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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권x참여권] '안전'을 그리는 아이들 🎨
국내사업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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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어린이집에서 연평균 7,993건의 안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어린이집과 같은 아동돌봄 기관 내의 아동 안전사고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하지만 아동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면 사실 많은 책임은 선생님에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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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아동권리를 인식하고 법을 잘 지키는 것 이상으로 근본적으로 아동을 돌보는 기관에서 아동 안전보호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슷한 연령의 아동이 생활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학교 단위에서 학교 안전 문화 및 안전 시스템을 만들고 안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요. 


그렇다면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19년부터 역사회와 아동돌봄 기관 차원에서 아동학대와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자체 주도의 사업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지역사회 내 아동 돌봄기관이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이 되고, 나아가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를 조성하려는 것이죠.


2019년 시작해 올해 5년 차를 맞이한 이 사업은 경기 안산시의 어린이집 16곳과 대전시 유성구 지역아동센터 22개소 등 38곳에서 시작해 2020년 79곳, 2021년 129곳, 2022년 199곳, 그리고 올해는 경기 화성시 지역아동센터 12개소와 경남 양산시의 어린이집 14곳 등 총 217곳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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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복지시설에 아동안전보호 담당자를 지정하고, 시설 내 아동학대와 안전사고 예방 등 아동안전보호체계를 만들었는데요. 아동안전보호에 있어 위반이나 위험이 발생하면 기관 내부에 보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아동안전보호 이행 점검과 상시 컨설팅도 제공했습니다.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면 프로그램 상 안전담당관의 주도하에 아동참여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전라북도의 경우, 각 지역아동센터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반영해 아이들과 함께 '안전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는 아동권리를 존중하며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권리의 실현을 기본 원칙으로 하기에, 이번 안전공모전은 의미가 더욱 깊었지 않았나 싶어요.



▲ 2023 '안전공모전' 참가작들


올 5월, 세이브더칠드런과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업무협약을 추진한 전북 전주시 소재의 지역아동센터 15개소를 대상으로 안전공모전을 개최했는데요. 올 10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된 안전공모전은 아동권리 기본 교육을 진행하고 아동안전보호정책 교육과 아동참여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아동이 기관의 아동안전보호규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기관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인식해 위험이 발생했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안전공모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생활안전, 교통안전, 아동학대예방 등 아동안전에 대한 주제라면 그림이나 수필, 동시, 노래, 영상 등 무엇이든 만들어 지역아동센터 아동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 2023 '안전공모전' 참가작들


총 466명의 아동이 참여해, 개인 참가자의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등 총 13명과 최우수 참여기관과 우수 참여기관 등 총 5개소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작품성(20%), 창의성(20%), 주제명확성(20%), 아동권리지향성(20%), 기타(20%)로 꽤 날카로운 심사 기준을 통과한 작품들이죠. 참가한 모든 아동에게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귀여운 염소 캐릭터 '고티' 펜을,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아동에겐 각 지역아동센터에서 상장을 전달한다고 하네요.😀


그럼, 우리 아이들은 아동의 안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그림으로 만나볼까요?




▲ 2023 '안전공모전'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작들. (왼쪽부터) 팽서후 아동, 정민주 아동, 양준형 아동, 김소미 아동 작품


대상을 받은 팽서후 아동(9세)의 작품은 '아동학대를 예방하자'라는 제목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을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알록달록한 그림 조각 속에는 위험에 처한 아이가 현명하고 멋지게 도움을 요청하며 헤쳐 나가는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두운 곳이나 위험한 곳은 부모님과 함께 다니고, 위험할 땐 크게 소리쳐 도움을 구하고, 휴대전화 전원 버튼을 여러 번 누르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며 꿀 정보도 알려주네요.


