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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은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요?

국내사업 2019.04.22

일주일에도 몇 번씩 아동학대 기사를 보게 됩니다. 아마 신문에 나지 않은 아동학대 사례는 더 많겠지요.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들이 얼마나 끔찍한 폭력을 경험하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가 아이를 학대했다는 소식에는 분노와 함께 무력감까지 느껴집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간한 2017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서는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아동학대 비율이 76.8% 로,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외부에서 학대를 당한 아이에게 가정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이지만, 부모로부터 학대당한 아이에게 가정은 더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친가정의 아동학대 위험 수준이 높은 경우 학대피해아동은 우선 부모와 분리되어 임시 보호시설에 머무릅니다. 이후 친부모가 다시 아이를 양육할 준비가 될 때까지 아동양육시설이나 그룹홈, 위탁가정에서 지내게 됩니다. 아동양육시설은 보육원, 그룹홈은 소규모의 아이들이 공동생활하는 대체가정을 말합니다. 위탁가정은 일정 기간 부모의 역할을 하며 위탁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입니다.


아이들에게 제일 좋은 환경은 당연히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 아닌 가정이겠지요. 특히 학대피해아동은 친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다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대피해아동이 가정위탁 보호를 받는 비율은 1%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시설로 보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현재 시행되는 일반가정위탁의 위탁부모님들이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한 학대피해아동을 양육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7년부터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전문가정위탁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전문가정위탁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되어왔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전문위탁부모님을 양성하기 위해 일반가정위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자격증을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전문가정위탁을 위한 부모교육을 이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일반가정위탁에 월 15만 원씩 제공되는 양육보조금에 추가적으로 월 40만 원씩 부모수당을 지원하고, 아동의 심리치료비도 지원하여 위탁가정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도록 했습니다. 학대피해아동을 돌보는 과정에서 위탁부모님들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양육상담과 자조 모임도 지원했습니다. 


전문가정위탁 보호 활성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2년의 시범사업기간 동안 전문가정위탁의 보호를 받은 21명의 아이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교수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시행한 전문가정위탁 사업의 효과성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지난 4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전문가정위탁 활성화 세미나에서 학대피해아동이 전문가정위탁 후에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에 관한 연구성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위탁 초기에 학대피해아동은 우울감이나 불안감, 공격성이 높고 식탐이나 소유욕, 거짓말과 같은 문제행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문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으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었고 문제 행동도 개선되었습니다. 물론 전문위탁부모님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습니다. 사람을 경계하고, 강하게 반항하는 아이를 참아주고, 사랑으로 돌봐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눈치를 보거나 불안해하는 것이 줄어들었습니다. 몰라보게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변 이웃들도 놀랐습니다. 


 전문가정위탁 보호 활성화 연구 결과 중 K-CBCL(아동행동평가척도)로 전문가정위탁아동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전문가정위탁이 학대피해아동의 회복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 민간기관으로 전국의 전문가정위탁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학대피해아동뿐만 아니라 집중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2세 미만 영유아나 장애아동도 전문가정위탁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정위탁은 아동복지법에 명시되어있지 않고, 지자체의 예산과 관심에 따라 가정위탁사업 실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전문가정위탁이 활성화되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12일 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한 전문가정위탁 활성화 세미나에서는 전문가정위탁 시범사업 연구진들을 비롯해 가정위탁지원센터와 위탁부모님 모두 중앙정부차원에서 전문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입니다


대한민국 아동복지법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동학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는 없겠지만, 학대를 경험한 아이가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학대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이 다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문가정위탁사업 활성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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