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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비속살해죄 도입 촉구’ 캠페인 진행… 생존아동 보호체계 마련 촉구
2026.04.16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비속살해죄 도입 촉구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극단적 아동학대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의가 가해자의 상황이나 동기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생존한 아동의 권리와 보호 문제는 제도적으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사건 이후 상당수의 생존아동이 적절한 보호와 관리 조치 없이 위험한 환경으로 돌아가거나, 보호 대상임에도 행정 전산망에서 누락되는 사례 등이 발생하며, 생존아동을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국가 차원의 체계는 제도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2015년~2024년) 동안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최소 151명의 아동이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92명은 생존아동으로 확인됐고, 평균 연령은 만 9세였다. 또한, 해당 사건의 43.1%는 경제적 위기, 돌봄 부담, 정신건강 문제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사전 학대가 반복된 끝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학대 징후 없이 가정 내 위기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행 법률상 아동학대범죄는 학대의 연속성이 인정되어야 아동학대살해(미수)죄 적용이 가능해, 사전 예방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국가 차원의 통계 관리 역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24년 기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비속살해로 사망한 아동은 47명으로 집계됐으나,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사망 통계에서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사망한 아동이 7명에 그쳐, 기관별 기준 차이로 아동 피해 규모가 다르게 집계되는 현실이 확인됐다. 특히 사건 이후 살아남은 아동에 대한 공식 통계는 별도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생존아동을 위한 보호 정책 수립에도 구조적 한계가 있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보호받을 수 없다. 생존아동이 통계와 제도에서 배제되는 현실은 곧 보호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세이브더칠드런과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판결문 120건을 검토한 결과 사건의 72.5%가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처리됐다. 살인미수의 73%가 집행유예로 선고되어 가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생존아동 10명 중 6명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보호조치 없이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을 경험한 아동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 불안, 복합 슬픔 등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삶의 질과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생존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심리∙정서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와 학교 기반 지원이 통합적으로 제공되는 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아동학대범죄로 명확히 규정하고 생존아동 보호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를 촉구한다. 특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통한 비속살해죄 도입 필요성을 알리고, 사건 이후 보호받지 못하는 생존아동의 현실을 사회적으로 환기할 계획이다. 더불어, 발견부터 보호, 회복까지 이어지는 국가 책임 기반 보호체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확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비속살해죄 도입 촉구를 위한 시민 서명을 모은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여전히 제도 밖에 놓여 있으며, 이는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아동학대 문제”라며, “생존아동이 단 한 명도 누락되지 않도록 발견-보호-회복까지 이어지는 보호체계의 구축과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생존아동 보호를 위한 비속살해죄 도입 촉구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서명 참여는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와 캠페인 페이지(https://www.sc.or.kr/childfound/)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