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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모텔 204호에 살던 형제를 다시 만났습니다
국내사업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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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살아온 정우(가명)와 정연이(가명). 지난해 새아빠가 될 뻔한 사람이 있었지만, 엄마에게 폭력을 쓰다 못해 말리는 정우에게까지 손찌검을 하자 엄마는 급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한 상태에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던 엄마는 막상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모텔 204호에서 세 모자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모텔에서 생활하던 정우와 정연이(아동보호를 위해 대역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저야 생활이 불편한 건 참을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있으니까…. 모텔이라는 환경이 좋지 않잖아요. 동네에서 보는 눈도 있고요.”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어둡고 붉은 조명 아래에서 밥을 먹어야 하지만, 그마저도 하루 일당으로 모텔비를 내지 않으면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하고도 2~3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시간. 세이브더칠드런은 당장 아이들이 먹고, 자고, 입는 일상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응급주거비와 식료품, 생활용품을 지원했습니다.


모텔에서 생활하던 정우와 정연이(실제 아동의 생활 주거환경입니다.)


“모텔 숙박비 지원해주신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게 없으면 아예 머물 데가 없잖아요. 진짜 엄청 간절했죠. 그전에는 매달 20일에 아이들 양육수당이 나오는데 안 쓰고 모아뒀다가 모텔비 모아서 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또,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먹을 거랑 아이들 옷, 신발이랑 가방이랑…. 아이들한테 필요한 건 다 해주셨어요. 계절이 바뀔 때여서 아이들한테 필요한 게 많았는데 감사했죠.”


모텔에서 3개월째 생활하던 즈음, 다행히 자활센터 임시주거지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또 몇 개월 안 되어 훨씬 안정적인 환경인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잦은 이사로 새로운 환경에 계속 적응해야 했지만, 엄마에게는 스트레스보다는 뿌듯함과 미안함, 기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 생긴 정우의 방. 책상과 침대 등 가구를 지원했습니다.


“일단 이사한 집이 밝고 넓어서 애들이 무척 좋아했어요. 모텔은 실제로 불빛이 어두웠거든요. 특히 큰 아이는 자기 방이랑 책상이 생겼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그동안은 계속 원룸에 살고, 셋이 같이 자고 그랬으니까 미안했죠. 저도 안전한 곳에 있어서 불안하지 않더라고요. 앉아있으면 미소가 지어져요. 전에는 아이들이랑 같이 TV에서 즐거운 걸 보면 하하 웃어야 하는데도 마음이 불안하니까 그렇지 못했거든요. 지금은 애들이랑 함께 웃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는 비용 외에도 정우와 정연이가 안전한 곳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주거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이사비용 말고도 지금 집에 있는 거 전부 다 지원받은 거예요. 전자레인지, 선풍기, 책상, 침대, 냉장고, 식탁, 세탁기까지. 저는 살면서 이런 새 거를 사서 써본 적이 없어요. 다 중고로만 사서 썼는데…. 제가 원하는 것들 복지사 선생님이랑 같이 상의해서 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집만 있지 안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구랑 가전이랑 준비하려면 힘들었을 거예요. 생활이 안정되니까 뭘 또 해볼 힘이 생기고, 좀 버텨지는 것 같아요.


정우네 집에 지원한 가전제품과 가구 (이 외에도 세탁기와 인덕션, 에어컨, 식탁 등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이사한 후 한층 더 밝아졌다는 아이들. 엄마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던 모텔의 어두운 불빛도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완전히 가릴 수는 없었나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속 썩이는 법이 없었다던 두 형제는 우애도 남다릅니다.

“모텔에 있을 때 저는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밝고 긍정적이었어요. 그게 참 고맙죠. 요즘도 제가 일이 좀 늦게 끝나는 날은 반찬이랑 밥이랑 해놓으면 저녁에 큰 애가 차려서 둘째랑 같이 먹어요. 잘 놀아주기도 하고요. 공원에서 둘이 배드민턴도 치고 농구도 하고. 진짜로 아이들이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뭐를 해주는 게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학교에서 잘 지내는 게 좋죠.”


안정적인 환경은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모텔에 아이들만 오래 둘 수 없어 단기 일용직을 구하기에 전전긍긍했던 엄마는 임대주택으로 이사한 후 고정적인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에 금세 적응했습니다.

“첫째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야구도 하고 싶고, 농구도 하고 싶고. 최근에는 학교에서 밴드부 오디션도 보고요. 씩씩하고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이사한 후에 거리 때문에 둘째는 학교를 옮겼는데 친구들이랑 잘 지내더라고요. 다행이죠. 이렇게 안정될 때까지 지원받은 게 무척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저희 가정을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정우, 최근 영어 공부를 시작한 정연이.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우네 가정에 따뜻한 집과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영양가 있는 식사를 지원했던 것은 단순히 어려운 상황의 누군가를 돕는 것을 넘어 아동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정우와 정연이 뿐만 아니라 저소득가정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자고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받으며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함께 힘써주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 정우네 지원내역

항목

세부내역

지원금

생활비

아동 의류, 마스크, 생활용품, 식료품 등 구입 및 의료비 지원
(2022
3~10)

7,549,300

주거비

응급거주비(숙박비), 주거환경개선비(선풍기, 가구, 전자제품, 에어컨 등 구입 및 주택 전기공사)

12,290,000

교육비

책상, 체육복 등 구입

160,700

합계

20,000,000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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