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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정책을 어린이가 정하는 ‘울주군 어린이 옹호활동가캠프’

국내사업 2019.10.11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역할을 나눠서 종이에 무언가 쓰기도 하고 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손뼉을 치기도 합니다. 2019년 7월 세이브더칠드런 동부지부와 울산광역시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울산 울주군 지역 아동이 직접 정책개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울주군 어린이 옹호활동가 캠프’를 열었습니다. 캠프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울주군이 어린이에게 더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아동에게 안전한 울주군에 관해 토론하는 아이들


지자체에서 먼저 귀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던 울주군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직접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정책도 어른들이 정하잖아요. 하지만 어른들이 아니라 어린이인 여러분이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여러분의 의견을 잘 듣고 일할 테니까 좋은 토론 해주십시오.” 이선호 울주군수는 캠프 시작에 앞서 참여한 아이들을 격려했습니다.


캠프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선호 울주군수


울주군 6개 초등학교에서 모인 60여 명의 아이들은 8조로 흩어져 먼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는데, 어느새 오래 알고 지낸 단짝처럼 친해졌습니다. 조 구호를 외치고 난 뒤 어색한 분위기가 풀어지자 환경, 교통, 놀이터, 안전, 체벌 등 주제를 정해 토론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아이들


6학년 유현이는 한 주 전부터 캠프를 기대했다고 합니다. “울주군을 발전시키는데 우리가 힘쓴다고 하니까 기대감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 조는 마을의 안전에 대해 토론했는데, 여러 의견을 발표하고 듣는 게 즐거웠어요. 저는 가로등 설치에 대해서 의견을 냈어요. 듬성듬성 설치돼있기도 하고, 고장 난 것도 많고, 길이 어두워서요. 저희 의견을 어른들이 꼭 반영해주면 좋겠어요.


울주군에 바라는 정책을 적는 아이들


5학년 지인이는 울주군의 교통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했습니다. “교통이라는 토론 주제로 여러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군수님에게 우리 의견을 발표하는데, 뉴스형식으로 할 거예요. 우리 울주군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는 아이들


이 외에도 울주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주변환경이 너무 더러워요. 깨끗한 울주군을 만들어주세요."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

"우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아동의 의견, 생각, 행동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주세요."

"혼자 있는 아동이 위험하지 않게 보호해주세요."

"놀이터가 너무 위험해요. 안전하게 놀고 싶어요."


작성한 정책제안문을 들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이 토론한 내용 중에서는 어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내용도 있었습니다. 차별과 체벌을 주제로 토론한 조에서는 시험 문제를 틀리면 한 문제당 한 대씩 맞았다거나, 성차별을 당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험문제를 틀려도 더 많이 알려주고 말로 했으면 좋겠어요.” “공부를 잘하려고 학교에 와서 배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폭력이 아니라 친절하게 말로 해주면 좋겠어요.” “말싸움하면 선생님이 자로 입을 때리고 책 안 가져오면 손바닥 때렸는데, 말로 하면 좋겠어요.”라며 아이들 모두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체벌과 차별을 주제로 토론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낸 모든 의견을 울주군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기에 울주군의 각 부서, 시청, 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각 정책을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8월에는 체벌, 등하굣길 교통안전, 학교 환경위생과 관련하여 울산광역시교육청과 울산광역시강남교육지원청, 울산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후속조치를 논의했습니다. 논의 결과 아동의 보호권과 참여권을 위해 교사에 의한 차별 및 체벌에 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제작한 아동학대 사례집을 학교에 배포하고,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교사 연수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학교 인근 교통안전과 놀이시설 이용 전반에 관해서는 울주군청에 지원금을 신청하여 학교에 필요한 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린이 옹호활동가캠프에서 나온 아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아동이 안전한 학교 및 울주군 만들기를 위해 진행된 간담회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이니, 이쯤 되면 괜찮다고 여겼던 부분에서 부족한 점들이 보이고, 당연히 해결되었을 것으로 생각한 문제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또랑또랑한지, 아이들이 얼마나 깊이 있게 토론하는지도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이번 어린이 옹호활동가캠프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울주군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바꿔나가는 시작점이 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