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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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큼 큰 집을 지어 할머니에게 선물할게”, 그 후
국내사업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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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남해 항구 마을. 학교에서 돌아온 진하(8살)는 좁은 방에 앉아 텔레비전을 봅니다. 동네에는 진하와 같이 놀아줄 또래 친구가 없습니다. 혼자 놀기도 지친 진하는 할머니 옆에 앉아 작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조개 까는 시늉을 합니다. 부르튼 손으로 쪼그리고 앉아 조개를 까던 할머니는 손을 멈추고 진하를 바라봅니다. 진하 엄마는 돌도 되기 전 집을 나갔고 아빠는 잊을만하면 집에 와 할머니를 괴롭힙니다. 진하가 사는 세상엔 할머니가 전부입니다.


지난 6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진하네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소식을 접한 많은 분께서 안타까운 마음에 정성을 담아 보내주셨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은 진하의 여름옷과 겨울옷을 구입하는데 쓰였으며, 생계비와 주거환경개선비를 지원했습니다. 추운 겨울에 대비해 보일러 기름도 함께 지원했습니다. 후원자님께서 보내주신 진심 어린 응원은 진하와 할머니께 바다만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조개 까는 일


진하네를 다시 찾은 날도 할머니는 조개를 까고 계셨습니다.


조개 까면 한 자루에 얼마 받아요? 저거 한 자루 까면 만원인데 (올) 여름에는 (깔 조개가 없어서) 두 달 못했어. (밖에 있는 조개) 저거 오늘 까면 끝이라. 날이 추워져 일이 없는 거예요? 아냐, 겨울에도 있어. 그냥 있다 없다 하니까. 한 달 수입이 어떻게 돼요? 한 달에 한 30(만원) 정도? 20(만원)벌 때도 있고. 조개 얼마나 까야 그만큼 벌어요? 한 자루 까는 데 5시간 걸려. 잘 까는 사람은 3시간 걸린다는 데……. 난 손목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하니께(하니까), 어떨 땐 6시간도 걸리고. 한 개라도 까야 우리 진하 꽈자(과자)라도 한 개 더 사줄 수 있고. 남의 돈 한 푼이라도 갚을 수 있고.



마음의 빚


확 달라진 집 앞


월세 지원 받은 후로 빚 많이 갚으셨다고 들었어요. 응. 요래 있었는데(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며, 500(만원) 인자는 시(세) 개 반 남았어. 세 개 반이요? 인자 350(만원) 남았어. 기분 좋으시겠어요. 응, 좋아. 조금이라도 갚아서 한시름 놨고. 내 마음이 쫌 편햐(해). 남들이 도움을 많이 줬어. 내가 아(애) 보고 하는 소리가 ‘할머니 죽고’ ‘할머니 안 죽어’ ‘할머니 없어도 이 다음에 뒤돌아보는 사람 되거라’ 내 항상 그 소릴 해. (잠시 침묵)  어떻게 빚 갚을 생각을 하셨어요? 선상님(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 월세 주는 돈으로 월세 내고 조개 까서 돈 생기면 그걸로 빚 갚으면 어떻겠냐 카드라고(하더라고). 돈 생기는 대로 갚고. 조개 까가 남는 돈으로 빚 갚고.



할머니와 문



지원 전, 부서진 방문.                                                                                                      지원 후.


집 어디 수리했어요? 문하고, 도배, 창문(새시) 다 해줬어. 방문은 내가 달아달라 그랬더니 달아줬고. 뭐가 가장 달라졌어요? 밝아서 좋고 훈기가 있어 좋아. 벽에서도 바람이 많이 들어왔거든. 단열이 돼서 따땃혀(따뜻해). 다 해줬어. 내가 정말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진하도 많이 좋아했어요? 저기 진주 사는 지 이모할머니한테 전화해가 ‘이모할머니, 방 다 해놨다. 놀러 와라’ 그러고 자랑을 하드라고. 수리한 곳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예요? 문 바꾼 게 제일 좋아. 문이 뿌서져서(부서져서)……. (침 한번 삼키며) 문이 제일 좋아요. 이 문이요? 응(고개 끄덕이며). 왜요? 문이 빠개져(부서져) 있어서. 사람들이 오면 창피했어. 현관문 열어 놓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보잖아. 문이 왜 이렇게 된 건데요? 이 집 지어가 들어왔는데 돈 내놓으라고 아(애) 아부지(아버지)가 와 문 부숴놓고 갔어. 집주인 오면 만날 눈치 보고 그랬어. 문 부서진 지 얼마나 됐는데요? 일 년? 일 년이 아니고, 몇 년 됐지. 야(애)가 태어나기 전이니께(전이니까), 10년은 됐을 껴(거야). 문이 바뀐 게 그렇게 좋으세요? 응, 좋아. 난 문 바뀐 게 젤로 좋아.



