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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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아이를 채우는 한 끼, 그 후
국내사업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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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투석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세상을 떠난 후 몸이 아픈 아빠는 혼자서 은영이(가명)와 지영이(가명) 두 자매를 키우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폐지를 주워 고물상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지만, 그마저도 허리디스크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은영이 아빠


언니 은영이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입을 닫아버렸고, 둘째 지영이는 지적장애로 아빠의 손길이 많이 필요합니다. 아빠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다른 일을 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어려운 형편에 병원에 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없는 살림에도 어떻게든 아이들을 살뜰히 먹이고 입히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세이브더칠드런과 후원자님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식사하는 은영이와 지영이, 그리고 아빠


“제가 요리를 못 하거든요. 애기 엄마가 있을 때 제가 옆에서 요리 좀 배우고 그랬으면 그나마 좀 나았을 텐데, 그때는 애기 엄마가 해주는 음식만 먹었죠. 지금은 애기 엄마가 없으니... 그때 음식을 배우지 못한게 후회가 많이 됩니다."


은영이네에 전달된 도시락


간편식 위주로 먹던 은영이와 지영이에게 일정하게 전달되는 식사와 가정의 필요를 살펴 전달되는 생활용품은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만큼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식탁 위 따뜻한 한 끼로 아빠와 아이들의 허기진 마음을 달랠 수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좋아졌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도시락을 먹는 지영이


은영이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도움을 받아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딸들을 키우기에 좋을 집을 아빠의 세심한 눈으로 살피느라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은영이와 지영이, 아빠까지 세 식구의 가정이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손을 잡고 걷는 은영이와 지영이, 그리고 아빠


보내주신 후원금은 은영이네 외에도 은영이와 비슷한 환경에 처한 전국의 457명 아동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식사지원을 받은 다른 가정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 드립니다.



"배고프면 참지 않아도 돼요"


유리(가명)는 올해 고3이지만 여느 친구들처럼 집에서 더 영양가 있는 식사를 챙겨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면서 스스로 밥을 챙겨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없는 살림에, 유리는 시간이 되면 저렴한 재료를 사다가 볶음밥을 만들어 먹거나 아예 굶을 때도 많았습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신청해준 세이브더칠드런의 식사지원은 유리가 더는 배고픔을 참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전에는 배고프면 그냥 참았어요. 아예 안 먹을 때도 많았고. 과자나 아이스크림으로 때울 때도 많았어요. 식사지원 받으면서는 배고프면 참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 먹었던 것 중에는 토마토 파스타랑 마늘빵이 제일 맛있었어요. 집에서 먹기 어려운 거라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유리에게는 후원자분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특별히 묻지 않았습니다. 먹는다는 것이 고마움이나 감사로 느껴지기보다는,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유리 대신에 후원자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유리가 배고픔을 참지 않도록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밥의 의미를 넘어 다정함까지 이어지는 식사지원


주은이(가명)는 언니가 사고로 장애를 입게 되면서 모든 집안의 관심이 다 언니에게 쏠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언니의 대소변을 받고, 목욕을 시키는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그런 엄마가 가족들의 식사까지 챙기기에는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주은이가 고3이 되면서 엄마의 마음에는 미안함이라는 무게가 얹어졌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반찬과 밀키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국도 오고, 메인 메뉴랑 밑반찬이 오고요. 정말 좋아요. 주은이가 아침은 꼭 먹거든요. 밑반찬은 한번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덜어서 먹으면 며칠씩 먹기도 하고요. 메인메뉴로 닭갈비도 오고,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등등 다양하게 와서 주은이도 잘 먹고 좋아해요.”

주은이 엄마는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주은이 엄마가 보내온 식사지원 사진


“저는 우리 아이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거든요. 장애를 입는다거나, 도움을 받는다는 거는 다 내 이웃의 이야기, 아니 정말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나한테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평범하게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사고가 나고 집안이 어려워지고, 내가 일을 해야 하고. 그러다가 ‘이렇게 식사를 지원해준대’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저한테 혜택이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지원받게 된 게 너무 놀랍고, 저한테 지원해주신 것도 정말 감사하고요.”



주은이 엄마는 식사지원이 단순히 반찬을 지원하는 것의 의미 그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요. ‘엄마가 밥을 해야지. 엄마가 반찬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체력을 비축하면 아이들과의 사이도 사실 좋아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반찬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 같아요. 제가 어느 책을 봤는데, 다정함에도 체력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맞아요. 잘해주고 싶지만 너무 힘들면 그게 안 되거든요. 그런데 여유가 조금 더 생기면 아이들하고 말할 때 좀 더 다정하게 대하고 조금 더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밥의 의미를 넘어서는 지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사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감사 인사와 함께, 주은이 엄마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삼키며 마음을 더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후원자님이 ‘식사’로 전하고자 한 따뜻한 마음만큼이나, 아이들과 그 가정도 그 이상의 마음을 다시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같을 것입니다. 그 사이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성실하게, 끝까지,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일상과 연결되는 도시락의 힘


민선(가명) 씨는 남편과 이혼 후 혼자서 생계를 꾸려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손이 많이 갔고, 적은 시간을 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습니다. 형편이 좋지 않자 식비도 부담이었습니다. 걱정만 쌓여가던 때, 세이브더칠드런의 식사지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밀키트도 오고, 반찬도 보내주시고. 일주일에 두 번, 반찬 오는 날은 안심이 됐어요.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밖에 말을 못하겠어요.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밥은 일상이랑 연결되고, 건강이랑 연결되는 거잖아요. 여러 분들이 힘을 모아주셔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밀키트를 전달하는 직원




마음이 놓이는 식사지원


아빠와 단둘이 사는 준희(가명)가 제대로 밥을 먹는 건 하루에 한 끼,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때뿐이었습니다. 간경화가 점점 심해지자 아빠는 복수가 차 일을 할 수도 없었고, 점점 숨이 차오르고 움직임이 불편해 준희 식사를 챙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준희는 아빠가 준 돈으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도 사 먹고 라면도 먹었지만 밥을 대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가 예전에는 편의점 음식을 좋아했는데 자주 먹다 보니까 질린다고 안 먹고 싶어하더라고요.” 미안함과 버거움 사이에 있던 아빠에게 세이브더칠드런의 식사지원은 큰 도움이었습니다.



“수급비 대부분이 먹는 데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아이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지원해주셔서 경제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이지만 다양한 음식이 나와서 아빠는 든든하다고 합니다. “체계적으로, 골고루 보내 주시더라고요. 생선, 고기, 채소도 나오니까 영양에도 좋을 것 같고요. 준희는 다 잘 먹는 편인데 그중에서 좋아하는 건 생선이에요. 고기는 제가 사다가 구워줄 수 있는데 생선은 집에서 해먹기 쉽지 않더라고요.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아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도시락


각 가정의 상황은 저마다 달랐지만, 밥과 국, 반찬은 몸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여유가 되기도 했고, 배고픔을 참지 않아도 되는 다정한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혼자인 것 같은 순간에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세이브더칠드런은 끼니를 걱정하는 아이들과 가정이 없도록, 후원자님의 따뜻한 마음과 함께 아이들의 가정에 든든한 식사를 계속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지원내역

구분

세부내역

금액

비고

아동식사지원사업

457명 아동에게 48주간(4주*12개월) 
매주 2회 5끼 분량 식사 지원

10억1천만원

2025년도 식사지원 총 계획 예산




글  한국화(후원서비스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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