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원후기] 우리 집은 -5℃, 아이들의 파란 겨울
국내사업
2024.04.05
공유하기

산속 외딴 집 한 채. 그마저도 비닐하우스를 개조해서 만든 집에 하린이(가명)와 서린이(가명)가 살고 있습니다. 단열이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견딜만한 추위도 한파로 바뀝니다. 실제 집 안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아이들 주변이 온통 파란색이었습니다. 표면의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온도가 낮을수록 파란색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하린이와 서린이 (아동 보호를 위해 대역을 사용했습니다.)


이혼 후 연락이 되지 않는 부모님 대신 두 자매를 맡아 키운 할머니는 작년에 사고로 허리를 다쳐 일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먹고사는 게 빠듯해 겨울이면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를 트는 것도 망설여졌습니다.

작년 겨울이 시작될 즈음, 하린이와 서린이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후원자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덕분에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방용품을 비롯해 하린이 서린이 가정에 필요한 물품까지 함께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하린이와 서린이뿐만 아니라 국내 아동 496명의 파란 겨울도 따뜻한 색으로 바뀌도록 옷과 전기매트, 이불, 히터 등 난방용품을 전달했습니다.




기름값 걱정 없이 보낸 겨울

지난겨울 어떻게 보내셨냐는 질문에 하린이네 할머니는 덕분에 잘 지냈다는 말씀을 연신 하셨습니다.

도와주셔서 저희 겨우내 잘 지냈어요. 기름도 지원받고, 간식거리랑 과일도 보내주시고. 골고루 맛있는 걸로만 다 해서 보내주셨더라고요. 소고기가 비싸잖아요. 소고기도 부위별로 골고루 다 보내주시고. 진짜 풍족하게 잘 먹은 것 같아요. 덕분에 얼마나 잘 지냈는지 몰라요. 그리고 냉장고가 여름이 되면 물이 줄줄 흘러서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이번에 아주 좋은 걸로 사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진짜 큰 혜택을 받은 것 같아요.


하린이 서린이네 지원한 식료품과 냉장고


여러 가지를 받았지만 할머니는 그중에서 난방유를 지원받은 게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전에는 애들이 목욕할 때 뜨거운 물 많이 틀어서 걱정했었거든요. 정부에서 기름 지원해주긴 하는데 재작년에는 많이 부족했죠. 애들한테 기름값 모자란다고 물 아껴쓰라고 잔소리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런 소리 없이 진짜 잘 지냈어요. 애들이 뜨거운 물 잘 쓰고 잘 살았어요. 요새는 따뜻해져서 낮에는 보일러 꺼놓고 목욕할 때 켜고 밤에만 한 번씩 돌리고 그래요. 지난번에 기름 한번 넣어서 그걸로 가을까지 쓸 거예요.”


아이들은 겨울옷을 제일 좋아했다고요.

“옷도 애들 입는 긴 잠바 신형으로 사주셔서 겨우내 따뜻하게 잘 입고 다니고 크게 어려움 없이지냈어요. 다른 애들은 옷 좋은 거 입고 다니는데도 우리 애들은 그렇지 못하니까. 그런데 이번에 메이커로 사주시고. 애들 옷 받았을 때 좋아서 난리였죠. 굉장했죠. 둘째는 아직 어려서 옷에 대한 걸 모르는데 첫째는 입어보고 싶었던 건데 좋은 거라고 메이커라고. 좋아서 아주 펄쩍펄쩍 뛰었어요. 어떻게 말할 수도 없이 진짜 고맙고 감사했어요.”


하린이 서린이에게 지원한 겨울옷과 신발


평소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서 손녀들 돼지고기를 먹이고, 여름에는 아낀 돈에서 또 아껴서 겨울을 대비했던 할머니는 따뜻한 집에서 손녀들을 배부르게 먹일 수 있어서 지난겨울 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두 아이를 건강하게, 앞으로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놓을게요. 제가 살아있는 동안. 그게 소원이에요.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너무너무 진짜 고마웠어요. 이렇게 좋으신 분들이 많다는 걸 몰랐어요.


