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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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이버] 함께 만들어가는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
사람들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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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난 오후. 부모님이 일하느라 집에서 홀로 TV 만화를 보던 8살 다혜(가명)는 배가 고파졌습니다.
다혜는 어제 먹은 호박차가 생각나서 전자레인지로 물을 데웠습니다.

다혜가 물이 담긴 컵의 뚜껑을 열려는 순간, 안에서 부글거리던 물이 한꺼번에 ‘펑’ 소리를 내며 튀어 올랐습니다.
뚜껑을 열려던 다혜의 손에도 끓는 물이 잔뜩 튀었습니다. 다혜는 아파서 눈물이 났지만 손을 씻어야 할지,
연고를 발라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혜처럼 아동이 보호자 없이 혼자, 또는 아동끼리만 있을 때는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혜의 경우처럼 어린 아동을 보호자 없이 홀로 남겨두는 것 역시 아동 방임입니다. 나아가 아동에게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필요한 돌봄을 제공하지 않는 것 역시 아동 방임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 방임은 발생하는 아동 학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신체적 학대보다 발생빈도가 훨씬 높지만 아직까지 그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임도 아동학대에 해당된다는 사실과 그 위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의 대학생 아동권리 지킴이인 영세이버 아동보호정책팀이 출동했습니다. 어떤 활동을 했는지 한 번 볼까요?

Step 1. 가장 도와주고 싶은 어린이는 누구인가요?


사진/ 스티커 붙이기 코너에서 ‘아동을 가장 도와주고 싶은 장면’에 스티커를 붙여보는 활동을 진행하는
영세이버 윤현웅(26, 가운데), 황우선(26, 오른쪽 위)                                                   

지난 5월부터 여의도 공원을 비롯한 캠페인 현장을 찾은 아동에게 영세이버는 방임되는 아동이 겪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상황1. 8살 혜수는 매일 같은 옷만 입고 다녀 몸에서 냄새가 나요.

상황2. 집에 혼자 있던 7살 수연이는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 엄마한테 알리고 싶었지만, 
         엄마 전화번호를 몰라서 연락하지 못했어요.


상황3. 오늘은 학교가 쉬는 토요일! 하지만 2학년 용수는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놀아요.


상황4. 엄마는 현주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했지만 엄마는 이번 주도 회사에 바쁜 일이 생겨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그래서 현주는 슬퍼하고 있어요.


상황5. 학교가 끝나고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 가는데 민재는 갈 곳이 없어요.


상황6. 4학년 상훈이랑 호수는 동네 공사장에서 쇠꼬챙이를 들고 전쟁놀이를 해도 
         얘들아 여기는 위험하다, 다른 곳에서 놀아라하고 주의를 주는 어른들이 없어요.

여섯 친구들 중 가장 도와주고 싶은 친구가 누구인지 스티커를 붙여보는 활동을 통해 아동들은 방임되는 아동의 처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겪은 비슷한 상황을 되돌이켜 보면서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참여 아동 1: (배가 아픈데, 엄마 전화번호를 몰라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말하며) 
                  “집에 아무도 없는데 아프기까지 하니까…, 꼭 도와주고 싶어요.”


참여 아동 2: (놀이공원을 가고 싶은데 엄마가 회사일로 바빠 못 가는 상황에 대해 말하며) 
                  “제일 도와주고 싶어요. 저도 엄마가 약속을 안 지킬 때 슬펐거든요.”

5월 5일부터 6월 1일까지 네 차례에 걸친 길거리 캠페인에서 만난 아동 611명 중에서 가장 많은 아동이 돕고 싶다고 꼽은 친구는 누구일까요? 바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노는 2학년 용수입니다. 181명의 아동이 용수의 친구가 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배가 아픈 데 엄마에게 연락하지 못하는 수연이를 돕고 싶다는 아동이 많았습니다(166명). 이외에도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혜수를 돕겠다고 한 아동은 36명,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속상한 현주를 돕고 싶다는 아동은 51명이었습니다.

Step 2. 방임일까, 아닐까?
위에 나온 이야기에서처럼 우리 주변에서 아동 방임은 흔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방임일까요? 영세이버는 OX 퀴즈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경우를 방임이라고 생각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아래처럼 아동이 혼자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캠페인 참여자들도 명확하게 방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 혜진이는 방과 후, 마땅히 먹을 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스스로 알아서 끼니를 해결했다.
• 엄마는 퇴근이 늦어 초등학교 4학년 현정이를 집에 자주 혼자 둔다.

그렇다면 참여자가 가장 어려워했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다음 문제였습니다.

• 8살 민정이는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하루 종일 뛰어다녔다.

많은 사람들이 민정이가 친구들과 놀기 때문에 방임 상황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켜보거나 챙겨주는 보호자 없이 아동들끼리만 오랜 시간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방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상황은 어떨까요?

• TV를 보던 상훈이는 아빠에게 “저건 왜 그래?”라고 물어봤는데, 아빠는 “너는 몰라도 돼”라고 말했다.

흔히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것이 왜 방임일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녀의 호기심을 무시하는 것은 교육적 방임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부모는 자녀가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자녀의 수준에 맞는 언어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OX 퀴즈에 참여하여 영세이버의 설명을 듣던 한 부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특히 교육적 방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제가 충분히 배려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정은 아동을 보호하는 첫 번째 울타리입니다. 하지만 방임은 개별 가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또한 방임이 부모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탓에 부모가 맞벌이로 일하면서 아동을 돌볼 사람이 없는 경우, 부모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아동 방임 문제는 부모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마을 공동체(지역사회)와 시민 사회가 아동을 보호하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영세이버는 사회가 책임지고 아동 방임을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지역 사회와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Step 3.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만들기!
지역 사회와 국가가 아동을 보호할 책임을 실천하려면 정부의 정책이 달라져야 하고, 달라진 정책에 따라 실제로 아동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에 지원이 늘어야 합니다. 영세이버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의 지지 서명을 모았습니다.


사진/ 아동(오른쪽)이 작성한 서명지를 소망나무에 달고 있는 영세이버 정여진(25, 왼쪽).                 
이 아동은 “나홀로아동이 없는 세상”을 만들도록 도와달라는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혼자 있는 어린이가 없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세요”
“어느 곳에 살든 모든 아동이 방임되지 않고 안전하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해주세요”
네 차례의 캠페인을 펼치는 동안 총 1,103명이 이와 같은 서명으로 영세이버의 목소리에 힘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 중 378명은 아동이었습니다. 영세이버 아동보호정책팀은 이렇게 모인 서명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을 위해 정책을 개선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서명에 참여해주신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아동 방임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영세이버 아동보호정책팀은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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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의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만들기 캠페인은
경제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야 하는 아동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영양 및 교육, 신체활동, 심리정서, 문화체험,
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는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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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아동 없는 세상 만들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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