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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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참는 게 익숙한 7살 민규의 겨울, 그 후
국내사업
202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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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가 들어오지 않는 산기슭의 단칸방에서 민규(가명)와 외할아버지는 작은 난로로 겨울을 나야 했습니다. 얼굴조차 모르는 아빠와 정신질환으로 함께 살 수 없었던 엄마 대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민규가 태어났을 때부터 자식처럼 돌봐왔습니다. 3년 전,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할아버지 혼자서 민규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적은 돈이라도 벌 수 있었던 고추 농사까지 망했던 작년. 민규의 겨울옷을 사기도 버거운데, 집주인의 사정으로 당장 집까지 비워줘야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민규와 할아버지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전세보증금과 이사비용, 난방용품을 지원했습니다. “그 집은 보일러가 안 되고 난방장치도 없고 그래서 추웠죠. 이사한 집에 도배랑 장판도 다 해주고, 침구도 해주고, 집수리도 해주고, 옷장도 사주고. 많이 받았어요. 난방장치가 잘 되어있으니까 편해요. 민규 목욕시키기도 쉽고.


이사하기 이전 집에서 난로를 때기 위해 장작을 패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민규가 씩씩하게 커가는 게 기특하기만 합니다. “지 혼자 세수도 잘하고 양치질도 잘하고, 다 해. 담임선생님이랑 한번 전화를 해보니까 학교에서도 애들하고 잘 논다고 해요. 친구들 보러 학교 가야 한다고 아침에도 늦잠 자는 법이 없어요. 민규는 밥만 먹어도 얘기를 무척 잘해요. 하루는 ‘오늘 밥 맛있는 냄새가 푹푹 난다’고 하더라고요.


(왼쪽) 민규와 할아버지가 살던 예전 집. 화장실은 거의 쓸 수 없고 물을 받아서 집 안에서 씻어야 했다. (아동보호를 위해 민규는 대역으로, 할아버지는 실제로 촬영했습니다.) / (오른쪽) 이사한 집의 화장실


일찍 철이 들어버린 민규는 뭐 하나 사달라고 투정부리는 법이 없지만,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은 티가 납니다. “민규가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지. 나를 막 간지럽히고 그다음엔 숨바꼭질하자고 하고, 태권도 하자고 하고. 내가 늙어서 힘이 없어서 그렇죠. 나랑 같이 학교 가면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한테도 ‘안녕’하고 인시하더라고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인터뷰하는 할아버지


요즘 민규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 한글을 읽고 쓰는 게 서툴지만 할아버지는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오히려 민규를 믿어줍니다. “예비소집일에 가서 민규가 선생님한테 아직 한글을 잘 모른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선생님이 학교에서 배우면 된다고 했대요. 공부야 다 때가 되면 하는 거죠. 밥 잘 먹고, 학교 잘 다니고. 건강하기만 하면 돼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민규

고추 농사를 짓기 위해 1월부터 부지런히 고추 모종을 키웠다는 할아버지는 세이브더칠드런 덕분에 한시름 걱정을 덜었습니다. 다시 또 농사를 지을 힘도 생겼습니다. “다들 민규를 많이 생각해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배고픈 사람 밥 주고, 없는 사람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하지만, 막상 그게 또 쉽지 않잖아요. 얼굴도 모르지만 먼 이웃이 생긴 것 같아요. 민규도 커서 받은 도움을 갚아나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겨울이 추위를 견뎌야만 하는 시간이 아닌,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시간을 헤쳐나갈 힘을 얻고 실제 아이들의 삶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은 저소득 조부모가정을 계속해서 지원해가겠습니다.



※지원내역

항목

세부내역

금액

주거비

전세보증금 15,000,000

입주청소비 330,000

15,330,000

난방용품

이불, 전기매트, 겨울의류, 커튼

670,000

 

16,000,000



취재 이예진(커뮤니케이션부)   글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권홍일 /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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