녀의 나라가 분쟁으로 들썩이는 동안, 그녀는 가족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죠. 아스마와 가족들은 목축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분쟁과 가뭄으로 가축을 잃고, 물과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가난에 내몰렸습니다. 아스마의 부모님은 경제적 상황이 나은 남자와 아스마의 결혼을 동의했습니다. “부모님은 이 결혼으로 제 삶이 나아질 거라고 기대했죠. 하지만 전 친구와 선생님에게 이 상황을 이야기했고, 선생님이 집으로 네 차례나 와서 부모님을 설득해야 했어요.”



▲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에 살고 있는 쿠지와 크페메



“내 나이 겨우 9세 때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집이 계속 어려워서 전 학교를 중퇴했고, 15세에 아들을 임신했죠. 하지만 전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 장작을 모아 팔며 학비를 모았어요. 어린 사촌 크페메가 조혼👰을 거절할 수 있도록 돕고, 촌장에게도 알렸죠. 덕분에 크페메는 결혼하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전 미래에 군의관👩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마을과 그 너머의 여아들을 위해 조혼을 반대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 시에라리온 동부의 카일라훈구에 사는 쿠지(가명, 19세) 


“전 12살이 되던 해 어떤 남자와 결혼할 뻔했어요. 부모님은 생계형 농부이고, 기후 변화로 농사가 잘되지 않아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으셨거든요. 그래서 남자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하셨죠. 하지만 전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게 교육은 너무 중요했고,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3년 동안 조혼을 거부했어요. 중학교 교육을 마치기 위해 마을 떠났었는데, 부모님이 결혼을 강요할까 봐 주말마다 집에 가는 것이 두려웠죠. 그랬더니 부모님은 학비를 중단했어요. 그래서 15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죠. 


사촌인 쿠지가 제가 결혼을 거부하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지해줬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조혼 중단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촌장에게 제 사연을 알렸고, 덕분에 전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죠. 저도 쿠지처럼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우린 둘도 없는 친구이고, 다른 소녀들을 위해 함께 싸울 거에요.” - 크페메(가명, 19세)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에서 조혼율이 가장 높고, 전 세계 여덟 번째입니다.(출처: 유니세프 ‘ENDING CHILD MARRIAGE: A profile of progress in Bangladesh’)



남아시아는 조혼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조혼한 여성과 여아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가부장적인 사회 규범과 가치관, 전통, 가난과 성폭력 등 안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여아를 조혼시키는 관행이 뿌리 깊습니다. 현재 방글라데시 인구 중 10세에서 19세 사이의 아동은 43.6%이며, 이 중 여아의 66%가 18세 이전에 결혼하고. 이 중 3분의 1은 15세 이전에 결혼합니다.


아동의 조혼 비율은 도시 지역이 54%인데 비해 농촌 지역은 71%에 달하나, 도시 빈곤층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아동의 조혼수는 농촌과 도시 지역이 거의 비슷합니다. 경제적으로 빈곤에 시달리는 여아는 중등 교육을 지속할 수 없기에 18세 이전에 결혼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세 배나 높습니다. 조혼을 강요받는 여아는 종종 기본적인 성과 생식 건강 정보(SRHR. 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and Right)에 무지해 평생 건강 문제를 겪어야 하며, 기혼 및 미혼 여아 모두 아동 친화적인 여성과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2020년 유엔의 자료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조혼율은 남아시아 국가 중 1위로, 방글라데시 전체 여성인구 8천3백만 명 중 45%에 달하는 3천8백만 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했습니다. 또한 2020년 기준 20~24세의 젊은 여성 인구의 51%가 18세 이전에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높은 조혼율은 농촌 지역과 저소득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인데, 조혼한 아동은 일반 여아와 비교해 학교에 가지 못할 확률이 네 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조혼한 아동 10명 중 5명은 18세 이전에 자녀를 출산했는데, 어린 나이의 출산 경험은 임신 중독, 자궁내막염 등 합병증 발병률을 높입니다. 더욱이 신체가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이 출생한 신생아는 저체중, 영양실조, 조산 등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죠.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오노 반 마넨 사무소장은 모성과 신생아의 생존을 위한 환경을 강조합니다. “모성 사망 비율을 줄이는 것이 신생아 사망을 비롯해 이후 아동의 생존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청소년 산모를 포함한 산모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산전 후 관리를 받고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 방글라데시에서 모자보건 서비스로 출산한 아동



