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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동행의 마라톤

사람들 2022.05.11


세이브더칠드런의 국제어린이마라톤이 어느덧 1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5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되었는데요. 전국에서 1만여 명의 참여자가 함께 비대면 형식의 런택트(R:untact, Run+untact)로 달리며, 아동권리에 대한 시선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1년부터 국내외 아동보호를 위해 시작된 국제어린이마라톤과 12년 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경미 님 가족을 만났습니다. 유아차를 타던 아현이(13)는 어느덧 초등학교 6학년이,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던 희윤이(15)는 벌써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 2012 국제어린이마라톤에 참여한 김경미 님, 조아현 아동(당시 3세), 조희윤 아동(당시 5세)


Q. 김경미 님께서는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셨어요. 처음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마라톤 참여 이전에 우연히 신생아 모자뜨기로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세이브더칠드런을 접하면서 국제어린이마라톤을 알았고, 1회부터 지금까지 계속 참여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어요. 그땐 아이들이 어려서 달리겠다는 목표보다는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야외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희윤이와 아현이는 친구들과 함께 달릴 수 있어 마라톤을 좋아했다.


Q. 매년 꾸준히 참여하는 게 쉽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A.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공원에서 뛰노는 거, 그림 그리기 대회 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기 좋은 활동을 찾아서 했어요. 국제어린이마라톤도 아이들에게 이건 어떤 거다, 무엇을 위한 거다일일이 가르치거나 설명하지 않았고 ! 하면 달리고, 저쪽 체험 코스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보렴.”으로 참여하던 게 이제는 자연스럽게 매년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5년 정도 지나고부터는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올해는 언제 시작하냐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나왔던 것 같아요.



2022 국제어린이마라톤은 아동의 기본 권리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달렸다. 4.2195km 미니 마라톤 코스의 1km 구간마다 아동의 얼굴 모양에 맞춰 참가자의 사진을 찍는 미션이 진행됐다.

 

Q. 2020년부터는 비대면 형식 마라톤으로 전환되었어요. 아이들이 어색해하지는 않았나요?

A. 아이들에게는 현장에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어울렸던 기억이 대부분이었는데, 재작년부터 바뀌면서 달라졌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작년까지는 제 휴대폰으로 신청했었는데 올해는 각자 핸드폰에 마라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특정 구간마다 나타나는 미션을 수행했어요.


신생아를 살리는 사진 틀에 얼굴을 맞춰 찍는거였는데 신생아를 안고 있는 미션이 있었어요. 희윤이가 사진에 찍힌 자기 모습이 너무 어색하고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이게 사진일 뿐이잖아요? 그런데도 사진을 보면서 자기가 진짜 아기를 안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런 미션들이 의미가 있구나. 아이들이 굉장히 깊이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7 국제어린이마라톤 체험 부스에서 손수건 꾸미기를 한 희윤이

 

Q. 마라톤을 하는 아이들도 달라진 게 있을 것 같아요.

A. 3회째였나? 첫째 아이가 말을 한참 잘하게 되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마라톤을 다녀와서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프리카 아기들은 물이 더러워서 아픈 거죠?” 그때 너무 놀랐던 것 같아요. 따로 가르치거나 교육하지 않았는데 체험 활동하면서 행사 취지를 이해하더라고요.


그 뒤에 할머니 댁을 놀러 가서 마라톤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할머니, 우리가 달렸더니 아이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대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런 행사들로 우리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무언가를 배우고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만약 우리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일방적인 이야기를 했다면 아이가 이렇게까지 공감할 수 있었을까 싶었어요.



▲ 2017 국제어린이마라톤에서 희윤과 아현


Q. 아이들도 마라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지네요.

A. 요즘에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제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어요. 아이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작년까지는 신청할 게~”이러고 제가 마라톤을 신청했었는데, 마라톤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완주하는 동안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더라고요. 인권에 관해 이야기 하다가 내 의견을 묻지 않고 엄마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거에요.” 하는 걸 듣고 조금 놀랐던 것 같아요.


내가 같이하자고 하는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겠다. 사실 올해는 안 할 수도 있겠다고 각오하고 있는데 티켓 오픈 소식을 듣고 가족 메신저에 아이들의 신청 의사를 물었어요. 첫째도 둘째도 당연히 참여하지라고 답을 했는데, 답이 오는 순간까지 엄청나게 긴장했었어요. 왜냐면 혹시라도 안 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부모로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꾸준히 해오는 것도 의미가 있는 건데.. 아이들이 하기 싫다고 했을 때 과연 나는 이것을 놓을 수 있을까. 아쉬울 것 같은 거예요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들의 머릿속에 마라톤이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이제는 개인적인 생활 습관뿐만 아니라, 내가 여기에 참여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런 생각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A. 이번 마라톤이었던 것 같아요. 재작년부터 마라톤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뛰고 했던 이전과 달라서 흥미가 떨어지진 않았을지 걱정했거든요. 완주 후 자연스럽게 물어봤던 질문에 아이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답변을 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겪었잖아요. 희윤이는 접종 대상이어서 예방주사를 맞았어요. 그러면서 아동이 질병에 취약함에도 저개발국가의 경우 예방접종도 쉽지 않겠다는 걸 떠올렸대요. ‘우리나라는 병을 고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나라가 훨씬 많은 것 같다. 이런 무서운 병 앞에서 나라마다 차이가 있어 소외되는 나라는 너무 힘들 것 같아이러면서 그간 마라톤 체험코너에서 봤던 나라들이 떠올랐다고 했어요축제 같은 분위기가 없어서 아쉬울 거로 생각했던 건 너무 제 걱정이었던 거죠. 비대면이었음에도 이 순간을 통해 아이들이 느꼈던 것. 이런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희윤이와 아현이는 지난 4월 26일 열린 2022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 개막식에 아동 대표로 참석했다.


Q. 희윤이와 아현이가 사전 개막식에 아동 대표로 참여했어요.

A. 아이들이 무대에서 이렇게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처음 다른 언니오빠들과 선서를 했을 때는 한글을 잘 모르니깐 선서문을 외워서 앞만 보고 말하는 게 너무 귀여웠어요. 이제는 남매가 둘이서도 자신 있게 읽고, 너무 즐겁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2022 국제어린이마라톤 사전개막식 뉴스 보러가기 👉  https://bit.ly/3P3bzEi



어느덧 훌쩍 성장한 희윤이와 아현이(2013 국제어린이마라톤 그리고 올해)


Q.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A. 나눔에 대해 어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큰 결심을 하고 빚을 내서 누군가를 돕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눌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국제어린이마라톤처럼 내가 달리는 것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런 작은 참여가 하나둘 모여서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는 것처럼요.


이제 중학생이 되면 봉사활동이 가능해요. 예전에 마라톤을 뛸 때 코스마다 아이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봉사자들을 봤어요. 학생들도 많았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더 자라면 꼭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의 즐거움을 알았고, 의미를 배우며 달렸다면 이제는 그 의미를 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걸어 완주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국제어린이마라톤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은 어느덧 아동권리를 이해하고 아동권리 보호를 위해 참여하고 싶어하는 아이들로 성장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에 많은 응원 바랍니다.


 허수임(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