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모든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것 역시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가정위탁제도, 그리고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이야기를 전문가와 위탁부모의 시선으로 전해드립니다.
그 두 번째 이야기, 위탁 가정이 겪고 있는 양육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구광역시가정위탁지원센터의 오상우 팀장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대구광역시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사업지원팀을 이끌고 있는 오상우입니다.
2017년 무더위가 한창이던 여름 입사해서,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위탁 아동과 위탁 보호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지원팀 팀장으로서 센터의 주요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가정형 보호 활성화를 위해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이브더칠드런이 개발한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을 총괄하며, 위탁 보호자의 양육 역량을 강화하고, 아동의 발달과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어요.

▲ 인터뷰에 참여한 대구광역시가정위탁지원센터 사업지원팀 오상우 팀장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담당하는 사업이 참 많은데, 그중 양육 코칭 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은 양육플래너가 직접 위탁가정을 찾아가 어려움을 살피고, 가정에 맞는 지원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가는 방문형 맞춤 양육 지원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시초는 2020년 고위험 조손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한 <FC플래너 사업>입니다.
경제적·정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세대 차이, 양육 방식의 차이 등 어려움을 복합적으로 겪고 있는 조손 위탁가정의 경우, 단순히 양육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요.
이후 현장에서 쌓인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의 시범 사업으로 선정되며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다른 기관이나 사업에서도 위탁 보호자 대상의 교육이 마련되어 있는데, 세이브더칠드런의 <양육코칭 사업>의 특징이 있나요?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은 양육플래너, 사례 담당자, 사업 전담 인력이 함께 가정을 지원하는 협업 기반의 사업입니다.
각각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담당자들이 하나의 가정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관리하며, 적절한 양육 코칭 등 최적의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활동합니다. 이름 그대로 각 가정 맞춤형, 통합적인 양육 지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업은 총 12회에 걸쳐 진행되고, 양육플래너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보호자와 아동의 어려움을 살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동과 보호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실제 양육 과정에서 시도할 방법들을 함께 고민하며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기존 교육이 보호자에게 필요한 양육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은 상황에 맞게, 보호자와 아동을 포함한 가족 전체의 관계를 함께 살펴본다는 특징이 있어요. 양육 역량을 높이는 과정, 감정과 사회정서 역량을 키우는 과정, 가족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아동의 행동을 단순히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권리의 관점에서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고 접근하고, 지적보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을 중요하게 봅니다.
한마디로 세이브더칠드런의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답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탁 보호자의 경우 양육 경험이 있거나, 교육을 이수하신 분들인데요. 그럼에도 코칭이 필요한가요?
보호 대상 아동의 경우 이미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부정적인 경험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양육 경험이 많은 보호자여도, 실제 양육을 하다 보면 새롭게 마주하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어떻게 양육하면 좋을지, 아동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양육 방식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실질적으로 도움받을 기회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양육코칭은 가정위탁지원사업에서 꼭 필요한 핵심 프로그램입니다.
기본 교육을 넘어 실제 양육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아동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위탁 보호자가 양육하면서 겪는 가장 많은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나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아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아동이 거짓말을 하거나 화를 자주 내고, 때로는 부정적인 행동을 보일 때 양육자로서 몸도 마음도 힘들다고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큰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지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에서는 아동 행동의 이유를 먼저 살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아동의 행동을 '고친다'라기 보다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또한 아동의 회복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관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 관계를 만들어가는 위탁 보호자를 지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매일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의 곁에서, '충분히 잘하고 계신다'라는 말을 전하고, 혼자 해결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꾸준하게 합니다.
위탁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혼자만의 문제로 끝내지 않고, 필요한 도움을 편하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이 아동권리보장원의 시범 사업을 거쳐, 전국에 확대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사업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위탁제도를 통해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새로운 지원 모델이 확산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탁가정이 전국 어디에서나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의미가 있고요.
대구에서 이 사업을 수년간 운영하며 부모님과 아동의 변화를 직접 경험했고, 그런 현장에서의 경험이 보건복지부 시범 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는 점이 매우 뜻깊습니다.

▲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상우 팀장
사업을 담당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관계가 제일 어렵습니다. 양육 코칭을 하며 보호자와 아동의 거부감을 낮추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어렵고요.
양육 코칭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부모님들은 "혹시 내가 부족해서 받는 건 아닐까?", "내 양육 방식을 평가받는 것 아닌가?"라며 부담을 느끼시는 경우도 있거든요.
실제로 개입 자체를 거부하거나, 만남을 꺼리는 보호자와 아동을 만나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이럴 때 무조건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었어요. 왜 만나기 어려운지, 무엇이 부담스러운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사업이 평가나 지적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아동을 잘 키우고 싶은 부모님과 가정의 바람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각자의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면서, 조금씩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 위탁 가정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양육플래너와 아동, 보호자
양육플래너, 사례 담당자, 사업 전담 인력이 수시로 상황을 공유하고, 접근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며 조율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의 아동과 어른을 대하기에 가장 어렵지만, 대신 직접 방문하여 살피기 때문에 가정의 성향과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접근할 수 있기도 했고요.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 위탁 보호자가 먼저 고민을 이야기하고, 만나기 어려웠던 아동도 조금씩 마음을 여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는 교육이나 기술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신뢰 속에서 시작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 쉽지 않은 과정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보람이 클 것 같아요.
조손 위탁가정의 할머니가 계셨어요.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에 많이 지쳐 계셨고요.
처음 양육 코칭을 제안했을 때는, "우리 아이는 왜 이럴까요? 하지만 뭘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아요."라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하셨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점차 진행되면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만 머물러있던 시선이 조금씩 아동의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보호자의 반응이 달라지자, 아이도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과격한 행동 대신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려는 모습이 늘어났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신뢰가 커지자, 먼저 다가와 대화를 시도하는 일도 늘고, 관계가 점차 안정되어 갔어요.
언젠가 할머니께서 "아이를 바꾸려고 했는데, 제가 먼저 아이를 이해하게 됐어요."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차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던 분이, 관계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후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은 가족 전체가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깊이 느꼈습니다.
현장에서 이 사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의미를 가장 크게 실감했던 순간이라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을 통해 만들어가고 싶은 변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현장에서 부모님들을 만나며 늘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아동을 변화시키는 건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아동을 이해하려는 시선이라는 것입니다.
<가정위탁양육코칭 사업> 역시, 위탁 부모님들이 양육의 어려움을 털어내고 언제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체계를 만들어가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현장에서 시작하고 발전시켜 온 이 사업이 앞으로 더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저와 우리 가정위탁지원센터, 나아가 세이브더칠드런이 추구하는 아동 중심의 가치를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하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가정위탁 인터뷰 시리즈 더 보기
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꿈꾸며 - 부산광역시가정위탁지원센터 장희정 팀장
③ 세 아이를 품고 길러낸 13년 - 대통령 표창 위탁부모 이정옥 님
도움 김정아, 이은혜(아동보호사업부문) 인터뷰 임경은(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