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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날x교육권] 꿈을 위해 공부하는 아이들
긴급구호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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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온 난민 아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특별기념상을 받은 이 작품은 지난 4월 27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온 11살 소년 토리(파블로 실스)와 16살 소녀 로키타(졸리 음분두)의 이야기입니다. 토리와 로키타는 피 한 방울이 섞이지 않은 사이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땅에서 실제 남매보다도 더 깊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죠. (감독은 인물들에 대해 조사를 많이 했지만 실존 인물이진 않다고 합니다.) 



▲ 영화 '토리와 로키타(Tori et Lokita, 2022)'의 주인공 로키타와 토리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 (저작권 보호를 위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대체합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이민 심사를 받는 로키타의 모습에서 시작합니다. 이민국 공무원의 심사에서 로키타는 차분히 대답하지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나오자 모든 것이 바뀌죠. 사실 로키타는 토리를 유럽에서 만났지만, 체류 허가를 받기 위해 엄마는 토리를 낳자마자 사망했고, 토리를 어릴 때 헤어졌다가 보육원에서 만난 것으로 말을 꾸밉니다. 거짓말을 하는 로키타의 불안한 마음은 화면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토리와 로키타는 합법적으로 체류증을 얻어 평범한 하루를 살길 간절히 바라지만, 생존을 위해 불법적인 노동을 해야 하는 모순된 현실에 서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아이가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또 아이가 아이의 보호자가 되는 난민아동이 처한 현실이자 아이들이 마주하는 공포이기도 합니다.


 📰 참고 기사

📍 [중앙일보] 2023.5.1 다르덴 형제 “더 나은 삶 찾아온 난민·이민자, 국민으로 대해주길”

📍 [경향신문] 2023.6.1 다르덴 형제 “외로움에 대항할 수 있는 우정에 대한 영화"


🎬 영화 정보


▲ 세이브더칠드런이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아동 교육권 보고서 '희망의 대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남수단 그리고 더 많은 나라를 떠나온 난민아동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부모와 형제, 자매, 친구를 잃었고, 폭력과 학대, 강제노동,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 76%가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 토리는 다행히 체류가 가능한 종이가 있고 로키타의 희생으로 벨기에의 학교에 다닐 수 있지만, 많은 난민아동들이 수용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는 학습 빈곤(10세까지 간단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없는 상태)이 높은 국가로, 자국 내 아동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할 만큼 교육 시스템이 열악합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난민아동은 강제 이주로 인해 평균 3~4년간 학교 교육의 공백을 갖습니다. 과거에 비해 학교에 등록한 난민아동의 비율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분쟁과 빈곤, 기후변화로 인해 여전히 난민아동의 절반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난민아동 한 세대의 교육권이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난민아동에게 교육은 더 밝은 미래를 보장할 기회이자 희망입니다. 이들의 교육권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의 국가 교육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보고서 '희망의 대가(The Price of Hope)'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의 국가가 통합 교육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 예산이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대규모로 유입된 난민아동을 충분히 수용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 참고하면 좋을 자료

📍 [보고서] 2023 세계 난민의 날 아동 교육권 보고서 '희망의 대가'




지난 2018년, UN 총회에서 전 세계가 난민 문제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제 협약인 '난민 글로벌 콤팩트'를 채택했습니다. 이 협약에는 난민아동의 교육도 담고 있죠. 2019년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난민 포럼(GRF)에서도 난민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난민을 받아들인 나라와 지역 사회에서 난민교육을 위한 지원과 자금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세상은 변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혼란 속에서 학교는 문을 닫았고, 세계는 위기에 대응하며 고군분투하느라 난민에게 약속했던 희망을 보류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위기 또한 장기화했습니다. 오늘날 평균적인 인도주의적 위기는 9년 이상 지속되고, 장기화한 난민 상황은 약 26년 동안 지속된다고 합니다. 



▲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 교육권 보고서 '희망의 대가'에서 발표한 난민 수용국 상위 20개국의 상황


우크라이나의 난민을 비롯해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 콜롬비아의 베네수엘라 난민, 동아프리카의 계속되는 기아 위기로 인한 난민 등이 수백만 명에 이릅니다. 난민 수용국은 갈 곳 없는 취약한 난민아동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난민에 대한 적대감은 커지고, 국제 원조 예산도 줄어들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일부가 난민 교육에 대한 책임과 비용을 떠안고 있습니다. 


저소득 국가의 절반 이상이 부채 위기이거나 높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난민을 받아들인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 상위 14개국 중 3분의 1에 가까운 4개국을 살펴본 결과, 2020년 교육에 지출한 비용보다 외부 부채를 상환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썼습니다. 또한 난민 수용국 상위 20개국의 중저소득 국가들은 2020년에 외채에만 230억 달러 이상의 이자를 지불했습니다. 이는 중저소득 국가의 모든 난민아동을 5년 동안 학교에 보낼 수 있는 금액입니다.



▲  레바논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시리아 출신 리나(가명, 왼쪽)와 콜롬비아에서 의사를 꿈꾸는 베네수엘라 출신 세르지오(가명, 오른쪽)


시리아에서 태어난 리나(가명, 10세)는 장기화한 고국의 내전을 피해 레바논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꿈인 리나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학교가 좋습니다. "나는 강한 소녀예요. 학교에서도 꽤 잘해요!" 레바논은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서 온 수많은 난민으로 전 세계에서 1인당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약 15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직면한 심각한 경제 침체로 인해 난민 상황은 매우 심각해졌고, 2020년 코로나19와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콜레라 등으로 더욱 악화했습니다. 


현재 시리아 난민 90%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레바논의 경제위기와 초인플레이션, 이에 따른 광범위한 교사 파업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리나와 친구들의 교육도 큰 영향을 받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학기 동안 학습이 중단됐습니다. "레바논과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중요한 공약을 지켜주기를 바라요." 


세르지오(가명, 16세)는 가족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탈출해 콜롬비아에 왔습니다. 코로니 19의 위기가 그들의 삶을 두 번째로 위협할 때,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교육지원과 현금, 아동권리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 받아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세르지오는 법의학 의사가 되길 꿈꾸지만, 콜롬비아 대학 등록 시 필요한 신분증이 없습니다. 콜롬비아에서, 그리고 그 어디에서든 고국을 떠난 이들의 신분을 설명해 줄 법적 시스템이 없다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꿈꿀 기회조차 빼앗는 상황인 셈이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공부해야 해요. 우리는 용감해야 하고, 우리의 꿈을 위해 싸워야 해요"



▲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대구 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난민아동 인식개선 그림 공모전' 수상작들


바로 어제(6월 20일)는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동부지역본부 대구아동권리센터에서는 난민아동 인식개선 그림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5월 한달 간 대구 지역 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난민아동이 겪는 어려움을 그린 제우준 작가의 웹툰을 보고 느낀, 난민아동과 함께 살고 싶은 세상을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참가한 101명의 작품은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마주 잡고, 함께 웃는 아이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난민아동이 겪는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어려움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마음처럼 난민아동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손을 내미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올 12월에는 제2차 글로벌 난민 포럼이 열립니다. 포럼에 앞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민아동이 자신의 삶을 다시 마주하고 단단히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난민아동의 교육권에 대한 관심과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국내 난민아동의 생존과 보호, 발달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0년부터 시작한 난민아동 지원사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미 분쟁과 굶주림,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혹독한 어려움을 경험한 난민아동에게 밝은 미래에 대한 안정과 희망을 주어야 할 때입니다.



 나상민 (커뮤니케이션부문)   영상  강민구 (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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