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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멘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일 하는 이유
긴급구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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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UN은 ‘현재 예멘이 지난 100년 중 최악의 기근 상황에 놓이기 직전’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만 극심한 굶주림으로 5세 미만 아동 약 4만 6천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현재 예멘 아동 약 40만 명이 극심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예멘 아동들이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매일 100명이 넘는 신생아가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분쟁의 규모와 위험은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국제 구호개발 NGO들은 굶주림으로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도우려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여기, 예멘 아동을 구하기 위해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자 인도주의 활동가인 하산 바샤(Hassan Basha)의 글을 공유합니다.




내가 예멘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일 하는 이유


하산 바샤

(원문: WHY I'M A HUMANITARIAN IN YEMEN)


▲ 예멘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하샨 바샤


제가 ‘인도주의 활동’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2013년 3월, 대학을 졸업하고 세이브더칠드런 예멘 사무소에 입사하면서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당시엔 안정적이고 보수도 나쁘지 않은 직업이라는 점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아, 저는 이 일이 매달 나오는 월급 몇 푼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일한다는 것은, 내 삶을 헌신한다는 것이었고 돈은 제가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자랑스럽게 일하는 데 있어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었습니다.


동기 부여

제가 세이브더칠드런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사명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세계 아동들이 겪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 찾고 있는 돌파구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역사를 공부하며, 제 관점과 경력을 영원히 바꾸게 된 문장을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지치고, 아프고, 굶주렸어요. 저는 늘 제 막냇동생을 데리고 다녀야 했어요. 하루는 동생이 움직이지 않고 더 이상 먹을 것을 찾아 울지 않는 걸 보게 됐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동생을 데리고 갔는데 엄마는 동생이 죽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동생에게 먹일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동생이 죽은 것이 기뻤어요.”


1921년 ‘러시아 기근’ 당시, 한 아르메니아 아동이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에게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엄청난 규모의 기근에 고통받는 아동들을 돕고 있던 때였습니다. 저는 한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가 죽은 사실에 대해 안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이 끔찍한 기근과 고통의 정도를 감히 상상만 할 수 있었습니다.


▲ 태어난 지 14개월 된 만수르(Mansur)는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았고, 당시 설사병과 같은 질병으로도 고통을 받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창립자인 에글렌타인 젭과 도로시 벅스톤 두 자매는 아이들이 기아로 죽어가며 겪는 고통에 대해 조용히, 가만히 있기를 거부했습니다. 100년 전, 이들은 아이들과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르메니아 아동의 말을 읽었을 때, 저는 제 남은 일생 아이들을 위한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멘에서의 싸움 

슬프게도 세상 많은 곳에서 아이들의 권리는 방치되고 의도적으로 무시됩니다. 그러나 아마 제 고향, 예멘과 같이 아동의 권리가 무시되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예멘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전쟁으로 찢겨나간 예멘에서 아동들은 고통받거나 자신의 삶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생을 마감해야 하는 운명에 처합니다.


고통은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예멘의 임산부들은 빈곤 때문에 자주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고 배 속의 아이들은 발달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첫 돌까지, 모유 수유를 하시는 어머니들의 영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결국 아이들도 영양실조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양실조는 아이 성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갖고 자라게 됩니다. 이것도 살아남았을 때 이야기지만요.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은 설사병이나 호흡기 감염과 같이 예방 가능한 질병에 생각보다 훨씬 더 취약합니다. 콜레라와 디프레티라와 같이 이미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되는 질병들도 예멘에서는 만연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합니다.


▲ 할레드(Khaled)는 2018년 8월 9일 버스에 떨어진 공습의 생존자입니다. 40명이 가까이 되는 10살 이하의 아이들이 사망한 버스에서 할레드는 살아남았지만, 파편으로 크게 다쳤고, 친구의 사망으로 아직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남더라도, 아이들은 폭력적인 현실을 마주합니다. 전쟁, 극심한 기아, 피난... 아이들은 고향에서 어쩔 수 없이 도망치며 다치기도 하고 도중에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또, 착취나 학대의 위험도 마주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겪으며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 희망도 가지지 못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자기 잘못도 아닌 분쟁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아동으로 살기에 최악의 장소

3년이 넘는 전쟁으로, 예멘은 더할 수 없이 나쁜 위기 상황이 겹치고 또 겹쳐 있습니다. 인도적 위기, 아동 보호의 위기 그리고 경제 위기. 이 전쟁은 나라 전역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집, 병원, 학교와 같은 공공 서비스와 사회 기반 시설이 무너져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간 것과 같습니다.


▲ 이스말리(Ismali)도 2018년 8월 버스에 떨어진 공습의 생존자입니다. 40명이 가까이 되는 10살 이하의 아이들이 사망한 버스에서 이스말리는 살아남았지만, 파편으로 크게 다쳤습니다.


예멘에서는 아이들의 주검이 폭탄을 맞고 무너진 건물의 돌무더기에서 발견됩니다. 거리에서 뛰어놀고 놀이를 하다가도 어느 한순간이면 피에 흠뻑 젖어 병원에 누워있습니다. 팔다리를 잃기도 하고, 가족과 헤어지기도 합니다.


예멘에서는 아이들이 집안에 갇히거나, 포화에 휩싸이거나, 폭탄과 지뢰 그리고 총알로 정신적 충격을 받습니다.


예멘에서는 아이들로 가득한 버스가 공습을 맞고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됩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저는 가장 취약한 곳에도 가닿기로 한 우리의 약속과 서약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인도주의 활동가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 예멘 남부에서 피난 온 오마르(Omar, 13살)가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친화공간에서 체스를 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리는 언제까지고 가장 취약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어디에 있든, 어떤 고통을 겪고 있든 말이죠. 우리는 100년 전, 에글렌타인 젭과 도로시 벅스톤이 시작한 싸움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쟁이 일어났을 때, 언제든 아이들을 돕기 위해 현장에 나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 예멘 아동을 돕는 데 헌신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 어떤 아이도 죽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우리나라, 예멘의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계속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가겠습니다.



예멘 아동들은 현재 공습의 위협, 굶주림 그리고 질병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듭니다. 현재 예멘은 세계에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예멘에 최초로 등록된 국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1963년부터 예멘에서 활동해왔습니다. 이미 중동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였던 예멘은 2015년 3월 분쟁이 확대되었고, 세이브더칠드런은 그때부터 아동들과 그 가족들을 돕기위해 지원을 확대해왔습니다.


2015년 5월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예멘 아동 약 200만 명을 도왔습니다. 이 아동들의 생명을 돕고자 우리는 필수적인 지원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습니다. 


예멘 아동과 가족을 지원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급성 영양실조 치료: 예멘 분쟁 지원을 시작한 이후 5세 미만 아동 약 14만 명의 영양실조를 치료했습니다. 
건강: 아동과 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건강 진료 및 상담을 아동 약 52만 명을 포함한 100만 명에게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아동들이 충분히 끼니를 때울 수 있게 도왔습니다.
모유수유 교육: 지금까지 91만 명 이상이 모유수유의 중요성과 영양에 대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아동보호: 예멘 분쟁 아동과 가족을 지원한 이래로 아동 약 12만 8천 명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에 등록했고,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생계지원: 가족들이 분쟁으로 무너진 생계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100만 명 이상의 가족들에게 음식 바구니와 현금 지원 등을 제공했습니다. 
교육: 아동 약 2만 7천여 명에게 학교 가방 혹은 교복을 전달했습니다. 


글, 번역  김도화(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지금, 생명을 위협받는 예멘 아동을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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