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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이 우크라이나 전쟁 시 가장 먼저 한 일은?

긴급구호 2022.07.11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인터넷에 한 영상이 퍼졌습니다. 대피소에서 디즈니 만화 주제곡 <Let it go>를 부르는 소녀의 영상이었습니다. 한 아동의 노래가 대피소 너머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는 것을 보며 아동이 가진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한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아동은 어른보다도 훨씬 빠르게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도움을 준다면 말이죠.


세이브더칠드런은 재난 상황에서 아동을 최고 우선순위로 두고 활동하는 아동권리중심의 NGO입니다. 그만큼 ‘아동친화공간’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긴급구호 지원 내역에 빠지지 않는 내용입니다. 아동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왜 필요한지, 어떤 활동이 진행되고, 아동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걸까요? 오늘은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긴급구호 시 아동친화공간이 필요한 이유


▲ 세이브더칠드런이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북부역에 설치한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위한 아동친화공간



재난과 재해는 아동의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습니다. 우크라이나 분쟁, 아프가니스탄 지진, 방글라데시 홍수 등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재난은 아동을 불안하게 합니다. 어려서부터 자라온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피난을 가기도 하고, 안락한 집이 아닌 임시 텐트에서 지내야 하기도 합니다. 학교에 다니던 시간은 기억 저 너머로 멀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삶을 단단하게 붙잡아줄 것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이때 필요한 것이 아동친화공간입니다. 아동친화공간의 설치와 운영은 가장 중요한 긴급구호 활동 중 하나입니다. 흔히 긴급구호하면 의식주와 직결된 지원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동이 겪는 어려움은 뒷순위로 밀려나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제때 제공되지 않으면 악몽을 꾸거나 야뇨증을 겪는 등 트라우마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녀가 안전하지 못한 상황은 부모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이런 점에서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아동친화공간은 의식주에 직결된 지원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난이 아동에게 미치는 피해

▲ 우크라이나 크이우 외곽에 위치한 보바리 지역의 학교. 전쟁 때문에 불에 탄 스쿨 버스가 학교 앞에 세워져있다.


“어린 시절의 전쟁 경험으로 인한 피해와 공포, 트라우마는 

아동이 성장한 후에도 인지 기능과 정서 기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을 잃거나, 전쟁의 잔인하고 참혹한 경험들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혐오를 불러올 수 있으며, 

어른으로 성장한 후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 -


재난 상황에서 아동은 여러 단계의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재난이 발생한 이후 시기별로 아동에게 필요한 도움이 달라야 합니다.


재난 직후

비상사태가 시작되고 나면 아이들의 삶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충격을 받거나, 무력해지거나,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단계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심리적 응급처치’ 활동을 통해 심리적 버팀목을 제공합니다. 각 문화권의 특성에 따라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만약 장애가 있거나 심하게 다쳤을 때는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기관과 연결하기도 합니다. 난리 중에 가족과 떨어진 아동을 보호하고 가족을 추적해 재결합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모든 일이 아동친화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재난 후 1주일

재난 발생 후 약 일주일 내로 의식주 등 생명을 구하는 구호활동이 자리를 잡습니다. 이 시기 아동은 점차 재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커지며 강렬한 슬픔, 공포, 분노 등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이 때 안전한 공간에서 생산적인 활동에 몰입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해 갈 수 있습니다.


재난 후 1개월

재난 발생 후 약 3~4주가 지나면 심한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재난의 발생 원인과 경과를 지켜보면서 앞으로 가족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아동에게 적절한 지원이 제공되지 못하면 자신만의 세상으로 고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이 시기를 아동이 혼자서 겪지 않도록 돕는 일입니다. 아동을 환대하는 장소를 마련해 언제든 안전하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아동친화공간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 폴란드 크라쿠프 리셉션 센터에 설치된 아동친화공간에서 아이들이 피에로 쇼를 보고 있다.



아동친화공간에서는 아동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각각의 활동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 하면서 아동은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감을 쌓아가며, 다른 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신나게 노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마음을 치유합니다. 아동친화공간에서는 주로 진행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 등 공예 활동

🎈 노래 부르고 춤추는 예술 활동

🎈 배구, 축구 같은 스포츠 활동

🎈 퍼즐 및 보드 게임

🎈 이야기 시간



 폴란드 난민 리셉션 센터의 아동친화공간에서 아동이 심리상담사와 함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부모님과 보호자는 아동이 안전한 아동친화공간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걱정 없이 해야 할 일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부모로서는 아이들과 잠시나마 떨어진 상황에서 재난을 마주하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동친화공간은 ‘놀이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재난으로 다친 아동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더 나아가 가족과 지역사회를 돕는 공간입니다. 





“낮 시간에 아이를 아동친화공간에 데려와서 놀게 합니다. 

그림 그리기와 하얀색 곰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14개월, 가명)와 엄마 이리나(36세, 가명)씨는 전선이 가까워져 오자 지난 3월 23일 폴란드 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폴란드 크라쿠프의 리셉션 센터에서 임시로 거주하게 된 가족은 음식, 위생용품, 의류, 기저귀를 지원받았습니다. 크리스티나가 아동친화공간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곰돌이 인형이라고 합니다. 비싼 물가 때문에 오래 지낼 곳을 찾기 어렵고, 본국에 대한 걱정도 가득하지만 적어도 아이와 함께 안전한 곳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엄마의 얼굴에도 잠시 미소가 띄워집니다.



 아동친화공간에서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우크라이나 르비우, 크멜니츠키, 체르니우치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폴란드, 루마니아 등 인근 국가에 아동친화공간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동친화공간에서는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외에도 음식, 위생용품, 의류, 기저귀 등 아동 용품을 배포합니다. 또한, 긴급 현금과 학습용 키트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거, 의료지원, 법률지원, 난민 인권 등 아동과 가족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지은(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의 긴급구호아동기금은 재난 발생 72시간 내 골든타임을 사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