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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 항구폭발 긴급구호 현장 소식

긴급구호 2020.09.17

지난 8월,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후 한국에서도 많은 분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셨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레바논 사무소를 통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즉각적인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현장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도심 곳곳에 건물 잔해가 떨어지면서 차량이 파손됐다.


수도 중심지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로 레바논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가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빗자루를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집과 재산을 잃은 이웃은 집으로 받아들여 잘 곳을 제공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거리의 잔해는 치워졌지만 아직 회복의 길은 멀기만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인 가족의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아동의 심리 회복에 집중했습니다.



▲ 집 앞에 서있는 모하메드(55세, 가명)씨와 칼리드(6세, 가명), 하디(5세, 가명) 형제. 


모하메드씨는 두 아이와 산책을 하던 중 폭발을 겪었습니다. 처음엔 지진인 줄 알고 아이들을 꼭 안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문 앞에 다 와 갈 때쯤 충격파가 덮쳤고 하늘이 붉은 빛으로 뒤덮였다고 합니다. 모하메드씨의 집도 창문과 문이 부서졌습니다. 모하메드씨는 레바논이 겪고 있는 아픔에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자녀들과 더 힘든 처지의 레바논의 아이들이 가여워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자긍심 높은 레바논 사람들이 먹을 것을 구하려 쓰레기장을 뒤져야 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입니다.



▲ 실외에 설치한 아동친화공간에서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선 아동친화공간을 설치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들이 아동친화공간에서 노는 동안 사고 수습과 피해 회복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던 아이들도 심리적 응급처치를 받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아동친화공간은 아이들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회복력을 이끌어내 재난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모님에게는 폭발 사고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했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직원이 거주지 보수를 위한 자재를 나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4,800가구에 식량 물자를 제공했으며 주거지의 잔해를 치우고 파손된 곳을 복구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자영업자 등 생계에 타격을 입은 가족의 피해를 파악하고 소정의 사업 지원금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레바논 적십자와 협력해 취약 계층의 사례를 조사하고 1,240가구에 잔해 제거 용품을 지원했습니다.  더 많은 아동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현지 직원 51명을 대상으로 심리적 응급처치 방법을 교육했습니다.



 아동 친화공간에서 친구들과 노는 아동


사회적 재난은 당장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더라도 아동의 정서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많은 아동이 불안과 수면장애, 수면 발작 등에 시달리곤 합니다. 지난 2004년 덴마크의 폭죽창고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 이후 아동의 심리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난지 16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더 쉽게 놀라거나 사고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을 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시니어 아동보호 어드바이저 앤 소피 다이달은 이번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도 비슷한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사고 당시 본인이 하고 있던 일 때문에 폭발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령대가 조금만 높아져도 부모님이 경험하는 슬픔, 분노, 혼란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이런 감정을 이해하는 한편 의사들이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등의 말로 안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베이루트 사무소 직원이 아동친화공간을 설치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베이루트 사무소의 정신건강 전문의 조이 아비 하비브는 이미 코로나19 대비 봉쇄 조치로 아이들이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폭발이 가족의 삶에 절망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동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사고 당시의 이미지와 기억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추후 아이들에게서 심리적, 행동적인 징후를 비롯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상은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완화 되겠으나 몇몇 아동은 특별한 지원이 필요할 만큼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폭발로 무너진 건물 잔해


폭발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레바논의 위기는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취약 계층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견디기 어려웠고 수많은 레바논 아동이 아동노동, 조혼 등 사회적 불안에 노출되었습니다. 지난 9월 17일 BBC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그리스로 향하는 난민 보트에 탑승한 아동 두 명이 뜨거운 태양과 굶주림,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사망했습니다. 밀수업자가 보트를 버리고 도망갔고 가족들은 아이들의 시신이 부패하자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여정이지만 높은 실업률과 생활비로 희망을 잃어가며 탈출구를 찾는 가족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레바논의 취약 계층과 난민 가족에 대한 긴급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레바논 정부가 빈곤의 위기에 처한 아동과 가족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합니다. 유럽연합과 그리스 정부 당국도 망명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아동의 권리를 가장 우선시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신지은(커뮤니케이션부)  사진  Tom Nicholson / 세이브더칠드런

피해 지역 아동과 가정이 재난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