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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그거 애들 못 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뉴 키즈 온 유튜브 ①

캠페인 2019.11.06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요즘 아이들은 이 노래 가사가 잘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텔레비전만큼 영향력 있는 유튜브에 아이들도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365일 24시간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유튜브 채널을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하는 소망을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부모님들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유튜브는 텔레비전과는 다르게 뭘 보는지 전부 통제하기 어려울뿐더러, 유튜브를 직접 촬영하는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가운데 세이브더칠드런은 10월 16일 <뉴 키즈 온 유튜브> 포럼을 열어 아이들에게 안전한 유튜브,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온라인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0월 16일 열린 <뉴 키즈 온 유튜브> 포럼


먼저 유튜브 구독자만 30만 명을 넘긴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래퍼인 달지의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음악을 만들고 유튜브를 하게 되었다는 달지 선생님이 부른 ‘잔소리’라는 노래에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아/ 잔소리로 들릴 걸 알아/ 마치 나 어릴 적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처럼 말이야’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코끝이 찡해지는 걸 보니 잔소리를 들을 나이가 지나 잔소리를 할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겨운 비트에 ‘포럼’이라는 딱딱한 어감이 흐물흐물 녹아내립니다.

 

축하공연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래퍼인 '달지'


초등학생들의 유튜브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초등학생 유튜브 문화와 교육적 대응 연구를 진행한 김아미 선생님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연구 결과에는 유튜브를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이용하는지 아이들의 생생한 의견이 담겨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유튜브를 좋아하는 이유는 성인과 비슷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며, 유튜브를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요.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아이들이 정보 접근에 신중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조금 위 세대 사람들이 미디어에 이것저것 올렸다가 그게 흑역사가 되어 버린 걸 보면서 자란 거예요. 그래서 ‘나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댓글도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조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포럼에서 김아미 선생님의 발제를 듣고 있는 청중


한편 아이들은 유튜브 사용에 관해 양가적인 태도를 보이는 문화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콘텐츠의 유해성에 관해 우려를 쏟아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거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유튜브는 위험하다’ 또는 ‘유튜버는 좋은 직업이니까 한 번 해봐’라는 두 목소리의 충돌 속에 놓여있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유튜브를 재미와 소통의 매체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학습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읽는 것보다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는 게 더 쉽다는 아이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유튜브에서 정체성을 구현하고 실험하기도 합니다.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기를 얼마나 드러낼 것인지 생각해보고 적용해보기도 하고,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온라인 활동이 오프라인 친구들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평판관리를 하기도 하죠.

 

'초등학생이 유튜브를 향유하는 법'을 주제로 발제하는 김아미 선생님


김아미 선생님은 유튜브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시간관리를 하는 것 이상으로 공식적으로 경험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집에서도 부모님들이 주로 ‘두 시간만 써. 오늘은 한 시간 했으니까 30분 남은 거야.’ 이런 식으로만 관리하시는 경우가 많죠. 실제로 내가 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고 어떤 경험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주고, 그것을 함께 성찰할 수 있는 문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의 생태계

이어서 책 ‘유튜브 쫌 아는 10대’의 저자이자 미디어오늘에서 뉴미디어 관련 기사를 쓰는 금준경 기자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금준경 기자는 먼저 유튜브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튜브가 가져온 변화는 기존 미디어가 수용하지 않던 어린이, 장애인,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콘텐츠가 주목받을 수 있게 했다는 점입니다. 100만 구독자가 넘은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나, 키즈채널이 그 예가 될 수 있겠지요. 이 외에도 유튜브는 어떤 사안에 대해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고,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요리, 넥타이 매는 법 등 교육적인 기능을 하는 장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허위정보와 혐오표현, 자극적이고 위험한 내용의 콘텐츠가 추천 알고리즘과 맞물려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한 번 콘텐츠를 올리면 누군가 캡쳐해 악용할 수 있다는 점, 광고와 콘텐츠를 구별하기 어려운 점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유튜브 생태계 살펴보기'를 주제로 발제하는 금준경 기자


자연스럽게 유튜브 사용 규제를 떠올릴 수 있지만 금준경 기자는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위험한 콘텐츠나 폭력적인 콘텐츠를 삭제하고 14세 미만 어린이가 출연하면 댓글을 차단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유튜브에 올라오는 콘텐츠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이 검수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고, 알고리즘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튜브가 한국 기업이 아니어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상대나 국내 사업자라면 홍보담당자들을 만나서 취재하고 내부 얘기를 들을 수 있는데, 유튜브, 구글코리아라는 공간은 굉장히 폐쇄적이거든요. 각 국가의 규제를 안 받으려고 하는 글로벌기업이기 때문에 문의를 하면 유튜브는 이렇게 답을 건넵니다. ‘유튜브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면 처벌하고 있습니다.’”

 

포럼에서 금준경 기자의 발제를 듣고 있는 청중


금준경 기자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별도 심의나 규제가 필요하다기보다는 개별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을 유튜브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에서의 아동보호를 예시로 들자면, 방송사별로 아동보호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준경 기자는 시민들과 광고주들이 유튜브에 적극적 의견을 개진하고 압박함으로써 유튜브도 계속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발제를 듣고 나니 유튜브의 좋은 점들도 이해되고, 부정적인 측면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유튜브 그거 애들 못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마음속 질문은 좀 잦아들고, ‘어떻게 아이들이 유튜브를 사용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튜브,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면 – 뉴 키즈 온 유튜브 ②에서 계속)



  한국화(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흥구,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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