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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육의 날 - 아이들의 교육권, 지켜주세요
해외사업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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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눈으로 뒤덮인 히말라야 오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 산간 마을 '차(Cha)'의 아버지들이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얼음길 '차다(Chadda)'를 건너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10일간의 이야기였죠 .


'차다'는 얼음 담요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요, 200여 km의 인더스강 상류인 잔스카강이 얼면 그 위를 따라 학교가 있는 도시인 '레(Leh)'까지 가는 거죠. 한겨울에만 얼음길이 열리기 때문에, 이 기간 안에 학교가 있는 도시에 가지 못하면 아이들은 1년간 교육을 받지 못합니다.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는 20kg이 넘는 짐을 메고 영하 20도가 웃도는 춥고도 험난한 여정을 떠납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당시 10살이던 아이들이 "가족들과 헤어지는 건 슬프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여기서 일하는 것보다 공부해서 훌륭한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학교 가는 길이 이렇듯 힘들지만 교육을 놓을 수 없는 것은 교육만이 오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 KBS 파노라마 - 히말라야人 2부 '학교가는 길, 차다' (2014년 4월 17일 방송)


교육은 아동의 권리이자, 불평등과 빈곤에서 벗어나 자기 결정권을 키우고 사회에 참여할 길을 열어주는 기회를 마련해줍니다. 하지만 빈곤이나 사회적 악습, 편견으로 인해 기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아동이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지원 받은 학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년 가까이 계속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한 폭격 피해로 3,031곳의 학교가 피해를 당했고, 이 중 413곳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학령기 아동 약 570만 명 중 3분의 2가량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강제로 집을 떠나 인접한 국가로 피난하거나 국내 실향민이 되었습니다. 1년 가까이 공습과 폭격의 피해 속에서 학교는 심각하게 파괴되거나 안전한 보호 설비 없이는 운영할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인도적 지원 상황에서 유엔과 함께 교육 분야를 이끄는 유일한 비정부기구로서, 파트너 기관들과 교육 수요를 조사해 아동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공습 피해를 본 학교 재건 작업에 동참하는 한편, 18개의 디지털 교육 센터를 구축하고 30개를 추가로 개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업 중인 아동과 교사들이 공습경보 시 이용할 대피소를 마련했는데요, 현재까지 3,117명의 아동이 이곳을 사용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 캠프에 있는 아동들에게 교육 키트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와 함께 전자 도서관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운영 중이며, 유치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도서, 교육 용품, 위생 키트, 장난감 등을 배포함으로써 아이들의 사회성과 정서적 발달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를 대상으로 심리적 응급처치법을 교육해 아동의 심리·사회적 안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지역기반 수업. 참여한 아동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탈레반이 정권을 탈환하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제 원조가 철회되고 보유 외환이 동결되었으며 은행 시스템이 붕괴하는 등 경제 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3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치면서 수많은 가정이 빈곤 상태에 놓였습니다. 빈곤 위기가 폭증하면서 1천만 명에 달하는 아동이 학교를 중퇴할 위기에 놓였으며, 800만 명의 아동이 교육받기 위해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경제 위기와 심각한 가뭄, 탈레반의 차별적인 규제로 인해 교육 위험도 1위에 꼽힌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탈레반이 성별 분리와 복장 규제 등을 사유로 여아들의 중등 교육을 금지하면서 400일 넘게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아의 경우, 교육받지 않을 경우 폭력과 학대, 착취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어린 나이에 조혼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집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 중인 지역기반 학교 수업 시간. 여자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년 9월 이후 공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28만 8,349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3,392개의 지역 사회 기반 교실 수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청각 및 시각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 교육 교실 34곳과 영유아 발달을 위한 교육 시설 334곳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시설은 아동의 문해력과 수해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위기 상황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아동에게 쉴 공간을 제공해 줍니다. 이와 더불어 부족한 여성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고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교사 자격증의 취득을 돕는 프로그램과 여학생들의 대학교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대입 준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탈레반이 여성의 NGO 활동을 금지함으로써 세이브더칠드런 역시 활동이 중단됐으나, 이달 15일 여성 직원의 안전한 복귀를 전제로 보건, 영양 및 교육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상태입니다.



 베트남 꽝빈성 내 학교에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꽝빈성은 산간 지역에 위치해 매년 자연재해로 인한 휴교가 잦은 곳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의 문이 닫히면서 비대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원격 수업 적용이 더뎠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이곳에서 2021년부터 ‘세이프 백 투 스쿨(Safe Back to Schoo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자연재해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아동의 지속적인 학습 기회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학교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간에도 아동이 집에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학습 자료를 제공해 문해력과 수해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교사의 비대면 교육 역량을 강화했으며, 학부모와 아동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베트남 꽝빈성 내 학교에 아이들의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야외 도서관을 새롭게 개관했다.


최근엔 안전한 학교 환경 구축을 위해 교내 화장실과 세면대, 학교 담장 등을 신축 및 보수해 아동 친화 공간으로 만들고, 아동의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야외 도서관 또한 문을 열었습니다. 교사인 항 씨는 “예전의 학교에 조성된 도서 공간은 책이 많지 않았고 읽을 공간이 없어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놀기만 했다. 세이프 백 투 스쿨 사업 덕분에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새로 만든 도서관은 아름답기도 하고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많은 책을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넓어서 행복하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1월 24일은 세계 교육의 날입니다. 유엔은 2018년 12월 73회 유엔총회에서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날을 지정했습니다. 올해로 5회차를 맞는 세계 교육의 날의 핵심 테마는 “사람에게 투자하고, 교육을 우선시한다(to invest in people, prioritize education)”입니다. 교육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정치적 변화와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불평등 확대, 기후 위기 같은 배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빌드 포워드 베터 2022(Build Forward Better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억 2천 2백만여 명의 아동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과 분쟁, 식품 가격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기아 위기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교육받을 권리를 지켜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상민(커뮤니케이션부)  취재  신지은(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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