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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고래 6호 「아동과 함께 만드는 평화」로 살펴보는 아동의 평화 프로세스 참여 확대
긴급구호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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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이 프로세스에 포함시키고 참여하도록 안내해야 해요.

  — 콜롬비아 청년 참여자



분쟁과 이주, 불안의 소식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뉴스 속 ‘누군가의 이야기’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습니다. 전쟁은 어른들이 시작했지만, 가장 깊게 상처받는 건 아이들이죠. 그렇다면 평화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인지고래』 6호는 분명하게 답합니다. 아동은 보호의 대상일 뿐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주체입니다. 이 보고서는 아동이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하는지, 어떻게 참여를 설계해야 하는지, 무엇이 참여를 가로막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제시합니다.


* 평화 프로세스(Peace Processes)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분쟁 당사자들이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협상·합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함께 지구를 그리는 아동



왜 ‘아동 참여’여야 할까요?


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며,

아동의 견해에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도에 따른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2조)

아동은 분쟁과 평화 프로세스 양쪽의 직접적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 이행입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UNCRC) 제12조는 아동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고, 그 견해가 연령과 성숙도에 비례해 반영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열린 공개 발표 행사에 참여해 아동권리와 아동 참여를 옹호하고 있는 제네시스(Genesis)


회원국, 유엔기구, 평화구축위원회 및 기타 관련 당사자들이 아동보호 조항을 ...

모든 평화협상, 휴전 및 평화협정, 휴전 감시 조항에 통합하고, 

가능하면 이 과정에서 아동의 견해를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427호, 22항)


또한 표현·정보·집회의 자유 등 다른 조항들도 참여권을 뒷받침하고, 지역 규범(아프리카 아동권·복지 헌장, EU 기본권 헌장 등) 역시 이 원칙을 재확인합니다.



인지고래 6호가 제시하는 아동 참여의 네 가지 이유

  1. 권리의 실현: 국제법·국제규범에 근거한 참여권 보장
  2. 지속가능한 평화와 정당성 제고: 아동의 고유한 관점 반영과 사회적 합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
  3. 아동 개인의 성장·사회 인식 증진: 아동 발달 지원과 아동 권리 관련 인식 증진
  4. 아동의 참여 열망에 부응: 당사자인 아동이 경험·견해를 직접 공유하고 행동을 촉구하고자 하는 의지



 지역사회 의사결정 과정 참여 경험 공유 발표를 앞두고 사전 논의 중인 조나단(Jonathan)과 세이브더칠드런 엘살바도르 사무소장 로시오 나오미(Rocío Nahomy)



 아동을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시켜야 하는 주요 이유



실제 아동을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시켜야 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도 가장 많이 꼽힌 이유는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였으며, 아동 참여가 평화 달성 가능성을 높인다는 응답도 두드러졌습니다.



무엇이 참여를 가로막나요?


지배적인 사회적 통념은 아동을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 또는 수혜자로만 여겨요... 


결국 사람들이 아동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고, 아동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무지의 문제이기도 해요.

— 아프리카 청년 리더


현실에서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아동 대표성과 참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성별·장애·연령·사회경제적 지위 등 서로 다른 정체성은 차별을 심화시켜 장벽을 높이기도 합니다.


인지고래 6호는 특히 다섯 가지 장벽을 지적합니다.


  1. 아동의 능력·성숙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고정관념
  2. 중재자·협상가·부모 등 성인의 역량·지식·데이터 부족
  3. 리더십·제도·자원 부재로 인한 구조적 배제
  4. 세이프가딩 우려(신체·정서적 위험에 대한 과도한 우려)
  5. 재정·시간·가족·지역사회 지원 부족 등 사회경제적 제약



 평화 프로세스에서 아동이 배제되는 주요 이유


이 장벽들은 “아동 참여는 위험하다/효과 없다”는 오해를 강화합니다. 그러나 설문에서는 정작 ‘성인의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배제 요인으로 꼽혔고, ‘아동의 관심 부족’이나 ‘잠재적 위험’은 주요 요인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참여를 설계할까요?


아동은 늘 의견이 있고, 항상 질문이 있어요. 

그 일에 자신이 관련되어 있다면 특히 알고 싶어할 거고요. 

어른들이 시간을 내어 그 일에 대해 설명하고 흥미를 느끼게 해 준다면,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을 거에요.

— 콜롬비아 청년 참여자




 기후변화 협의회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는 스테바니아(Stevania)


아동 참여는 “누가 오느냐”를 정하는 초대장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이 어떤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목소리를 전하고, 또 그 목소리가 어떻게 평화 프로세스에 반영되도록 하느냐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참여는 일회성 행사보다 과정 설계가 핵심입니다. 먼저 아동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그 다음 아동의 역량과 관심사, 각국의 평화 프로세스 맥락에 맞춰 유연하게 맞춤 설계해야 합니다. 이때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참여 9가지 원칙’은 실무자의 길을 안내하는 안전·품질 기준 역할을 합니다.


