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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대거 유입 - 이라크 도미츠 난민촌의 여성 이야기 ①
사람들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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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대거 유입- 이라크 북부 도미즈 난민촌의 여성 이야기 1

시리아 여성인 말리카(26) 씨는 이라크 북부 도훅(Dohuk)에 있는 도미즈(Domiz) 난민촌에 살고 있습니다. 말리카 씨는 텐트 세 개를 모아 한 집로 만든 이곳에서 새어머니 아비나(50) 씨와 두 고모, 이곳에서 만난 여성 사라(34) 씨, 이들의 아이들까지 12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말리카 씨에게는 생후 13개월 된 사이완(가명)과 루샤르 (가명, 3세), 파티마(가명, 4세) 세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이곳에 부족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말리카는 그 중에서도 깨끗한 물이 가장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수돗물조차 냄새 나고 잿빛이 돌아요. 아이들이 노는 곳도 깨끗하지 않고요. 그래서 하루 종일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돌보아야 하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 필요한 물을 어떻게 구할지 그리고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지 고민하지만 먼지가 많은 난민촌에서는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에요.”


사진/ 시리아에서 전쟁을 피해 이라크 북부의 도미즈 난민촌으로 온 말리카 씨의 세 아이들.               
           왼편부터 사이완(1), 루사르(3), 파티마(4). 말리카 씨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곳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말리카 씨네 가족이 이곳에 온 것은 지난 2012년 9월. 어느덧 한 해 가까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 환경에는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저희는 먼지와 더럽고 고여있는 물을 피하기 위해서 가급적이면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 막내 사이완(1)이 텐트 밖에 있는 시커먼 물 웅덩이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구사일생으로 아기를 살렸어요. 난민촌 근처 마을에는 깨끗한 수돗물이 나와요. 아는 지인이 있어서 가끔 거기서 목욕을 하거나 옷을 빨기도 해요. 여기 난민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이곳 환경은 굉장히 좋지 못해요. 사이완에게 염증이 있는데 먼지와 더러운 물 때문에 낫지를 않아요. 첫째 딸 파티마(4)의 목도 많이 부어있어요. 캠프에서 산 이후 저희 가족 모두 습진과 두드러기로 고생하고 있어요. 벌레도 너무 많고 특히 전갈 때문에 걱정이에요.”

내전이 발생하기 전까지 말리카 씨는 크게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말리카 씨는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우리는 살아 있으니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예전 삶에 대한 그리움을 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시리아에서 안전하고 유복했던 예전 삶이 이제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요. 그래도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때는 행복하고 편안했어요. 여기 난민캠프는 너무 달라요. 전쟁이 일어나기 전 고국에서는 모든 것을 사서 쓸 수 있었죠. 곡물이든 과일이든 뭐든 먹고 싶으면 사먹을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그럴 수 없어요. 의료 인력도 많이 부족해요. 시리아에서는 아프면 좋은 병원에서 바로 치료 받을 수 있었어요. 여기서는 불가능하죠.”


사진/ 빵을 빚는 말리카의 새어머니 아비나 씨.                                                                           
말리카 씨네 가족은 이웃과 힘을 모아 난민촌 생활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말리카 씨네 가족은 하루 빨리 시리아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이곳 삶에 소홀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것 하나 넉넉하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럴수록 말리카 씨의 새어머니 아비나 씨는 이웃들과 힘을 모으고 서로 기대면서 이곳 생활을 꾸려갑니다..
“이곳에서는 이웃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요. 만약 누가 밀가루가 생기면 저에게 가져다 줘요. 그러면 제가 그 밀가루로 빵을 구워서 나눠 갖지요.“


사진/ 말리카 씨의 첫째 딸 파티마(오른쪽)와 함께 사는 아이들. 이라크 북부 난민촌에 살고 있는        
  말리카 씨는 텐트 세 개를 모아만든 집에 새어머니 아비나(50) 씨와 두 고모, 이곳에서 만난
여성 사라(34) 씨와 이들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웃 친구들은 ‘아이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안전한 공간에서 놀고, 배우고 쉴 수 있도록 도미즈 난민 캠프 두 곳에 아동 및 청소년 친화 공간(Child-and Youth Friendly Spaces)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이외에도 정서 및 심리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말리카 씨의 첫째 딸 파티마도 새로 생긴 아동친화공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아동친화공간에 가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 그곳에 있으면 정말 즐거워요. 거기에는 자전거 말고도 장난감이 많아요. 난민촌에서 제일 좋은 곳이에요.”

이웃 집의 자노(4세)도 파티마와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아동친화공간이 정말 좋아요. 거기에는 장난감도 많고 친구들과 놀 수도 있어요. 새로 사귄 친구들도 있어요. 선생님께서 가끔 오렌지 주스도 주고 장난감도 주세요. 정말 좋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외에도 난민촌 내 아동친화공간과 각 텐트에 위생용품을 제공할 예정이며 8월 말부터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위생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난민 가족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인물을 가명으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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