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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세이브더칠드런② 캄보디아 크라체, 김윤정단원(3)
사람들
20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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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쓰레이피업 마을에는 신기한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난생 처음으로 투표라는 것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학교 앞 작은 운동장에서 아동클럽 리더를 뽑기 위해 줄지어 선 어린이들의 모습에 동네 아이들은 물론 마을의 어르신까지 구경을 나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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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앞 작은 운동장에서 이루어진 아동클럽 리더 선출 모습>

아동클럽이란 25명의 아동들이 격주로 모여 아동의 권리, 생활기술, 권리옹호에 대해 배우고,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다른 또래친구들과 나누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모임입니다. 한국 초등학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학급회의와 비슷하지만 이 곳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좀 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중간중간 레크리에이션을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곳의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토론을 하거나,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은 편입니다. 반 친구들과도 하루에 서너 시간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며 얼굴을 보는 것이 전부라 성장기에 또래아동과의 관계를 통해 우정을 쌓는 등의 대인관계 형성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또한 흙장난 외에는 이렇다 할 놀이 문화가 없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몸동작이 가미된 레크리에이션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금새 마음을 열고 급우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동클럽은 아동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아 3명, 남아 3명의 지원자 중 3명을 아동클럽의 리더로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한번도 투표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아동들은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의견이 아닌,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이 된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했습니다. 다른 아이의 추천으로, 또는 본인의 추천으로 후보자가 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앞에 서서 자기 소개와 간단한 공약을 밝혔습니다. “열심히 돕겠습니다” 라며,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공약을 밝히는 어린이 후보들은 그 어떤 정치가보다 진솔해 보였습니다. 한편 이런 경험이 처음인 후보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저희는 유권자 아동들과 함께 후보자 아이들의 이름을 크게 불러주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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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신나있는 아이들의 표정 - 아동클럽이 앞으로 아이들에게 미소를 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투표의 원칙을 선생님께서 설명하신 후, 아이들은 작은 종이에 자신이 뽑고 싶은 아동의 이름을 적어 상자에 차례대로 넣었고, 아이들 앞에서 바로 개표도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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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뭇 진지한 투표 현장- 후보자인 아동이 투표함인 오토바이 헬멧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손으로 뽑힌 세 명의 어린이들은 앞으로 아동 클럽을 열심히 진행하고, 언제든지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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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출 소감을 밝히며 쑥스러워하는 아동클럽 리더 어린이>

힘든 가정 형편과 아동 교육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에 학교에 정기적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곳의 어린이들은, 불충분한 교원과 교육 자료는 물론, 아동의 참여가 거의 없는 수업 분위기 때문에 더욱 학교로부터 멀어지곤 합니다. 아동클럽의 첫 모임은 이렇게 아이들은 물론 마을의 주민들에게, 아동도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아동클럽의 활약을 지켜봐 주세요.
 


세이브더칠드런은 KOICA와 SUN의 지원을 받아 2008년 2월부터 캄보디아 크라체 지역의 17개 마을에서 아동의 기본권리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의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사업은 아동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를 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돕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학교의 선생님, 아동들의 보호자, 마을 이장님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아동클럽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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