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조부모가정 아동 지원 / 꿈을 꿔도 될까,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안 계시면 저는 어디로 가지요? - 제가 태어난 지 9개월 되던 때, 아빠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못 했던 엄마는 저를 두고 그냥 떠나버렸대요. 엄마 같았던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저는 정말 갈 데가 없어요. 할아버지가 안 계시면…. / 민호 키운다고 아등바등 살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 인스턴트 미역국과 단무지 2개. 내가 겨우 소화할 수 있는 단출한 점심 식사. 8년 전 할매를 먼저 보내고 급격하게 안 좋아진 건강. 민호만 아니면, 이 한 몸뚱어리 오늘 죽은들 무슨 여한이 있겠소. 민호만 아니면….
열네 살 민호가 엄마 있는 친구들 틈에서 외로움을 느낄까. 혹시라도 부모 없는 설움에 탈선이라도 할까. 학교 행사와 각종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정성을 다해 민호를 키운 여든다섯 살 할아버지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는 민호 학교에서 수학 영재로 불리며 각종 학업우수상을 휩쓸고 전국 수학 학력평가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오늘도 아픈 할아버지를 대신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밥상을 차리는 민호. 대문을 나서며 용돈을 받아갈 때면 늘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계단이 높아서 올라다니기가 힘들어요. 이제는 민호를 의지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기력이 쇠해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힘겨운 할아버지. 몸이 아파 병원에 며칠씩 입원할 때도 혼자 있을 민호 걱정에 잠을 못 이룹니다. “마지막으로 도배를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집이 엉망진창인데 돈을 들일 수 없어서 그냥 이렇게 삽니다” 빗물이 줄줄 새 곰팡이가 핀 집안. 민호만은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지만, 기초생활수급비로는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