최우수상을 받은 정민주 아동(11세)은 '교통안전'을 주제로 어디서든 안전하게 스쿨버스를 타는 모습을 에코백에 직접 그림으로 그린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양준형 아동(10세)의 '스마트폰 화면은 현실이 아니에요!'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모바일 게임 '포멧몬고'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귀여운 캐릭터와 게임을 하느라 골목길의 자동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위험했던 경험을 포스터로 만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소미 아동(10세)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화재대피를 훈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해요. 노란색 여백에 동그랗고 귀여운 캐릭터가 소화기로 불을 끄고, 한 줄로 서서 대피하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 2023 '안전공모전' 최우수 참여기관상을 받은 송천나눔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최우수 참여기관은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의 노래를 개사한 '안전튼튼송'을 아이들과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부른 송천나눔지역아동센터였습니다. '안전은 즐거운 것! 안전은 함께 하는 것!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안전에 관한 내용을 아이들과 함께하며 노래하며 약속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 2023 '안전공모전' 인기상 수상작들


아동학대의 종류를 설명하며 아동이 누릴 권리를 동시로 표현한 이하린 아동(9세)의 '모든 아동은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소방훈련과 화재대피훈련으로 배웠던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을 동시와 그림으로 담은 류선호 아동(7세)의 작품,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면서 착용했던 '보호대 한 날'을 일기로 적은 백아진 아동(9세), 안전을 지키는 '용감이' 캐릭터를 열쇠고리로 만든 양예준 아동(8세), 불이 났을 때의 골든타임을 시계 얼굴로 표현한 박건호 아동(12세)의 '우리 모두 불조심', 식물에 물을 주듯이 아동에게 사랑을 줘야 한다는 마음을 담아 안전 그림을 탄생시킨 박예슬 아동(8세), "전쟁 하지 마!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를 그림으로 외친 이현빈 아동(9세)과 문봄, 박현지 아동(8세),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 비상구 소화기와 손전등 위치를 피난 안내도에 스티커로 붙인 김시온 아동(10세)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 '안전한 세상'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노래 가사에 담긴 내용을 상상하며 그림으로 그린 열여덟 명의 아동이 함께 그림을 그린 태평지역아동센터의 공동작품을 주목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공모전에 참여하는 모습을 '아동안전 Yeah! 위험 행동 No No!'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영상을 촬영하며 반복하는 과정에 안전의 중요성을 더욱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하니 '안전공모전'의 취지가 딱 부합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 2023 '안전공모전' 우수참여기관상을 받은 신한지역아동센터의 '우리가 만드는 안전'


신한지역아동센터의 '우리가 만드는 안전'은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사업을 위해 프로 작곡가분에게 곡을 받고, 지역아동센터의 아동 모두가 직접 가사에 참여한 작품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품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죠. 특히 해당 기관은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사업을 특화 사업으로 진행해, 전주시 지역아동센터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에서도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안전'의 노래 속 가사인 "위험한 행동 우린 하지 않아요. 안전한 생활 우리 만들어가요"처럼 아동이 안전한 환경을 위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안전에 대해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쉽게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의 안전공모전은 현장 아동의 목소리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정된 작품을 받아 든 전주시 아동복지과 김현옥 과장은 "어린이날 창시자인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말씀 중 '어린이의 뜻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라는 명언이 떠올랐습니다. 방정환 선생의 깊은 뜻을 마음속에 새기며 한 작품씩 감상하다 보니, 어린이들의 작품이 우리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지, 또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모전에 보내주신 높은 응원 열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이라는 관심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이 사업에 참여한 기관 42개소의 종사자,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안전보호정책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기관의 경우, 아동안전보호정책과 인적자원관리, 절차, 책무성 모두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종사자 역시,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예방하며, 보고하고 대응하는 절차 등에 있어 향상되었고, 아동안전보호정책 역량 또한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아동 개별의 안전 행동 수준이나 놀이안전, 교통안전, 재난안전 행동 역시 모두 나아져 꽤 놀라운 변화라는 평가를 받았죠


여러분은 어떤 작품으로 안전공모전에 참여하고 싶으세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안전'이란 무엇인가요?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할까요? 이런 질문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남았기를 바랍니다.



  나상민 (커뮤니케이션부문)  자료제공  공미란 (서부지역본부 전북아동권리센터)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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