집 수리 후, 환하게 밝아진 집 안.


벽지를 새로 바꾸고 있습니다.


수리된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



진하의 하루


(위부터 아래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지원한 겨울옷, 여름옷, 평상복 등


진하 밥은 잘 먹어요? 밥순이라 삼시세끼 꼭 먹어야 한데(한다). 아(애)가 활동량이 많아 살이 안 쪄 그렇지. 밥은 꼭 챙겨 묵어 다행이야. 진하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몇 시예요? 저녁 6시 정도 돼. 6시요? 학교에서 몇 시에 끝나는데요? 학교 끝나고 방과후 했다가 공부방 갔다가, 저기 어디여 그 어디 센터(지역아동센터)갔다, 태권도장 댕기오면(다녀오면) 6시여. 학교 혼자 댕겨서(다녀서) 걱정했는데 안 가겠단 소리 한 번을 안 햐(해). 진하 혼자 학교에 가요? 학교 처음 갔을 땐 내가 데려다 주고 데려왔어. 여서(여기서) 학교까지 왔다 갔다 하는 데 한 시간 걸려. 내가 아파하니까, 아(애)가 ‘할머니 내 혼자 갈게, 가’ 그러드라고(그러더라고). 그때부터 지 혼자 학교 댕겨. 미안허지(미안하지).



고마움


침대 위에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지원한 이불세트가 깔려있습니다.


곧 추워지는데 진하 겨울 외투는 좀 있어요? 옷도 다 사줬어. 옷 많이 사줬어. 겨울 잠바도 사주고. 공부방에서 할머니가 키워도 옷 잘 입고 다닌다고. 보일러는 아직 안 틀었죠? 응, 아적(아직) 안 추워서. 할머니, 곧 날 추워지면 보일러 기름도 보내 드릴 테니 아끼지 말고 보일러 틀고 따뜻하게 지내세요. 보내드린 이불하고 베개 세트도 아끼지 말고 쓰시고요. 이리 도와줘서. 방도 이리 도와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내는 항상 감사하고, 고맙고. 진짜 감사하고 고마워요. 이 방이 진짜 안 좋았거든. 다 해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햐(감사해). 앞으로도 필요한 거 있으면 (세이브더칠드런) 선생님들께 꼭 말씀하세요. 이미 많이 도와줬어. 오다가다 ‘할머니 진하는 예?’ 그라며 잘 지내는지 함 디다보고(들여다보고). 말 한마디라도 좋게 해주고. 내 혼자 키우면 그렇게 몬 해(못 해). 도움 많이 받지. 아(애) 한번 쓰다듬어주는 거……. 내는 그런 게 참 고마워. 이 만치 도움 받는 것만 해도 감사하고, 고맙고.


※ 지원내역

구분

집행내역

금액

생계비(월세)

200,000×6달

1.200,000

주거환경개선비(주택개보수)

2,000,000×1회

2,000,000

의류비(여름, 겨울 옷)

패딩자켓, 패딩조끼, 트레이닝복, 긴팔티셔츠 등 12회

350,000

생계비(이불/베개 세트)

150,000×1회

150,000

생계비(보일러 기름)

200,000×1회

200,000

총액 

3,900,000


추가지원예정

구분

집행내역

금액

생계비(월세)

200,000×3달(1월~3월)

600,000

총액 

600,000



국내 저소득가정 아동지원 사업

세이브더칠드런은 질병, 자연재해, 가족 구성원의 사망, 갑작스러운 소득 중단으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아동과 가족을 돕습니다. 지원이 필요한 아동과 가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즉각적인 지원을 통해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내 저소득가정 아동의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을 지원합니다. 관심 갖고 함께해주신 모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정림(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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