아픈 몸으로 혼자서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막막함을 용기로 바꾸기까지는 후원자님들의 힘이 컸습니다. 누군가가 함께해 준다는 것, 멀리서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어붙은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렸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민우의 기분 좋은 겨울을 만든 옷 한 벌

민우(가명)네 아빠는 겨울이 오면서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갑자기 5cm 이상 커버린 민우에게 맞는 옷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민우가 외출복이 많이 없었어요. 근데 저희 생활이 아주 어려워서요. 제가 병원에 많이 가요. 눈 한쪽에는 장애가 있고 당뇨약, 혈압약을 먹어야 하지요. 발바닥에 염증이 있고 무릎이랑 허리가 아파서 잘 못 걸어요. 그래서 내가 일하는 데 다섯 번인가 가서 빠꾸당해(거절당해) 가지고 왔어요. '가이소 가이소' 해가 일 몬합니다. 마음은 한 푼이라도 벌어볼라고 해서 '한 오만원이라도 주면 안 돼요?' 하면 안된다고 해서. 옷 못 사줬을 때는 마음이 많이 아프지요."


민우에게 지원한 겨울옷


아빠는 민우가 평소에 사고 싶었던 브랜드 매장에 가서 옷을 한 벌 샀습니다. 그게 아빠의 겨울을 얼마나 기분 좋게 했는지 모릅니다. 자기가 입고 싶던 옷을 고르면서 민우도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아빠 고마워. 아빠 돈도 없는데”라면서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빠는 후원자분들께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습니다. “도움을 받으니까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표현을 못 하죠. 요즘 세상에는 특히 얼마나 고마운지요. 그분들한테 찾아가서 인사라도 꾸벅꾸벅 하고 싶은데 알 수도 없고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렇잖아요. 민우도 커서 이웃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키울 거예요.”




갑작스러운 어려움에도 아이의 겨울을 챙길 수 있도록

엄마는 발목 수술, 배달 일을 하던 아빠는 오토바이 사고로 윤지(가명)네는 가뜩이나 어려웠던 가정 형편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발목 수술한 후에 벌이가 시원찮았어요. 수술할 때 신경까지 건드렸는지 지금도 많이 걸으면 아파요. 남편이 배달하다 사고가 나서 같이 돈을 못 버니까 카드값도 밀리고 월세도 밀려서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윤지에게 지원한 겨울옷


하루가 다르게 크는 윤지의 겨울옷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윤지에게 겨울 옷을 지원해준다는 이야기가 엄마와 아빠에게는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윤지 잠바를 구입해야 할 상황인데, 지원해 주셔서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너무 좋은 옷이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지난겨울, 하린이와 서린이, 윤지와 민우를 포함해 전국 곳곳 496명 아이들에게 저마다의 행복한 이야기들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엄마가 요즘 우리를 학교에 보내시고 바로 일을 가셔서 밤늦게 들어오세요. 엄마한테 옷을 사달라는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먼저 필요한 걸 물어봐 주시고, 우리랑 같이 골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따뜻한 패딩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겨울에 친구들이 따뜻한 롱패딩을 입고 다닐 때마다 저도 너무 입고 싶었는데, 선물해 주셔서 행복해요. 이번 겨울에는 롱패딩 열심히 입고 다닐 거예요. 그리고 아끼고 깨끗하게 입고 다니다가 제 동생한테 물려줄 거예요.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하고 발도 따뜻하다고 하네요. 학교 갈 때 신고 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준다고 합니다. 너무 좋아합니다. 그리고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겨울 아이들 신발 내심 걱정하였는데 소중한 선물까지 해주시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지원한 겨울옷과 겨울이불, 전기매트


외투 한 벌, 신발 한 켤레, 전기 매트 하나. 겨울의 추위에 정면으로 맞설 만큼 대단한 물건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응원이 아이들의 마음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봄이 오기까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따뜻한 손길을 모아주신 후원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린이 서린이 가정 지원 내역


2023년 난방비 지원내역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