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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광고에 인형과 사탕을 붙이고 간 아빠
사람들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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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광고에 인형과 사탕을 붙이고 간 아빠



길을 오가며 수 없이 지나치는 광고. 얼마나 눈 여겨 보시나요?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약속에 늦을까 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광고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비단 우리뿐 아닐 겁니다. 


그런데 한 지하철 광고에 발걸음을 멈춘 3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함께 가던 아빠도 아이 때문에 멈춰 서서 광고를 보았습니다. 다음날 그 자리에는 인형과 사탕, 쪽지가 붙었습니다.



저는 어제 이곳을 딸과 함께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광고를 보고 저를 멈춰 세우더군요.

"이 아이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예요? 왜 슬퍼해요?"

저는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네가 가진 것을 갖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부모가 매일 음식을 줄 수 없는 아이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딸 아이는 광고 속 아이가 행복할 수 있게 장난감과 사탕을 주고 싶다 말했습니다.


우리는 때로 삶에 눈이 먼듯 작고 사소한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걸어갑니다. 바로 이런 광고 같은 것에 말이죠. 하지만 아이의 눈길 덕분에 다시 세상을 보는 눈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진짜를 보게해 준 제 딸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이와의 약속을 깨트리고 싶지 않아 이렇게 제 마음과... 장난감, 사탕을 남깁니다. 제 딸은 이제 28개월 된 아이입니다.


- 한 아빠가


이 쪽지를 남긴 사람은 일러스트 작가이자 디자이너, 육아 블로그 운영자인 셈 캄폰 씨입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과 쪽지를 소개하며 덧붙였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뜻하는 바를, 아이는 놀랍게도 완벽하게 꿰뚫어 보았습니다.”




아이를 멈춰 세운 광고는 무엇이었을까?


세이브더칠드런 스페인이 국내 빈곤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입니다.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스페인의 경제 규모는 세계 14위로, 11위인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 빈부 격차가 매우 심각해서 빈곤 계층의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집에서 식사를 하며 학교를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2014년 세이브더칠드런 스페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280만 명, 그러니까 스페인 아동 3명 중 1명이 빈곤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될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한국 역시 빈곤 가정 아동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빈곤 가정의 아이지만 기초보장이나 차상위계층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가 우리나라에 약 65만 명이 있습니다. 특히 가정은 갑작스럽게 질병이나 자연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심리정서적인 문제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내 빈곤 가정이 이러한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생계비와 교육비, 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위기가정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우현 (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셈 캄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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