평화와 참여를 증진하기 전에 아동이 현실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왜 우리가 평화와 참여를 반드시 증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줘야 해요.

— 콜롬비아 청년 참여자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참여 9가지 원칙


1. 투명성과 충분한 정보: 무엇을 논의하고, 아동 의견이 어디에 반영되며, 어떤 한계와 위험이 있는지 사전에 명확히 고지합니다. 일정·방식이 바뀌면 즉시 공유합니다.

2자발성: 참여 여부와 방식(불참 포함)은 강요 없이 스스로 선택하게 합니다. 선택의 결과(참여 시간·노출·후속 활동)도 이해할 수 있게 안내합니다.

3. 존중: 성인·또래 모두가 판단이나 편견 없이 의견을 대합니다. “정답 찾기”보다 경험과 관점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4. 관련성: 논의 의제는 아동의 일상과 직접 연결되어야 참여가 살아납니다. 아동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쟁점을 스스로 식별·제기하도록 돕습니다.

5아동 친화성: 연령·발달·다양성을 반영해 이해 가능한 언어와 형식을 씁니다. 또래 기반 활동, 그림·글쓰기 등 창의적 표현을 적극 활용합니다.

6. 포용성: 성별, 장애, 언어, 사회경제적 배경과 무관하게 동등한 접근을 보장합니다. 방법이 특정 집단을 배제·굴욕하지 않도록 점검합니다.

7교육 기반 지원: 아동·보호자·실무자가 필요한 지식·기술·지침·도구를 갖추도록 사전 오리엔테이션과 훈련을 제공합니다.

8안전·위험 민감성: 세이프가딩 기준에 따라 사전 위험평가–위험 완화–대응 경로를 마련합니다. 아동이 “나는 안전하다”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9. 책무성: “무엇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환류하고, 교훈을 기록·공유해 다음 참여의 품질을 개선합니다.



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아동은 글로벌 정책과 도구의 부재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어요.


무엇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발언권을 가진 유엔과 다른 기관들이 이를 우선순위로 두고 제도화하지 못한 탓이죠.

— 아프리카 청년 리더



 평화 프로세스에서 아동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



인지고래 6호에서는 정부·분쟁 당사자·유엔·국제·지역기구·시민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여섯 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1. 사회적 태도 변화: 아동 참여를 ‘번거로운 비용’이 아닌 평화를 앞당기는 투자로 인식 전환. “아동을 위한 평화”에서 “아동과 함께 만드는 평화”로 이동

    2. 지침 마련 및 근거 확립: 대상별 지침·교육·도구를 개발하여 현장 역량 강화(위험평가·완화, 협력 전략, 아동참여 지원전략 등)

    3. 리더십·정책·제도 구축: 아동 참여를 법·정책·예산·실행계획에 제도화하고, 표현·정보·집회의 자유 제한 등 법적 장벽 개정. 유엔 안보리 결의에 아동 참여 지원 약속 명시 권고

    4. 아동 참여 촉진과 지원: 학교 교육과정·비교과 활동(평화클럽 등)에 평화교육 통합, 분쟁 해결·중재·화해·의사소통·인권 등 주제 확장. 정보·학습 기회 확대로 아동이 주체로 설 수 있게 지원

    5. 연대 활: 기관 내 전담부서·담당자 지정, 전문가·당사자 명단(분쟁 경험 아동 포함) 구축으로 신속·책임 있는 조정

    6. 재정 자원 증대: 참여 전 과정(진행, 이동·숙박, 통역·번역, 접근성 보장, 심리사회적지원, 자료 제작 등)에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 확보하고 체크리스트로 구체화




 기후변화 협의회 종료 후 현지 파트너와 아동 참여자 단체사진



금, 평화를 향한 우리의 한 걸음


아이들은 전쟁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내일의 평화 설계자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의 목소리를 안전하게 드러나게 하고, 반영되게 하고, 이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번 나눔이야기는 인도적지원 보고서 시리즈 『인지고래』 6호 「아동과 함께 만드는 평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사례, 실무자 도구(체크리스트, 워크숍 예시, 위험평가 서식 등)은 『인지고래 6호』를 참고해 주세요.

 

🔗[인지고래 6호] 아동과 함께 만드는 평화: 아동의 평화 프로세스 참여 확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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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야(인도적지원·기후위기대응센터)       편집 박현진(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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