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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스쿨버스 공격 1주기 '하늘에서 로켓이 떨어졌어요'
긴급구호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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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9일, 예멘에서 들려온 비보를 기억하시나요? 작년 이맘때, 졸업식을 기념해 예멘 사다(Saada) 주의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떠났습니다. 왁자지껄한 기대를 품은 스쿨버스는 아이들이 먹을 빵을 사기 위해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에 도착합니다.


버스가 멈추고 선생님이 빵을 사러 간 찰나, 하늘에서 굉음이 들렸습니다. 바로 사우디 연합군의 전투기였습니다. 순식간에 스쿨버스에 무차별 공격이 가해졌고 불과 몇 분 만에 시장 골목이 공포로 가득 찼습니다. 이 사건으로 열 살 미만의 아동 40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치료를 받은 이스마일의 사진.  이스마일은 유산탄에 맞아 발목과 다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에서 살아남은 이스마일(가명, 8세)은 날아온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습니다. 눈 옆과 다리, 자그마한 발가락에도 파편이 박혔습니다. "전쟁은 나빠요. 사람들이 모두 죽어요. 전쟁은 저주에요. 당장 멈췄으면 좋겠어요." 2018년 당시 이스마일이 인터뷰에서 남긴 말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스마일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비와 교통비를 지원했습니다. 또한 식료품과 장난감, 집중 심리상담을 제공했습니다.


1년이 지난 뒤, 다행히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이스마일. 하지만 아이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상처가 치유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이스마일의 아버지는 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스마일과 동생들. 이스마일은 나중에 커서 아픈 아이를 도울 수 있는 의사가 되고싶다.



"이스마일은 활달한 아이였어요. 형들과 축구 하는 걸 좋아했죠. 하지만 그날이 아이를 바꿔놨어요. 무척 예민해졌고 매일 울곤 해요. 아이 엄마가 항상 같이 있어주려 하지만 너무나 깊게 자리 잡은 상처 때문인지 아이 스스로 살아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해요. 달래주려 말을 건네다 가도 되려 저와 아내가 눈물이 터져버려요"




 사고 후 1년, 칼레드의 머리 속에는 아직 파편이 남아있다. 다친 다리 때문에 목발이 없으면 걷기 힘들다.


또 다른 생존 아동 칼레드(가명, 12세)는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시력이 회복되지 않았고 머릿속에 박힌 폭탄 파편이 두통을 유발합니다. 파편을 빼내기 위한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기 어려워합니다. 휠체어를 탈 때 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은 목발이 없으면 걷기 힘듭니다.


칼레드는 자신의 고통이 오늘까지 계속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전투기 소리가 들리면 도망쳐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잘 때는 귀를 막고 누워서 잠이 들어요. 또다시 어린아이들을 공격할까 봐 무서워요." 이제 친구들을 보고 싶으면 무덤가에 가야 한다는 칼레드. 어른들이 사용한 폭탄은 아이들의 마음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힙니다.




아동에게 더 치명적인 폭발 부상(Blast Injury)



전쟁터에서만 사용되어야 하는 폭발 무기(explosive weapons). 하지만 인구가 밀집한 마을이나 도시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만행에 아동이 목숨을 잃고, 삶이 뒤바뀌는 중상을 입는가 하면 학교와 병원과 같은 핵심 시설이 파괴됩니다. 2013년 4월부터 예멘의 아동 사상자는 8천여 명에 달합니다. 올해에만 7월까지 아동 416명이 부상을 당했고 20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약 740만 명의 예멘 아동이 전투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중 430만 명은 긴급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수만 명의 어린이가 폭력과 잔학 행위를 경험하면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예멘 사나의 아동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조사에 따르면 79%의 아동이 분쟁으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쿨버스에 공격이 가해진 장소. 사고 당시의 충격과 잔해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다면 폭발 무기란 무엇일까요?


폭발 무기란 낙하한 지점을 중심으로 폭발과 파편이 팔생하면서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를 의미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곤 하는 무기는 미사일, 수류탄, 박격포, 지뢰, 사제폭발물 등이 있습니다. 또한, 터지지 않은 채 남아있지만, 분쟁이 끝나고 나서도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불발탄도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의 삶과 미래를 파괴하는 주범입니다.


시리아, 예멘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은 폭발 무기로 고통받는 아동을 만나왔습니다. 비행 공습이든, 매설된 지뢰든 관계없이 아이들의 가벼운 몸은 더 멀리, 더 강하게 내던져집니다. 연약한 뼈는 쉽게 휘어져 기형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들은 혈액을 조금만 잃어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폭발 무기가 사용되는 곳은 대부분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거나 숙련된 외과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에서는 사망과 중상을 아동에 대한 중대범죄의 하나로 지정했습니다. 폭발 무기의 공격에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신체적 트라우마와 장애를 겪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을 잃거나 집이 무너지고,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되면 아이들은 미래를 향한 희망까지 위협받는 지경입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아동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40명의 아동이 숨졌지만 그 누구도 이 사태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변명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예멘 부사무소장 제이슨 리는 "1년 전, 스쿨버스에 탄 40명의 아동이 살해당했습니다. 그 이후로 피해자와 생존자, 그리고 남은 가족들을 위한 정의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전반에서 아동의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예멘 분쟁의 당사자들은 결과에 대한 아무 두려움 없이 아이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신지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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