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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서 ‘기러기아빠’가 된 기분이 들었어요” 해외사업장에 방문한 펀드레이저
사람들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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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본부는 서울시 마포구에 있습니다. 광흥창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다 보면 서강대교 바로 옆에 빨간색 ‘Save the Children’ 로고와 건물이 보입니다. 그런데 꼭 서울 본부에 오지 않아도 세이브더칠드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모금 캠페인을 하는 펀드레이저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을 소개하고 있으니까요.


시민들은 펀드레이저를 만나면 이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고 합니다. “제 후원금이 정말 아이를 위해 사용되나요?” 이 질문을 받은 펀드레이저는 연차보고서에서 나온 후원금 사용 내역도 보여드리고, 100년간 지속된 세이브더칠드런의 사업을 설명하면서 후원금이 얼마나 투명하게 사용되는지 답변을 드립니다. “후원금이 실제로 아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라는 대답이 상투적인 표현이 아닌 건, 직접 눈으로 사업 현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해외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지 더 많은 분들께 들려 드리기 위해 방글라데시 사업장에 다녀온 우수 펀드레이저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상화안녕하세요, 이상화입니다. 펀드레이저로 일한 지 햇수로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순간순간, ‘그래도 조금만 더’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수정: 안녕하세요, 김수정이라고 합니다. 펀드레이저로 2년 6개월 정도 일하고, 지금은 세이브더칠드런 중부지부에서 권리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장해: 안녕하세요, 펀드레이저로 활동하는 이장해입니다.


왼쪽부터 이상화, 김수정, 이장해 펀드레이저


어떻게 펀드레이저로 활동하시게 되었나요?

이상화:  우연히 펀드레이저로 일하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펀드레이저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습니다. 

김수정:  대학교 때 아동학과를 전공했어요. 펀드레이저 관련한 봉사도 많이 했었고요. 모르는 사람들에게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해 소개하는 게 제 성향에도 잘 맞고, 제 특기도 잘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장해 :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펀드레이저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상화:  처음으로 후원 안내를 드렸을 때가 생각나요. 2017년 크리스마스였어요. 마트에서 활동하면서 어떤 분께 세이브더칠드런 활동에 대해 소개해 드렸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원래 여기에 올 계획이 없었는데 이것 때문에 온 것 같다면서 눈물을 훔치시더라고요. 슬픈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구나 싶어서 기억에 남아요.

김수정:  병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설명을 들어 주셨던 분이 생각나요. 처음에 기초수급자라고 말씀하셔서 후원까지는 권유를 못 드렸어요. 그런데 설명을 들으시고 나서는 그분이 ‘왜 나한테 후원하라고 말 안 해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 후원 안내해 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렸어요. 편견을 가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경제적인 여유가 아니라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후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장해:  캠페인을 하던 중에 저를 만나게 된 게 참 고맙다고 말씀해주셨던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저 자신이 좋은 일의 일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해 소개하는 김수정 펀드레이저


이번에 방글라데시 사업장에 다녀오셨는데요. 가기 전에 설레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상화:  막연히 2019년 계획을 세울 때 해외 봉사를 한번 다녀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방글라데시 사업장에 다녀올 수 있어서 너무 놀랐었어요. 가기 전에 정말 기대 많이 했었어요.

김수정:  모든 후원자분들이 해외 사업장에 방문해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시기는 어려우니까, 제가 대신 가서 보고 본 내용을 잘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글라데시에서 어디 어디 방문하셨는지 궁금해요.

이상화:  실헤트(Sylhet) 지역의 세이브더칠드런 보건사업장에 다녀왔어요. 해외사업을 소개할 때 보건사업 이야기를 많이 해서 가장 궁금한 곳이었습니다. 마을 이장님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을 칭찬해주셨어요. 전에는 산모들이 집에서 아이를 낳아 위험한 상황이 많이 있었는데, 요즘 입소문을 타고 보건소에서 아이를 낳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김수정:  단순히 보건소만 짓는 게 아니고, 사람들의 인식도 개선한다고 하잖아요. 이번에 가서 자발적으로 보건소 일을 돕고, 산모들이 쉴 수 있게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주민들 사이에서 건강과 보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서로 돕는 걸 보면서, 교육이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됐어요. 제 상상과는 다르게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서 환자 기록을 체크하는 걸 보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참 체계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장해:  방글라데시 다카(Dhaka)에 있는 결연사업장도 방문했어요. 조혼 예방 교육이 진행되는 것도 보고 후원 아동들도 만났습니다. 환경이 열악한 곳도 많이 있었습니다. 호수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고, 악취가 나기도 했어요.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모습을 실제로 보니까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한 그림그리기 활동


방글라데시 사업장 방문했을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수정: 한 아이가 이소연 님을 아는지 자꾸 물어보더라고요. ‘이소연 님 계세요?’ ‘이소연 님 아세요?’ 이렇게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나를 후원하는 사람이 이소연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름을 기억하고, 보고 싶어 하고…. 아이들이 후원자분들을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이상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자기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고, 의사가 꿈이라는 아이도 있었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 사는 아이들도 똑같이 꿈을 가진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더라고요.

이장해:  가정방문을 하고 나오는데 한 아이가 제 손에 사탕을 쥐여 줬어요. 소중한 걸 저한테 나눠주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사업장 다녀온 게 펀드레이저로 활동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이상화  아이들을 실제로 돕고 있다는 걸 본 게 이번 사업장 방문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어요. 기러기아빠가 된 것 같다고 할까요?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하고 싶더라고요. 기러기아빠가 힘들잖아요, 하지만 그 힘든 걸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수정  활동하면서 무관심이나 거절에 조금 상처를 받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후원자를 이어줄 수 있는 소중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활동할 때 더 힘이 났어요.

이장해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는 걸 보면서, 후원의 필요성을 더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혼 방지 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함께한 펀드레이저


마지막으로 후원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김수정 이번 사업장 방문을 통해 후원자님의 소중한 후원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편지를 자주 못 써서 미안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후원자님의 마음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서 잘 전달되고 있거든요. 지금 잡고 계신 아이들의 손을 놓지 말고 계속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화 거리에서 캠페인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능하시면 꼭 한번 해외사업장에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후원하는 아이가 옆집에 사는 아이와 같은 ‘아이’라는 걸 보시면 후원에 대한 마음이 더 새로워질 것 같아요.

이장해 후원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후원은 용기라고 생각해요. 후원자님이 용기를 내주셔서 수많은 아이들이 웃을 수 있습니다. 그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바라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한국화(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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