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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영화제 인터뷰④ - 이동진 평론가]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마음을 움직인 아동권리영화제

캠페인 2019.11.21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리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봉준호, 박찬욱 같은 감독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윤석, 송강호 같은 배우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영화 관객들이 그의 이름을 알고 있거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습니다. 바로 이동진 영화평론가입니다. 영화를 만들거나 출연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이렇게 된 경우는 이동진 외에는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하는 시네마토크(GV)는 어떤 영화인지를 불문하고 금세 매진되어 버립니다.


제5회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시네마토크를 맡은 <랜드 오브 마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써왔으면서도 여전히 “나는 영화를 만져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이동진 평론가에게 이메일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Q. 이동진 평론가님께서는 이번 영화제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하시지만 오랜 후원자이기도 하시지요. 2010년 바자회 수익금을 후원해 주신 것을 시작으로 2013년부터는 정기적으로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만큼 후원하고 계십니다. 지난 6월에도 205만 5253원을 보내주셨고, 지금까지 2010년부터 총 10번,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액수도 액수지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후원하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세이브더칠드런에 꾸준히 후원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다가 무작정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가 되니 불안해져서 한동안 강박적으로 일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러다가 9년 전 꼭 이맘때 문득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일단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을 후원금으로 세이브더칠드런에 보냈습니다. 한번 그렇게 하고 나니 일회적인 이벤트보다는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기왕 하게 된다면 제 활동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과 함께 하는 형식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블로그 방문자 숫자대로 후원금을 보낸다면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분들과 함께 후원을 하는 셈이 되니까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6개월마다 결산해서 후원금을 보내고 블로그에 간단히 보고도 드리는데, 그걸 보시다가 자발적으로 후원에 동참하시는 분들이 혹시 생긴다면 그것도 참 귀한 일일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을 선택하게 된 것은 여러 구호기관들 중 어디가 더 좋을지 나름대로 찾아본 결과입니다. 잘 아는 선배 한 분이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에 근무하고 계셔서 더 잘 알 수 있기도 했고요.


세이브더칠드런과 첫 인연을 맺게된 바자회 기부.

이동진 평론가 블로그에 올라온 바자회 결산보고.


Q. 많은 분들이 블로그 댓글도 달아주고 계신데, 기부에 대한 블로그 방문자들 혹은 주위 반응은 어떤가요?

A. 제 블로그는 댓글이 활발한 편인데, 후원금과 관련해 포스팅을 올릴 때만큼은 댓글을 쓸 수 없도록 설정합니다. 별다른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정말 작은 일을 간신히 해나갈 뿐인데 혹시라도 칭찬해주시는 글을 달아주시면 제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민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블로그 방문자분들의 반응은 다른 포스팅에서와 달리 제가 곧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주변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제 활동을 보고 본인도 후원을 시작했다는 분을 만날 때가 가장 기쁩니다.


제3회 아동권리영화제 <시스터> 시네마토그에 참여하고 있는 이동진 평론가.


Q.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하신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회엔 <자전거를 탄 소년> 3회엔 <시스터>로도 시네마토크를 진행해 주셨었지요. <시스터> 시네마토크 행사를 하고 돌아와서 블로그에 남긴 글에는, 세이브더칠드런에 계속 후원하겠다고 밝히시면서 “마음이 움직일 때”라는 표현을 쓰셨었어요. 구체적으로 그날 행사의 어떤 점이 평론가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그 기억을 듣고 싶습니다.

A. 영화는 세상의 모든 문제를 다룹니다. 그러니 영화평론가도 영화에 담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영화에 대해 말하면서 세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말한다면, 그 말을 하는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지는 않아야겠지요. 그날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시스터'에 대해 해설하면서 '풍요 뒤에 가린 그늘'에 관해 제가 말을 했는데, 그런 발언을 한 사람으로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도 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수많은 영화제들이 다 제각각 의미를 갖고 있고 소중하겠지만, 아동권리영화제는 더욱 특별하게 여겨집니다. 가장 슬픈 장면을 떠올려보라고 누가 요구한다면, 제게는 어두운 방에서 홀로 울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아동권리영화제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는 11월 23일 아동권리영화제 <랜드 오브 마인>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하는 이동진 평론가.


Q. 2017년 5월, <랜드 오브 마인> 개봉 당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늙은이들이지만, 싸우고 죽는 것은 젊은이들이다."라는 미국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의 말을 인용해 한줄평을 대신하셨습니다. 이번에 <랜드 오브 마인> 시네마토크를 맡아주셨는데요, 아동권리영화제를 찾을 관람객들에게 이 영화를 소개해주신다면.

A. 차갑게 시작해서 점차 뜨거워지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관객은 점점 조바심을 내고 안타까운 마음이 늘게 되는데, 끝날 무렵에는 한없이 처연한 심정이 됩니다. 이게 실화를 다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더욱 그렇지요.



Q. <랜드 오브 마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결정적 장면이나 명대사를 꼽아주신다면?

A. 마지막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다 보고 나면 그 지독한 부조리에 대해 분노와 함께 세상과 스스로를 향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질문에서부터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Q. <랜드 오브 마인>은 이번 아동권리영화제에서 <가버나움> <브레드 위너>와 함께 "전쟁과 아동 특별전"으로 상영하는 작품입니다.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과 분쟁으로 인해 아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교육이 중단되고, 질병과 기아로 고통받는 일 등을 멈추기 위해 <STOP THE WAR ON CHILDREN>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다른 영화가 또 떠오르시는 것이 있나요?

A.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이 떠오릅니다. <랜드 오브 마인>이나 <블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작품에도 담겨 있는 소년병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아프리카 내전에서 특히 두드러진 이 지독한 비극을 소년병 주인공을 통해 리얼하게 그려나가는 작품입니다.




Q. 아동권리영화제를 찾을 관객들에게 <랜드 오브 마인> 외에 이번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추천해주시고 싶은 상영작 한 편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A. 윤가은 감독님의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우리들>과 <우리집> 두 작품 모두 아동의 시선에서 아동의 문제를 진진하게 다룬 뛰어난 작품들이죠. 아울러 윤가은 감독님은 영화 외적으로도, 아동 연기자에 대한 적절한 대우와 배려를 세심하게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려는 영화인이라는 점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합니다.



Q. 지난 30년간 평론가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동(극 중 만 18세 이하의) 캐릭터’는 어떤 영화의 누구일까요? 그 이유는?

A.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주인공인 데이빗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데이빗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데이빗의 눈물을 닦아주는 그 영화의 유장한 라스트 신을 각별히 사랑합니다.



Q. 아동권리영화제를 보러 오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영화들을 보시면서 오랜만에 마음이 움직여진다면 참 좋겠습니다.



글  장덕현(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네이버 영화, 이동진


※ 제5회 아동권리영화제는 전국 5개 지역에서 진행됩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과 아동권리영화제]


1989년 유엔(UN)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을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권리를 가진 주체로 명시하며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 등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96개국(2019년 기준)이 비준했습니다. 한 세기 오직 아동권리를 위해 일해 온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아 제5회 아동권리영화제와 함께 ‘아동의 목소리’를 통해 ‘아동권리’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923년 세이브더칠드런 창립자인 에글렌타인 젭이 최초로 작성한 아동권리선언문은 1924년 국제연맹에서 ‘아동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으로 채택 이후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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