“12살에 결혼했지만, 저의 결정은 아니었어요. 첫째 아이를 집에서 낳다가 제왕절개가 필요해 긴급히 보건소를 찾아가야 했는데,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전통적으로 집에서 아이를 낳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아이를 낳으려면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보건소까지는 거리도 멀고 앰뷸런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 방글라데시 랑푸르 지역에 거주하며 현재 임신 중인 게나(가명, 19세)


  

▲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국제협력단이 추진하는 ‘방글라데시 전략형 모자보건시스템 강화 사업’으로 개보수한 보건소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력해 방글라데시 북서부에 위치한 랑푸르 주에서 ‘방글라데시 전략형 모자보건시스템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진행되는 랑푸르 주의 조혼율은 67%에 달하고, 초혼 연령도 방글라데시 국가 평균 대비 낮은 편입니다. 이 지역은 수도 다카에서 멀리 떨어진 보건 소외지역으로, 의료 인프라 부족 등 신생아와 임산부가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가정 내 분만을 선호하는 인식이 강해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가 어려워 신생아와 모성 사망의 위험 역시 높습니다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은 해당 지역에 보건 시설을 보수하고, 의료 장비와 의약품을 구입해 공공보건 서비스의 질을 높여왔습니다. 직접 마을을 찾아가는 이동 진료를 실시하고 조산사 인력 또한 배치했습니다. 지역 주민들 간에 긴급 보건 자금을 모금해 임산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남편과 시어머니 같은 가정 내 의사결정권자에게 모자보건 서비스의 중요성을 알리는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방글라데시 가이반다에서 모자보건 서비스를 통해 분만한 산모와 가족



개보수된 현지 보건소를 찾은 이들은 임신 중이거나 최근 보건소에서 아이를 낳은 여성들입니다. “첫째 아이는 집에서 낳았었는데, 둘째 아이는 이 보건소에서 낳았어요. 보건소 시설이 깨끗하고 직원이 친절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이동 진료 때 산후 출혈이 위험하고, 산전 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가이반다 지역의 모자보건 증진 사업의 소식을 듣고는 시설에서 아이를 낳기로 하고 이 보건소에 오게 됐죠.”, “저는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마지막 출산 때, 남편이 집에 없어서 이웃의 도움을 받아 차를 타고 보건소에 갔어요. 모자보건 증진 사업에서 응급 보건 자금으로 교통비를 지원해 줬거든요. 만약 이웃과 코이카, 세이브더칠드런의 도움이 없었다면 안전하게 분만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러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랑푸르 주 전체로 모자보건 증진 사업을 확장한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 5년간 랑푸르 주 주도와 인근 지역 랄모니핫(Lalmonirhat)에서 사업비 167억 원 규모의 보건 사업을 추진합니다. 또한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바탕으로 방글라데시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책 변화를 유도해 더 많은 임산부와 아동이 양질의 필수 서비스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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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23.6.27 “아동이 건강하게 자라는 미래 만들 것”… 방글라데시 모자보건 서비스 강화

📍[연합뉴스] 2023.6.21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모자보건시스템 강화 사업 착수식




▲방글라데시 랑푸르주 보건소. 산모와 여성을 위한 깨끗한 물과 산전 후 및 신생아를 돌보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랑푸르주 보건소에서 산모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오른쪽 네 번째), 세이브더칠드런 김대현 팀장(오른쪽 세 번째), 연세대학교 글로벌행정학과 이서현 교수(오른쪽 두 번째), 세이브더칠드런 김지은 대리(오른쪽 첫 번째)



사업을 담당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김대현 팀장은 아동권리 측면에서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 국가 중 조혼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많은 여아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책임지는 모자보건 사업 외에도 아동권리 측면에서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죠.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에서 약 50년에 걸쳐 모자보건 사업을 추진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건 의료 분야의 국가 전략 수립에 참여하는 등 정부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번 전략형 사업을 통해 방글라데시 여성과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모자 보건 시스템을 갖춰나갈 예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략형 모자보건 사업은 코이카의 민관협력 사업인 모자보건 증진 사업의 일환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 실헤트 주에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그리고 랑푸르 주에서 2021년부터 현재까지 모자보건 사업을 수행해 왔는데요. 지역 내 모성 사망과 신생아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 경험과 전문성이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조혼과 빈곤으로 심화하는 모성 사망과 신생아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조혼 및 청소년 임신의 위험성, 성평등과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필수 의료 서비스망을 구축해 지원함으로써 모성 사망의 위험을 낮추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국가 내 보건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의료 정보의 디지털화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전 세계 여아들이 꿈을 지키고, 또 이룰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나상민(커뮤니케이션부문)  자료 정리 및 제공 신지은(커뮤니케이션부문), 노미화(국제사업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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