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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홍수 - 수메이라(Sumaira) 이야기
긴급구호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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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이라(Sumaira) 이야기


사진/ 수메이라(Sumaira, 10살)의 모습. 수메이라 가족은 홍수를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나 카이르푸르 미르(Khairpur Mir)의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수메이라(Sumaira, 10살)는 부모님과 2명의 형제, 그리고 2명의 자매와 함께 시카르푸르(Shikarpur)지구에 있는 달칸(Darkhan)이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8월 첫째주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확성기로부터 처음 홍수경보를 듣고 수메이라의 가족은 카이르푸르(Khairpur) 마을로 긴급히 대피해야만 했습니다. 길가 위에서 며칠밤을 지샌 후에 그들은 파키스탄 지방정부와 세이브더칠드런의 협력으로 설립된 카이르푸르 미르 텐트시티(Khairpur Mir tent city)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수메이라 가족처럼 파키스탄 각 지역에 살던 수천명의 가족이 그들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습니다. 현재 시카르푸르 지구 캇차지역(Katcha, 인더스강 지류 사이에 위치)에 있는 200개 이상의 마을이 홍수로 물에 잠겨있는 상태입니다. 수메이라와 그녀의 가족은 이처럼 사상 최악의 홍수에 대한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난 사람들 중 일부입니다. 어떤 이들은 구호캠프에서 적응하며 사는 한편, 다른 이들은 아직도 친척들과 함께 도심에 있는 대피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더욱이 어떤 이들은 인더스 강 주변의 고립된 제방위에서 온 종일을 머물러야하는 상황입니다.


사진/ 수메이라(Sumaira, 10살)와 그녀의 가족의 모습.

수메이라는 말했습니다. 이제 홍수가 곧 들이닥칠 것이므로 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왔어요. 우리는 겁을 먹었죠. 그러나 옆집에 살던 두 가족은 홍수는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말했어요, 사실 우리는 이런 경보를 해마다 들어왔기 때문이죠. 따라서 그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 후 몇 시간도 채 안되어 엄청난 규모의 홍수가 마을에 들이닥쳤어요. 그러나 이미 그 때는 짐을 챙길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었어요. 물이 이미 무릎까지 차올랐거든요. 우리는 결국 음식도, 피난처도, 옷도, 장난감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어요. 

우리는 빈손과 맨발인 채로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홍수를 피해 가능한 한 빨리 달려야 했기 때문이죠. 그런 와중에서도 물은 무릎을 넘어 엄청난 속도로 차올랐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가까스로 피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후 우리가족은 밤을 새며 계속 걸었고, 아침 일찍 몇시간은 길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 곳은 고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홍수피해로부터 안전할 거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어요. 또 매일 수천 대의 자동차들이 이 도로를 지나다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반드시 우리를 발견하고 도와줄 것이라고 하셨죠. 그러나 우리의 이런 기대와는 달리 길에는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배고픔은 한계에 다다랐고, 이처럼 절망스러운 상황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길 저쪽에서 한 트럭이 오는 것을 보았죠.

수메이라의 아버지는 트럭운전기사에게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는지 부탁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간곡히 부탁하셨지만 운전기사는 우리 모두를 태우고 갈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무릎까지 꿇으시고 애원하고 또 애원하셨어요. 결국 운전기사는 우리가 트럭에 탈 수 있도록 허락했죠.

운전기사는 수메이라 가족을 카이르푸르 지구의 한 작은 마을인 테르히(Therhi)라는 곳에 내려주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날 수메이라 가족은 그곳에서 이재민에게 식량 및 대피소를 제공하는 단체를 찾았습니다. 그들은 캠프로 달려가 이재민 리스트에 이름을 등록하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까지 수메이라 가족이 찾게된 이 텐트시티에 온 이재민에게 의약품과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진/ 수메이라의 어머니 하자니(Hajani)가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

수메이라는 그녀 생애의 대부분을 텐트시티에서 보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과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일을 했습니다. 그녀가 집을 떠날 당시를 회상할 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홍수가 발생했을 때, 그리고 홍수가 그녀 가족과 집과 마을을 덮쳤을 때 어떻게 피신했는지를 설명하면서 그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텐트시티에서 수메이라 가족은 충분한 식량과 의약품 및 생필품 등을 제공받고 있지만, 이는 단지 일시적인 대책일 뿐임을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 이전과 같이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며칠 전, 수메이라의 아버지는 예전에 살던 집을 다녀온 후 이제는 물이 1피트 이하로 내려갔음을 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에 수메이라의 부모님은 텐트시티에서 이동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옷을 입히기 위한 자금조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홍수가 이미 경작할 땅을 파괴해버렸기 때문에 수메이라의 아버지가 다른 일을 찾을 때까지 그녀의 가족은 텐트시티에 더 머물러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곧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파키스탄 지방정부가 수메이라 아버지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수메이라 가족이 앞으로 2주 안에는 예전에 살던 마을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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