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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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아프리카 희망歌① 바마코 말리 국제 공항에 도착하다
사람들
200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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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정신이냐?”

요 한 달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까지 평범하게 살던 녀석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아프리카를 가?”
흠…… 그렇군요. 잠시 제 인생을 돌이켜 보니, 저는 딱 ‘적당히’ 살 팔자였습니다.

모나지 않은 성적으로 대한민국 정규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또 모나지 않은 대기업에 입사해 있었으니깐요. 이제 여우 같은 마누라와 자식 토끼들을 끼고 오손도손 살 궁리를 해야 할 판에…… 아프리카라니?!

제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에 솔직했던 것뿐 인데, 지인들에게는 꽤 충격적이었나 봅니다. 뭐. 어쨌거나 낙장 불입. 회사에는 사표를 냈고, 마음은 이미 구 만리 아프리카 땅에 덜렁 떨어져 버렸으니, 이제 내 한 몸 챙겨 말리로 떠날 준비에 다른 생각을 할 경황이 없네요.

인천 공항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와 작별하고 나니 제 마음도 살짝 미어집니다. 갑작스레 잘 다니던 회사 그만 두고 아프리카 간다는 아들에게 그 동안 내색 하지 않으셨지만 막상 오지로 아들을 떠나 보내시기가 힘드셨겠죠.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렇게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의 오지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긴, 저도 Save the Children 직원이 되기 전까지는 말리가 아프리카 대륙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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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는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구분되는 말리 공화국 (République de Mali)은 북으로는 알제리(Algeria), 서쪽으로는 세네갈(Senegal), 남쪽으로는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와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등과 맞닿아 있는 내륙 국가입니다. 전체 면적은 1,248,574 ㎢ 으로 대한민국의 12배에 해당하는 크기이지만, 국토의 반 이상이 사막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오늘날도 사막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며, 2005년경에는 서부 아프리카 일대를 휩쓴 극심한 가뭄으로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UNDP의 인간개발지수 에서 178개국 중 173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말리의 평균 일인당 국민 소득은 연 40만원으로 다수의 국민이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1,000명 중 191명의 영유아가 손쉽게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Save the Children Korea는 KOICA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 지원사업자로 선정되어 매칭펀드로 이 같은 가혹한 현실을 치유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시카쏘(Sikasso)지방 내 요로소(Yorosso) 지역의 총 96개 마을에서의 영유아 사망률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이 프로젝트는 향후 5년간 지역사회 의료설비 신축 및 모성아동센터 재건,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행동 변화까지 아우르는 야심 찬 계획입니다.

인천에서 프랑스 파리로, 그리고 파리에서 문명 세계와의 작별을 마치고 바마코(Bamako) 행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스페인을 지나 지중해로 젖어 드는 우리 비행기! 수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르른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어디가 바다고 하늘인지 구분을 할 수 없습니다. 드디어 저 너머로 아스라이 아프리카 대륙이 보입니다. 유럽의 고풍스러운 성들과 살가운 해변 휴양지의 모습을 차마 지우지 못한 채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기대는 한껏 부풀어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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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현실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끝도 모르고 펼쳐지는 황량한 벌판과 험준한 산맥, 그 위로 드문드문 놓인 인가 몇 채가 전부입니다. 과거 찬란한 문명과 풍요를 뽐냈던 아프리카. 근대에 들어 외부 세계에 수탈 당하고, 이제는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아직도 절망의 그림자만이 짙게 드리워진 대륙. 이곳에서도 어딘가 피우고 있을 희망과 미래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

어느덧 파리를 출발한지 5시간 30분이 흘렀네요. 바깥은 칠흑 같이 어두워져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기체에 말없이 몸을 맡기고 있는데, 밑에서 전해지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주변에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아서 착륙하기 전 필요한 마음의 준비를 못했습니다. 비행기 앞에 마련된 계단을 내려오니 털털거리는 공항 버스가 마중 나와 있습니다. 금새 내 앞에 서있는 바마코 국제공항. 말은 국제공항이지만 경황이 없어서 일까요? 제 눈에는 ‘Arrival’ 표시가 붙어있는 사각형 건물 하나 밖에 안보입니다. 비행기 한 대 들어왔을 뿐인데 공항 내부는 이미 북새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기 위한 줄이 공항건물 밖에까지 일렬로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도대체 줄이 줄어들지 않아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보니 저 앞에서 덩치 큰 직원 한 분이 사람들의 비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천-파리 비행기에서 대거 챙겨온 김치가 가방에서 모두 터져버린 관계로 쉰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기는 하지만 잘못한 건 없는데……

괜히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프로젝트,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시즌2, 
여러분이 떠 주신 모자가 전달 될 바로 그 곳, 말리에서 보내온 두 남자의 이야기

 *Kai와 효민아빠는 아프리카 말리의 세이브더칠드런 사업장에서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 사업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네칸 말리, 네칸 아프리카(My Mali, My Africa)란 제목으로 이어질 효민아빠와 Kai의 이야기!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말리의 5세 미만 영유아를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 사업안내>

대상 : 사헬지대 남쪽지방에 위치한 시카쏘(Sikasso)지방 내 요로쏘(Yorosso)지역

기간 : 2008년 9월 ~ 2013년(총 5개 년) 

수혜대상 :
요로쏘 지역 내 45,215명의 5세미만 영유아, 요로쏘 지역 내 40,485명의 가임여성, 
요로쏘 지역 내 95개 마을 내 보건의료시설, 보건의료 관계자 및 종사자,
95개 마을의 196,588명의 지역사회주민에게 향상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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