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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영화제에 없는 세 가지
캠페인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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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를 이야기로 만나는 한 달간의 축제, 아동권리영화제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에서만 아동권리영화제가 열렸던 지난 2년의 아쉬움을 넘어, 올해는 오프라인에서 패널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1월 1일부터 온라인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수상작도 한층 다양해졌습니다. 아동권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채롭게 담아낸 180여 편의 출품작 중 여섯 편의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아동권리영화제는 영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제 심사에서도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수상작 선정 기준부터 전문가 심사위원과 아동 심사위원이 함께 모여 토론하는 과정까지, 아동권리를 위해 아동권리영화제에 없는 것들을 심사위원들과의 대화에서 살펴봤습니다.


영화제 수상작을 선정하기 위해 토론하는 전문가 심사위원과 아동 심사위원


 ▪ 전문가 심사위원으로는 오랫동안 아동권리영화제 패널과 심사위원으로 함께해 온 두 분이 참여했습니다. 영화 <우리들>, <우리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과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입니다. 

 ▪ 아동 심사위원으로는 틴세이버로 2021년에도 아동권리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임수민 아동, 2021년 아동권리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 <토마토의 정원>에서 배우로 출연한 김푸름 아동, 세이브더칠드런 SNS를 통해 선발된 동윤성 아동이 참여했습니다.



아동권리영화제에는 아동 감독에 대한 정보가 없다

심사위원이 아동권리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을 심사할 때 영화와 함께 상영시간, 기획의도 등 영화에 관한 정보를 함께 보게 됩니다. 단,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아동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볼 때 선입견을 품지 않도록 감독의 이름 외에는 다른 정보를 알리지 않습니다. 


전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다혜 기자


이다혜 기자 | 어떤 영화가 아동 감독의 영화일까 신경 쓰지는 않는 쪽입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는 작품이 무엇인지, 어떤 영화가 더 재미있거나 혹은 문제의식을 잘 표현했는지를 보려고 해요.

윤가은 감독 | 갈수록 구분하기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어요. 예상 못 했는데 나중에 아동 감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놀라기도 하고요.

아동 감독의 영화는 미숙할 거라는 편견 없이 아동권리에 관한 메시지와 작품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심사 시작에서부터 아동을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아동권리영화제에는 아동 심사위원의 특별 의견이 없다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작품을 심사할 때는 전문가 심사위원과 아동 심사위원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권을 줍니다. 어른들이 수상작을 다 뽑아놓은 후 아동의 의견을 특별히 참고하는 게 아니라 아동 심사위원도 영화를 판단하고 수상작에 관한 의견을 내게 하는 거죠. 아동과 성인 차별 없이 모두의 목소리에 같은 무게가 실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서로 설득하는 심사 과정에서 수상작에 관한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졌다가 모이고, 마음에서 멀어졌던 작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곤 합니다.


전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윤가은 감독


윤가은 감독 | 아동 심사위원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려고 했던 이유는 당사자성이 확보될 때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고 더 진실되고 더 가치 있기 때문이에요.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영화적으로 더 좋은 작품을 가려내려면 아동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다혜 기자 | 아동 심사위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디테일을 보는 눈에 있는 것 같아요. 기성 영화를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이 영화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디테일을 보는 것과, 이 이야기가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일까 하고 또래의 눈으로 보는 디테일이라는 게 차이가 있는 거죠. 제가 무심코 넘겼던 부분들을 아동 심사위원님들이 짚어 주실 때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동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동윤성 아동


윤성 아동 |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관점과 내가 해석하는 관점이 다를 수 있잖아요.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게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임수민 아동 | 틴세이버 친구들끼리 심사할 때랑 다르게 이번에는 어른의 관점, 만드는 사람의 관점, 배우의 관점 등 여러 관점을 다 들을 수 있었던 게 좋았어요.

김푸름 아동 | 혼자 심사할 때는 연출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연출 속에서도 어떤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더라고요. 내가 생각하는 게 완전히 맞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오히려 아동권리 영화제이기 때문에 아동 심사위원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려고 하는 노력이 있기도 합니다.


이다혜 기자 |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더 이상 아동이 아닌데도 한때 아동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아동의 문제에 관해 함부로 발언하거나 재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외부자가 구경꾼의 마음으로 재미 위주로만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가, 당사자가 보기에도 이런 문제제기가 합당한가, 심사하면서 항상 생각하게 돼요.

윤가은 감독 | 이번 영화제 작품 중에서 날것 같고 날카로운 표현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아동들의 목소리인 것 같아서 좋아했는데, 아동 심사위원은 같은 장면을 보면서 윤리적인 고민을 하더라고요. 어른이 되어서 생각하지 않게 된 부분을 책임감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이 무척 신선하고, 약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고 할까요? 집에 가서도 오늘 아동 심사위원과 나눴던 이야기가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아동권리영화제에는 아동 감독을 위한 특별상이 없다

영화제에서는 성인 부문과 아동·청소년 부문을 나누거나 아동 감독의 작품 중에 한 작품을 뽑아 특별상을 주기도 하지만, 아동권리영화제에서는 아동 감독을 위한 상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아동 감독의 작품도 대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아동권리영화제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대상을  받은 작품도 아동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아동 감독의 작품을 모아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어른들의 리그에 아동이 일부 참여하는 게 아닌 아동권리영화제의 주인공이 아동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인과 아동 작품의 구분 없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아동권리영화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

아동권리라는 말이 낯설거나 어렵고,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동권리영화제의 영화를 하나씩 살펴보면 아동권리가 곧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내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전혀 다른데도 왠지 나와 닮은 얼굴을 발견하게 되고, 영화 속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이다혜 기자 | 저는 10대 때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일을 경험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주는 거죠.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서 할 수 있는 굉장히 멋진 체험이라고 생각해요.

아동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푸름 아동


김푸름 아동 | 영화를 보면서 제가 더 어렸을 때, 초등학생 때나 유치원 때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이입되고. 그때 감정들까지 되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임수민 아동 | 아동의 숨겨진 이야기나, 어두운 이야기도 있지만 제 주변에도 있을 것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었어요. 제 이야기 같기도 했고요.

또 한편으로는 스쳐 지나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속 아이들의 행복과 함께,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윤가은 감독 | 아동권리영화제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영화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현재를 담았지만 결국은 이 영화들이 보여주려는 것은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기에 아동권리영화제의 목소리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다혜 기자 | 아동권리영화제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더 행복해지려면 아이들에게 어떤 사회가 필요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동이나 청소년처럼 사회에서 목소리를 직접 내기 힘든 약자가 행복한 사회여야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동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임수민 아동


임수민 아동 | 뉴스에서 아동학대를 많이 보도하면서 친구들이랑 권리에 대해 많이 얘기하게 되는데요. 아동권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영화제에 참여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동권리영화제에는 없는 것들 사이에서, 오히려 더 뚜렷하게 보이는 아동권리를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아동과 어른이 함께 목소리를 내는 아동권리 현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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