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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열린 시선]네팔 지진 피해 구호는 이제부터
보도자료
20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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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피해 구호는 이제부터




캐서린 카터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팀



지금까지 내가 겪은 모든 지진과 쓰나미, 홍수 사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구호팀’은 늘 마을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주민들은 본능적으로 힘을 모아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이들을 구하고 밥을 나누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본다. 택시 운전사, 변호사, 과일 행상, 주부와 청소년까지 모두 구호 활동가가 된다.

여기 네팔도 다르지 않았다. 주민 모두 이웃을 도우려 팔을 걷어붙였고 얇디얇은 천막 밑에 모여 혼자 먹기에도 부족한 식량과 물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 슬픈 풍경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76년부터 네팔에서 활동해 온 덕택에 많은 양의 긴급 구호 물품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대지진으로 쌓아 둔 구호 물품은 금세 동났다. 글로벌팀이 긴급하게 구호 전문가들과 구호 물품을 보냈으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큰 도시를 잇는 도로는 많이 복구됐지만 산사태로 시골 지역에 물품을 꾸준히 공급하기가 여의치 않다. 차량 접근이 어려운 곳에 보낼 헬기 등 다른 운송 수단을 찾아야 하고 운송 수단 접근이 아예 불가능한 곳엔 구호 요원들이 몇 시간씩 걸어서 물품을 나르기도 한다. 많은 지방정부의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고 워낙 열악한 전기 전화도 거의 끊겨 현지 주민들의 상황 파악도 어렵다.

이는 모두를, 특히 이재민들을 좌절하게 한다. 물류 운송 과정이 길어지면 그만큼 구호 물품 배급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촉하다간 때로 치명적인 실수가 따른다. 배급량이 너무 적으면 성난 군중과 마주하기 십상이다. 사전 조사 없이 배급하면 정작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소외되는 사태도 생긴다. 부적절한 식량을 배분하면 질병을 불러오거나 지역 시장의 붕괴를 재촉할 수 있다.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가장 절실한 이들에게 가장 빠르게 가 닿는 것. 구호 전문가들이 피를 말리며 찾아내야 하는 해결책이다.

지난 며칠간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장조사팀이 수요 조사를 마친 지역마다 추가 지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구호물품 배급, 부상자 치료와 더불어 아이들이 입은 심리적 외상을 돌보고 교육을 재개하도록 돕는 것도 급한 과제다. 이번 참사로 32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집을 잃었다. 어쩌면 매우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를 구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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