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호자가 없거나 아동학대피해 등으로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은 2,054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양육과 보호를 필요로 하나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의 규모는 더 많습니다. 모든 아동의 양육과 성장은 가정뿐 아니라 국가의 책임입니다. 이에 아동의 성장 발달 과정에서 다양한 위기가 닥칠 때 국가는 그 아이들을 찾아내 도움의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러한 아동들을 찾아내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권리가 법제도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 캠페인과 입법 추진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동권리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이해가 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려진 아동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아동이라면 누구나 태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 생애 전반이 사회와 법제도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생일 없는 아이들, 외국인아동 출생등록제
세상에 태어나 삶의 여정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은 출생신고에서 시작됩니다. 국가가 아동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하는 공적 기록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출생 미신고 아동의 70%는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생일도 없이 임시 숫자로만 살아가거나 기록조차 없는 아이들은 병원을 가는 일도 미래를 꿈꾸는 일도 어렵습니다. 삶의 첫 순간부터 차별을 경험하는 외국인아동에게 이제라도 아동이라면 누려야 할 존재할 권리, 등록될 권리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온 마을이 함께하는 양육, 가정방문서비스
육아는 가정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동의 성장과 발달은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양육을 가정의 책임으로 미루는 동안 문 뒤에 가려진, 도움이 필요한 가정과 아이를 찾아내는 손길은 부족했습니다. 반면에 가까운 나라 일본은 ‘안녕, 아기 사업(영유아 전가정 방문 사업)’을 통하여 2세 미만의 영유아 가정의 양육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아동학대 가능성을 살피고 예방하고 있습니다. ‘가정방문서비스’는 아동의 문제가 개인이 아닌 공공의 문제라는 생각에 기반하여 아기의 안녕뿐만 아니라 양육자의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문 뒤의 아이들을 위한 아동사망검토법
아동학대나 안전사고로 숨진 아이들의 비극을 마주하는 일, 이제는 함께 슬퍼하는데 그치지 않고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매년 40명 내외입니다. 그러나 아동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2016)에 따르면, 이 수는 최소 2배에서 4배를 넘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대표적인 암수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외 연구들은 아동 사망의 50% 이상이 사실은 학대로 인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알려진 아동학대에 국한하지 않고 아동의 죽음을 면밀히 살펴야 숨진 아동의 사망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아동사망검토제도를 도입하여 예방 가능한 아동사망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이유입니다.
아동 147명의 들리지 않는 이야기, 자녀 살해 후 자살 대응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자녀 살해 후 자살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 사건 102건을 분석하여 피해 아동 147명의 이야기를 *아카이브에 담았습니다. ‘부모가 나를 살해하려고 한 그날’을 아동의 시선에서 각색하여 삶을 선택할 권리는 아동에게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가정의 위기가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가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절반이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사망하였으며, 전년 대비 그 수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들리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 바로 가기 >

2025년에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에게 건네는 안부
세이브더칠드런은 2025년에도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아동을 찾아 지원하는 법률의 제개정 활동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저출생시대, 태어난 아이들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게 살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들을 구조하고 지킬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 아동권리정책팀 강미정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