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감자로 '나눔'을 '틔움'
사람들
2016.07.21
공유하기

                               


감자로 '나눔'을 '틔움'



자신의 힘과 노력, 정성을 들여 봉사하는 기쁨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가들과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중략)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감자를 키워 수확해서 판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수익금을 보내드리니 우리 아가들의 바람을 담아 좋은 곳에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두창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 김은영-



지난 6월, 세이브더칠드런에 17장의 그림 편지와 함께 아름다운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이 그림 편지의 주인공은 용인시에 있는 두창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감자’를 심기로 ‘결심’하던 날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두창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올해 어떤 작물을 키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작년처럼 농사를 지어 수확한 작물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을 판매해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담임인 김은영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 소개된 아프리카와 네팔 아동의 영상을 보여주며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김은영 선생님: 작년까지는 감자를 키워서 우리가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가져가지 않고 팔아서 좋은 일에 쓰면 어떻겠니? 했는데, 우리 아가들이 너무나도 착한 게 흔쾌히 하자고 하더라고요. 힘들 텐데 잡초도 뽑고 물도 주고 하면서 견딜 수 있겠어요? 했는데도 ‘네’ 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감자를 팔아서 간식을 사 먹거나,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살 수도 있지 않았냐고, 왜 흔쾌히 “네”라고 대답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조금 놀라운 대답을 들려주었습니다.


강인혜 학생: 어려운 친구를 도우면 제가 기분이 좋아요. 저희는 잘살잖아요.
권가영 학생: 농사를 시작하면서 친구를 도울 수 있는 기쁨이 가장 먼저 느껴졌어요.
권율희 학생: 우리보다 못사는 친구들이 있어서요.

                    우리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는 것보다 그 친구들이 그 돈으로 더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김민우 학생: 선생님이 기부하자고 했을 때 영상을 보고 친구들이 가여워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범진 학생: 간식이나 장난감은 우리 용돈으로 살 수 있지만,

                    우리가 힘들여서 키운 거로 아프리카 친구들을 학교에 갈 수 있게 하거나 해주고 싶었어요.
김영찬 학생: 맛있는 과자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감자를 팔아서 기부하는 거 아깝지 않았어요.
나주찬 학생: 거기보다 우리가 가진 게 더 많아서요.
박이채 학생: 좋은 일들은 다 같이 해서 아프리카 친구들을 다 같이 도울 수 있으면 좋잖아요.
손민규 학생: 아프리카 친구들이 엄마도 아프고, 아기들도 아프니까 결심했어요.
이태현 학생: 학교에 못 가서 불쌍하니까요, 저는 학교 나오는 게 좋거든요.
윤수빈 학생: 나는 가진 것이 많으니까 당연히 양보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힘들었지만 재미있던 시간


감자 농사를 짓기로 한 아이들과 선생님은 4월 교내 텃밭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5~6월에는 매주 아침 산책을 다녀오면서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주었습니다. 매주 뽑아도 잡초는 언제나 무성하게 자라있었습니다.




“재밌기만 했어요”


농사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 곳에 모여 앉아 있던 권가영, 김시안, 고은빈 학생이 합창하듯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이들 앞에 자리 잡고 있던 김진효 학생이 끼어들며 말합니다.


“잡초 뽑을 때는 힘들었어요.”


많이 힘들었냐고 묻자,


“아니요, 조금 힘들었어요. (집게손가락 두 개를 오므리며) 조금”





바로 그 ‘감자’ 팔던 날


6월 21일 감자를 수확해 21~22일 양일간 무인판매대를 운영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모금함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감자를 팔아 아주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초초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들려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Q. 감자 팔던 날 무슨 생각이 들었어요?
손민규 학생: 감자를 많이 팔아 친구들을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많이 사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Q. 팔리지 않은 감자들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어요?
손민규 학생: “제발, 사 가라!”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못 팔면 불쌍한 친구들이 아플 텐데…”
Q. 마지막 감자가 팔릴 때 기분이 어땠어요?
손민규 학생: 감자를 팔아서 기뻤어요.
Q. 마지막 감자를 사 가는 손님에게 해준 말이 뭐였어요?
손민규 학생: “‘우리 감자를 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했어요”


손민규 학생에게 빨간염소가 새끼를 번식해서 옆 마을로 보내지고 그 새끼의 새끼가 또 옆 마을로 보내질 것이라고 설명하자, 민규는 조그만 목소리로 설렌다고 했습니다.




‘다음’을 이야기하는 ‘나눔’


아이들에게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농사를 짓고 싶은지 물었더니 고구마, 복숭아, 토마토, 오이, 자두 등 그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다음에도 농사를 지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다연 학생: 다음에도 선생님이 하자고 하면 또 할 거예요.


모든 아이의 대답이 같았습니다. 왜 그러고 싶은지 궁금해졌습니다.


김범진 학생: 다음에는 고구마를 키워서 판매해 기부하고 싶어요.

                    한 번 해보니깐, 재미있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깐 도와주고 싶어서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감자를 직접 키워서 판매한 금액을 기부해본 적이 없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권율희 학생: 기부를 해서 누구를 도우면 뭔지 모르는데 기분이 되게 좋아!

김범진 학생: 한 번 해보고 재미있으면 한 번 더 해봐, 그러면 재미있는지 없는지 알게 될 거야!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도움이 필요한 아프리카 친구들을 위해 열심히 감자를 키우고 판매해 기부해 준 두창 초등학교 2학년 친구들(이태현, 권율희, 이다연, 나주찬, 박이채, 손민규, 강인혜, 임단아, 김범진, 박현진, 김영찬, 권가영, 김시안, 고은빈, 김진효, 윤수빈, 김민우)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두창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정성으로 모인 수익금은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에 후원됐으며, 아이들의 손 그림 편지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니제르 사업장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따뜻한 나눔에 대해 전하고, 해외 아동의 생계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가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우리 선생님’


인터뷰 내내 김은영 선생님은 두창 초등학교 2학년(9세) 아이들을 ‘우리 아가들’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요청을 드렸을 때도 ‘우리 아가들은 정말 아가들이에요. 고학년 형들이나 누나들처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라며 걱정을 했습니다. 2학년 아이들은 정말 아가들이었습니다. 다른 봉사를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봉사가 뭐냐는 얼굴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하지만, 이 아가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친구를 위해 나눔을 결심했고, 나눔을 위해 열심히 감자를 키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아가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


“이 일련의 활동을 통해서 나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나의 정성과 시간을 조금 들여 누군가를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농사를 지을 때 있었던 일이에요. 아가들이 저에게 ‘선생님, 이거 감자 팔면 얼마나 남을까요? 한 집은 도울 수 있어요? 그 친구들이랑 그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어요?' 라고 물었어요. ‘그럴 수 있어요. 우리가 지금 조금 힘들지만, 우리의 조금 힘든 노력으로 그 친구들의 가정은 아주 행복할 수 있어요.’ 라고 얘기해줬는데 아가들이 이걸 모두 받아들였고, 이걸로 모두 행복해하고 있어요. 우리 아가들이 자랐을 때 ‘기부란, 봉사란, 나눔이란, 이런 것이었지’ 라고 되새길 수 있고, 어른이 돼서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감자가 다 팔리고 나서 ‘그러면 두 가정이 행복한 거예요?’ 라면서 행복해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이정림 (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김은영 (두창 초등학교 2학년 담임 교사)

기획 김보겸 (후원개발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