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벽에 내린 어마어마한 비. 인근의 둑까지 무너져 재환이(가명)네 집은 밤사이 섬이 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재환이네 집 안팎으로 가득찬 비가 파도치는 듯했다고 합니다. 빗소리에 쉽게 잠이 들지 못했던 할머니 덕분에 할아버지와 재환이는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물에 잠겼던 집을 보고 있는 재환이(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을 사용했습니다. 단, 주거환경은 재환이의 실제 집을 촬영했습니다.)
“새벽에 번개치고 막 쏘내기(소나기)가 왔잖아요. 자꾸 휴대폰 메시지가 울리길래 뭔가 보려고 불을 켜니까 정전이 됐더라고요. 아이고 왜 정전이 됐지? 하고 문을 열었더니 마루 위로 벌써 파도치는 것처럼 물이 들어찼더라고요. 빨리 재환이랑 나오라고 소리쳤죠. 할아버지한테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가스통 잠근다고 잠그고서 집 옆에 장독대 위에 우리 셋이 올라가 섰어요. 보니까 집이 섬 같더라고.”
▲비가 들어찬 재환이네 집
새벽 5시가 지나서야 비가 그쳤고, 근처에 둑이 터져 넘친 물도 그제야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 몸만 빠져나온 세 가족은 추위와 두려움에 덜덜 떨었습니다. “아무 생각이 안들고 그냥 무섭고. '어떡해 어떡해' 그 소리만 했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떠올려도 가슴이 풍덩풍덩 뛰고 목이 멘다는 재환이의 할머니.
▲수해 피해로 집 안의 모든 물건을 버려야 했던 재환이네
살림살이를 하나도 건질 수 없었던 재환이네의 근심을 덜어준 건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이었습니다. “다 지원받았어요. 인테리어, 도배, 장판, 살림, 옷까지요. 물에 젖은 옷 빨아 입어보려고 했는데 냄새가 나서 못 써. 결국 다 버리고 새로 샀어요.”
집에서 물이 빠지고, 볕에 마르고, 가구와 쓰레기들을 모두 버리고, 도배 후 새로 가구가 들어오기까지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는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재환이는 공부방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집이 있어도 갈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지나자 비로소 재환이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도배와 수리 후 냉장고가 새로 들어온 재환이네 집
“가전도 다 새로 해주셨어요. 살림도 필요한 거 다 해주고. 옷도 사고. 저희 집이 슬레이트 지붕에 벽돌 집이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춥고 더웠는데, 이번에 샷시도 이중창으로 해주시고 그래서 지난 겨울에는 춥지 않고 따뜻하게 잘지냈습니다. 집에 에어컨이 없었는데 에어컨도 해주셔서 올여름도 잘 지낼 것 같아요.”
할머니는 도배를 새로 하고, 장판도 새로 깐 게 제일 좋으셨다고요. “재환이는 제일 좋아한 게 그 뭐야, 핸드폰 같은 거 큰 거. 학교 공부하기 좋다고.” 재환이는 다른 무엇보다 학습용 기기로 지원된 태블릿PC를 제일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새로 책상과 옷장이 들어온 재환이의 방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지난 여름 큰 비로 인한 두려운 기억은 오히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한테 고맙고, 너무 감사하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잘 살면 다만 얼마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런 형편도 안 되고. 도움을 주는 데가 있어서 참 좋다 마음만 갖고 있었죠. 제가 수해를 당하고 나니까 돈 만 원이 참 크다는 걸 느꼈어요. 여러 사람이 이렇게 모아서 해주는 게 큰 힘이라는 걸 많이 느끼고 제가 이번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재난이 끝없는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환이네와 함께해 주신 후원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계속해서 위기상황의 아이들의 가장 가까이 있겠습니다.
※지원내역
항목 |
세부내역 |
지원금 |
주건환경개선비 |
도배, 장판, 가구(침대, 서랍장, 책상 등) 구입, 가전제품(냉장고, 세탁기 등) 구입 |
18,758,000원 |
생계비 |
생필품, 식재료, 난방용 등유 등 구입 |
1,242,000원 |
합계 |
20,000,000원 |
글 한국화(후원서비스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