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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집이 무서웠던 여섯 살 유이를 다시 만났습니다.

국내사업 2021.12.01

유이(가명)를 임신했을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엄마는 점점 심해지는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유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빠의 욕설과 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유이는 소아우울지수가 높게 나왔고, 여섯 살이 됐는데도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시설에 입소해 최소한의 수급비로 생활하며 유이를 치료하느라 경제적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런 유이네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한 분 한 분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걸까요? 몸이 아파도 무서워서 구석에 숨었던 유이는 치료를 받으면서 어른들에게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고 합니다. 


유이와 엄마가 지방의 한 시설에 숨어 지내는 점을 고려하여 두 사람을 대신할 대역 배우를 섭외해 촬영했습니다.


유이가 처음 ‘무지개’라고 말했어요

“국가에서 치료지원을 받아도 자부담금이 생기거든요. 대학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유이가 말하는 게 더 어려워질 거라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제 여건상 도저히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다행히 세이브더칠드런 도움을 받아서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았어요. 지금은 음악치료를 받고 있고요.”


‘엄마’나 ‘물’처럼 몇 개 단어만 말하던 유이는 치료 이후에 말할 수 있는 단어의 개수가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어린이집에서 유이가 너무 아파서 울지 않는 이상 이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소리를 안 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노래를 흥얼거린다든지,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이런 것도 하고. ‘무지개’라는 단어도 유이한테서 처음 들어보고. 제가 너무 놀라고 감동받았는데, 제가 놀라면 유이가 놀랄까 봐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무지개라고 했구나’ 말해줬어요. 지금도 아직 문장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요.”


음악치료를 받는 유이


꾸준히 치료를 받는 일상에서 유이는 정서적으로도 많이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사람들을 무서워하고 경계심이 심해요. 변화에도 민감하고요. 아무래도 폭력의 여파가 계속 있는 것 같더라고요. 시설에 오고 나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어린이집을 옮길 수가 없었어요. 너무 무서워해서요. 사람을 보고 모른척하거나 숨고 인사하지 않았는데, 치료받으면서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아빠 나이의 젊은 남자분들을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어느 순간 믿을만한 사람이다 싶으면 스스로 인사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아이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유이가 밝아졌다고 얘기하시고요.


큰돈이 아니지만 큰돈이었어요.

국가 운영 시설에 살고 있는 유이와 엄마는 정부에서 한 달에 60만원 정도, 주거비를 제외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습니다. 유이를 돌보느라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 엄마는 유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오는 동안 잠깐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합니다. 그나마도 유이가 치료를 받으면서 일을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놀이활동을 하는 유이


“제가 매일 아침에 한 시간 거리의 어린이집에 유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상황이었는데 그때는 유이를 누군가한테 맡기지 못했어요. 너무 불안해해서요. 다행히 치료받으면서 시설 선생님들이 유이 등원을 시켜주셨고, 저도 일할 수 있게 됐어요. 4시간 정도 일해서 버는 돈이 많진 않지만 이 정도 급여만 받을 수 있어도 진짜 행복한 것 같아요. 뽑아만 주시면 제가 진짜 열심히 일하거든요.”


유이와 엄마의 일상이 안정되기까지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유이 가정에 교육비와 생활비, 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일하기 전에는 60만원으로 치료비하고, 교통비 하면 정말 빠듯하거든요. 어린이집 비용이 8만원인데 그 돈이 어떻게 보면 큰돈이 아니지만 정말 큰돈이었어요. 한번은 교통비가 없어서 유이 어린이집 못 보낼 때도 있었거든요.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해주시니까 저는 그만큼 숨통이 트였어요.



물품을 전달받는 유이


아르바이트하기 전에 코로나가 겹쳐서 더 힘들 때 유이에게 옷과 신발을 사줄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유이가 걷는 데 발이 계속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는 먹고 싶은 것도 못 사주고, 신발 하나 사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인터넷에서 나눔 한다고 하면 얻어 신기기도 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유이 옷이랑 신발 지원해 주셔서 굉장히 기분 좋았죠.


결혼 이후 남편 채무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파산신청을 한 유이 엄마는 이가 썩어서 아파하는 유이에게 치료를 해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슬픈데요. 이에 구멍이 나서 아파하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카드 할부를 내서 치과에 데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나중에 치료하면서 보니까 병원에서 최소한으로 해주셨는데도 100만원 넘게 치료비가 나오더라고요. 치과치료 하면서부터 아이가 더 잘 먹고, 더 잘 웃고, 더 잘 자고, 치료시간에 짜증 내는 것도 많이 줄었어요. 아이가 불편해하는 점이 해소되니까 그게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유이가 행복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폭력의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유이 엄마는 시설에서 살게 되면서 유이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을 놓이게 한 건 유이의 변화였습니다. 

“제가 돈을 잘 벌어서 유이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고, 치료도 잘 받게 해주면 좋겠다 싶지만 상황이 그렇게 안 되니까 항상 좌절됐었어요. 아빠 밑에 있었으면 이렇게 경제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내 욕심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 하고요. 그런데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편해졌어요. 전에는 유이가 말을 안 하니까 조급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 급한 마음만큼은 아니지만 말이 천천히 느니까 조금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엄마랑 살아서 유이가 밝아지는 거라고 얘기해주시고요."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유이


엄마가 유이를 지켜준 것 같았지만, 사실은 유이가 엄마를 지켜주기도 했습니다. 유이가 아니었다면 다른 나쁜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엄마는 유이의 존재 자체로 힘을 내고 있었습니다.

“저도 불안한 상황이었으니까 마음이 조금 왔다 갔다 했어요. 우울증도 있었고요.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삶의 의지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유이가 있으니까 나쁜 생각하지 않고 힘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유이의 존재 자체가 고마워요. 저한테 힘이 돼요. 그리고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감사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엄마는 다른 무엇보다 유이가 잘 자라주기만 바랍니다.

“유이가 천성은 엄청 개구쟁이고 밝은 아이래요. 항상 긴장 속에 살면서 겁이 많아졌지만요. 그래도 치료하면서 많이 좋아졌는데 요즘도 한 번씩 저한테 ‘아빠가 엄마 아야’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안 좋은 기억들은 잊고, 행복한 아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공부를 잘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진짜 잘 컸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이만큼 상황이 좋아지기까지 후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습니다. 제 사연만 보시고 이렇게 후원해주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덕분에 아이도 너무 밝아지고, ‘유이 치료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나 불안감이 없었어요. 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이에게 해줄 수 없던 것들을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도움으로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어서 진짜 너무 감사했던 시간이에요. 정말 말로는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 감사해요."



※지원내역

항목

금액()

생계비

식료품, 의류 등 생필품 구입비

      1,140,000

1,140,000

교육비

어린이집 특수활동비

    680,000

680,000

의료비

치과 치료비

820,000

1,001,220

진료비 및 보조기 구입비

181,220

심리치료비

언어치료비

      1,758,780

   3,678,780

음악치료비

1,920,000

기타

장애판정진단비

        500,000

      500,000

합계

7,000,000

7,000,000



 한국화 (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학대로 마음이 다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