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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지하철 플래시몹 현장스케치
사람들
20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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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플래시몹은 모자뜨기 캠페인을 알리고자 2011년 1월 19일 수요일에 지하철 2호선 열차 내에서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우리가 직접 모자 뜨는 모습을 시민 분들께 보여 관심을 이끌고, 나아가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난 1월 19일 수요일에 있었던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플래시몹>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사실 플래시몹은 단시간에 모였다가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 듯 사라지는 퍼포먼스지만, 오늘 우리가 하는 플래시몹은 장장 3시간에 걸친 긴 지하철 여정이었고, 모자를 처음 떠보는 자원봉사자나, 부끄럼을 심하게 타는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전교육에서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보여주신 후끈후끈하고 열정적인 모습에 걱정은 사라지고 오히려 기대가 되었습니다.

행사에 나가기 앞서, 약 30분 동안 사전교육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의 얼굴이 되어주실 분들이기에 세이브더칠드런이 어떤 곳이고, 무슨 이유로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는지, 지금까지 모자뜨기 캠페인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자원봉사자 분들께 설명을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교육시간을 통해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우리는 2개조로 나누어서 세이브더칠드런 티셔츠로 갈아입고 출동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참여한 인원은 자원봉사자 7명, 행사 전반을 담당할 직원 2명, 취재 및 담당 직원 1명, 트위터 중계를 위한 직원 1명 총 10명이었습니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신도림역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우리를 보는 시민들, 저희가 보는 시민들 사이로 어색함이 흘렀습니다. 열차 내 사람이 너무 많아서 3정거장을 지난 문래역에서 저희는 다음 열차로 갈아 탔습니다. 빈 자리가 생긴 신도림역에서 3명, 4명으로 나누어 자리에 앉은 자원봉사자들은 모자뜨기 키트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모자를 뜨기 시작하자 주위에 앉은 많은 분들이 뭐 하는 건가 궁금해하시며 계속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쉽사리 저희에게 말을 걸지 못하시더군요.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다 내리는 어머님들, 다가와서 쓱~ 리플렛 한 장만 가져가시던 어버님들, 속닥속닥 귀엣말로 우리 이야기를 하는 듯한 커플들이 지나친 후에야 한 남학생이 처음으로 “이거 뭐하는 거예요?”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옆에 앉은 할머니들의 뜨개질 교육(?)도 받게 되었고, 저희들 앞에 서 계신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사진/ 모자뜨기 캠페인 자원봉사자들이 모자를 뜨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이기숙(여,73)씨            

인터뷰에 응하신 이기숙(여, 73) 씨는 “청년이 뜨니까 더 특이해 보인다. 남자들도 뜨개질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인데, 아름답다”며 열차를 내릴 때까지 모자 뜨는 모습을 지켜보셨습니다. 자원봉사자에게 저개발국 아동들의 열악한 상황을 전해들은 김성애(여, 19) 씨는 “이전에는 그냥 막연히 아이들이 ‘많이’ 죽는다 정도로만 알았다”며 캠페인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지하철 2호선 한 바퀴를 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앞을 지나갔습니다. 껌 파는 할머니, 벨트파는 아저씨, 장갑 파는 아주머니. 특히 7080 팝송 CD를 파는 아저씨가 틀어주는 포근한 음악은 모자뜨기 분위기를 더욱 살려 주었습니다. 어떤 청년은 팔 물건을 싣고 들어와서도 저희를 보고는 ‘여기서 장사해도 되나’ 고민 고민하다가 다음 칸으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승객 모두 모자 뜨는 자원봉사자들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습니다.그 중에는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어떻게 참여하는 거예요?”, “키트는 얼마예요?”, “한 아동 지정해서 후원하는 거도 할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지하철에서 시민 분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중계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계정(@stckorea)로 올라오는 사진과 동영상을 본 트위터 사용자들은 “전주에 살아 참여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soyanara71), “같은 남자로서 뜨개질 잘하는 모습이 부럽다(@doctork03)” 등의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진/ 아동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알릴 수 있게 되어 뿌듯했다는 자원봉사자 박지예(여, 22)씨

열심히 모자를 뜨다 보니 어느덧 지하철 2호선 한 바퀴를 훌쩍 지났습니다. 그 동안 목이 아픈지도, 눈 아픈지도 모르면서 실과 바늘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가 오랜만에 고개를 드니 긴장했던 몸이 풀리는 듯하였습니다. 몰려오는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셨던 박지예(여, 22) 씨는 “이렇게 행사에 참여하여 지구촌 아동이 처한 현실을 알리는 것만으로 이들을 돕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참 뿌듯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2바퀴를 모두 돌고서 플래시몹에 참여한 일행은 합정역에 다시 내렸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내리자 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 “여기 화장실은 어디예요?”라고 물어, 모두 한 바탕 크게 웃고는 함께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서로 어깨를 두드려 준 자원봉사자 분들은 서로 언니, 동생 하면서 짐도 챙겨주었습니다. 옷도 다 갈아입은 자원봉사자 분들은 “이게 끝이요?”라고 물으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뒤로 했습니다. 헤어지기 직전 자원봉사자 한 분이
“안산에서 세이브더칠드런까지 2시간 지하철 타고 와서, 3시간 지하철 타고, 또 다시 2시간 타고 집에 가야해요!”라는 장난 섞인 투정을 하자 모두들 웃으며 힘내라고 토닥여 주었습니다.

모두들 뜨개질이 능숙하지 못해,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했지만, 지하철 2바퀴를 도는 동안, 모자뜨기의 달인이 되었고, 집에 가서도 꼭 참여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사진/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플래시몹 행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과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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