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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같은 땅에 푸른 나무 같은 아이들, 에티오피아 가뭄대응사업 출장기

해외사업 2019.03.07

2011년 개인적으로 방문한 에티오피아는 짓다 만 건물들로 가득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던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의 황폐한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7년이 지난 2018년 12월, 에티오피아 가뭄대응사업 담당자로 다시 찾은 아디스 아바바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내에는 높은 건물도 있었고 전철도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에티오피아는 가뭄과 상관없는 나라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를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가뭄 때문에 더 가난해진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수도에서 비행기를 한 번 더 타고 다시 8시간 동안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에서는 가뭄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2014년 시작된 가뭄으로 유목민이던 소말리 사람들은 더는 가축을 길러 먹고 살 수 없었고, 갈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지역 정부에서 임시로 거주할 수 있게 마련한 국내실향민캠프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소말리의 14개 실향민캠프는 모두 매우 외진 곳에 있어서 NGO 중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유일하게 인도적지원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차에서 내려보니 온 땅은 가뭄으로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풀이라고 보이는 것은 다른 식물을 죽이는 사막 식물뿐이었고, 불어오는 바람은 습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건조한 바람이었습니다. 식수 트럭이 없으면 마실 물도 구할 수 없는 실향민캠프의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 평가를 위해 8개 실향민캠프의 아이들과 어른들을 만나면서 가뭄대응사업이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서 매일 뙤약볕에서 바람 빠진 공으로 축구를 하는 11살 바쉐(가명). 전기가 없어서 늦은 시간에는 공부할 수가 없어 아쉬워하는 13살 로다(가명). 똘망똘망한 눈으로 식수가 계속해서 공급되어야 학교에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10살 압디라작(가명). 아이들은 긴급구호 현장의 열악한 임시 배움터에서도 계속해서 배우고 친구들과 놀았습니다.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탈 때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신이 난 얼굴이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아이들이 계속해서 배우고 노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 실감했습니다. 가뭄이라는 위기 상황에만 몰두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뭄의 위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과 음식도 잘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3리터의 식수와 급식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생존을 넘어 일상생활로 돌아가도록 돕는 배움과 놀이 활동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희망과 의지가 지역사회에까지 전달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출장에서는 30시간이 넘는 이동 시간으로 지치기도 했고, 물 한 통으로 샤워부터 화장실 이용까지 모두 해결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막 같은 땅에 언젠가 우리 아이들처럼 푸른 나무들이 다시 자라길 바라며 소말리 지역사회와 아이들의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었습니다. 2018년 코이카 인도적지원 민관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에티오피아 가뭄대응사업은 2019년에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다혜(해외사업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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