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이티 지진 일년 후: 변화를 만드는 움직임
게리 셰이, 세이브더칠드런 아이티 사업장 총괄책임자, 포르토프랭스
2011년 1월 11일
저는 작년 4월부터 아이티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저는 꽤 많은 진척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지난 수개월간의 진척은 특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그간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지난 2010년 1월 12일 발생한 재난을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듯, 이전부터 심각한 빈곤으로 고통 받던 아이티에서는 대지진이 발생하여 최소 23만 명의 사망하였습니다. 사실 지진이전부터 아이티는 국민의 3분의 1만이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었고 아동의 절반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지진은 중앙집중적 국가인 아이티의 수도인 이곳,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도 발생하였습니다. 또, 지진은 포르토프랭스 시민들뿐만 아니라 레오간(Leogane) 및 남부해안지역의 주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핵심기반시설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만 저를 가장 경악시킨 것은 4,000개의 학교가 무너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티 지진은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 / 무너져 잔해가 된 3층건물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진에 즉각 대응했습니다. 91년의 역사를 가진, 가장 큰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티에서 30년 넘게 활동하고 있었기에 전 세계에서 구호활동을 하러 오는 직원들뿐 아니라 이 곳 직원들을 함께 동원할 수 있었습니다.
지진 발생 직후,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 보건, 교육 및 생계지원에 집중하였습니다. 우리는 사업의 영역을 확장했고 기존 활동지역이 아닌 자크멜(Jacmel) 및 레오간 지역에서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아이티 전체 인구의 16퍼센트인 1백3십만 명의 사람들이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텐트란 플라스틱 천과 막대로 지어진 임시거처를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캠핑용 텐트가 아닙니다. 나무 막대기 몇 개에 아주 얇은 천이 씌어져 있는 형태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일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활상태는 이미 기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강력한 허리케인이 몰아 닥쳤을 때, 이 가녀린 텐트가 바람과 비에 버틸 수 있는 방법이란 전무했습니다.
이 외에도 추가로 살 곳을 잃은 50만 명의 사람들이 외곽지역의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동했습니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진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임에 분명합니다. 지진 이전에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힘들었을 이들은 이제 늘어난 가족들의 큰 짐을 함께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일시적인 방문객이 아닌, 막막한 미래를 가진 가족, 친구들을 기약 없이 보살펴야 할 형편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들은 실로 복잡합니다. 지진 전부터 강력하지 않았던 정부는 지진 이후 공무원 및 기반시설의 손실로 인해 더욱 약해졌습니다. 비정부기구들이 정부와 아무리 좋은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보건서비스나 전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믿기 어려운 이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티의 학교 80퍼센트는 사설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호주, 한국 같은 곳이라면 이 학교들은 공립일 것입니다. 학교 주인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서비스업이나 작은 사업 정도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마저도 대부분 지진으로 붕괴되었고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연간 수백 달러의 학비를 지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아동들이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이 아이티인들과 대화해보면 이들의 학구열은 대단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은 자녀들을 위해 자신들이 마땅히 투자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사립학교들의 신속한 재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세이브더칠드런이 2011년 154개의 학교들과 협력관계를 갖고 교사교육이나 교육용 도구들을 제공하여 45,000명의 아동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월 말 센트럴플라토(Central Plateau )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국가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콜레라로 인한 사망은 3,600건에 이르며 전염된 사례는 15만 건이 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기록된 수치일 뿐입니다. 외곽지역에서 생활하는 많은 이들은 콜레라치료센터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콜레라치료센터에만 갈 수 있다면 1~3일 이내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비극적인 사실은 우리가 콜레라를 치료하여 생명을 구한다 해도 그들이 돌아갈 곳이 위험성 박테리아의 온상지인 점입니다. 바로 더러운 물과 열악하고 밀집된 환경으로 콜레라의 빠른 확산을 부추기는 곳 말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특히 영유아와 같은 대상이 방치된다면 그들의 생명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 / 윌(3세)이 세이브더칠드런 보건진료소에서 손을 씻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0 곳의 콜레라치료센터(곧 16곳이 될 예정임)에서 구호활동을 하며 ‘지역사회 식수 및 위생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손씻기 및 기초 위생습관을 알리는 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매우 간단한 방법이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위생관련 정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만이 5학년 과정을 마친 국가에서 안전한 위생습관에 대해 잘 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진이 발생하고 1년이 지났지만 느린 복구속도,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곳에서 더 많은 것들을 완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서반구 중 가장 빈곤한 국가인 아이티의 상황은 지진 이전부터 좋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척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자분들과 함께 몇 곳의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지진의 진앙지였던 레오간에서 잔해청소, 재건축의 증거, 가재도구를 복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집을 다시 단장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이것들은 분명히 삶을 재건하려는 노력들이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진척이 느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티의 비정부기구 커뮤니티로서 함께 협동하며 일하는 우리 모두는 그 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글을 다 쓰면 저는 비정부기구 주간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 회의에서 우리는 어떤 일들이 잘 진행되는지, 그렇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도움이 필요한 지에 대해 논의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자문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0년 1월 12일 이후 87만 명의 아이티인들의 삶을 구했습니다. 이 중 반 이상은 아동입니다. 현재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티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파트너들, 교육부, 보건부, 기타 기관들과 함께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저는 아이티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가져올 변화를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믿습니다. 지난 수요일, 저는 지진 중에 붕괴되었던 에디파스칼학교(Eddie Pascal School)를 방문했습니다. 아동들은 현재 텐트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교사훈련 등의 지원을 하는 이러한 학교에서 아이티 아동들이 다시 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모든 어려움 속에서 저는 한 명의 어린이가 더 교육을 받게 되고, 다른 한 명의 어린이가 보건진료를 받으며 많은 생명들이 콜레라치료센터에서 구해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이렇게 한 명 한 명에게 이루어지는 진척은 조금 더디게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변화를 가져오는 바로 그 원동력일 것입니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의 레오간 학교에서 공부하는 로제(1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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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진피해 현장에서 아직까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아이티 중장기 재건사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