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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이야기 - 홍차의 땅 실헤트에서 태어난 아기, 코이카!
사람들
201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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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방글라데시 사업장 Program Advisor

께모나첸(Kkemon Achen, 안녕하세요)?
*께모나첸은 ‘잘 지내시나요?’라는 뜻으로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인사말입니다.

저는 2011년 10월부터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사업장에서 프로그램 어드바이저(Program advisor)로 일하고 있는 서지원입니다. 저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진행하는 아동결연사업, 모자보건 개선사업, 아동교육사업, 아동보호사업, 아동참여를 위한 아동권리거버넌스(Child Rights Governance, 이하 CRG)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저 역시 방글라데시 전국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니며 현지 주민과 아동들을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사업을 통해 주고자 하는 도움을 아동들이 온전히 받고 있는지, 사업은 잘 진행되는지, 사업장에서 사업비를 제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 도움이 필요한 다른 곳은 없는지 등을 살피고 사업의 진행 현황과 성과를 보고합니다.

홍차의 땅에서 태어난 귀여운 아기, 코이카


        사진/ 아즈미리간지(Ajmiriganj) 지역을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이사장(왼쪽)과 아기 코이카(가운데)  

방글라데시 실헤트(Sylhet) 주는 예로부터 차밭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이 곳은 홍차의 한 종류인 아쌈 티로 유명한 인도 아쌈 지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실헤트 주는 우기에 특히 더 아름다운데요. 논에 물이 찰랑거리고 나무도 초록색, 물도 초록색, 물에 잠긴 땅 사이에서 섬처럼 올라온 땅에 핀 풀도 초록색. 온 벌판이 제각기 다른 초록빛을 선보이며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불편함은 그 지역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요?

일 년 중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겨 있는 실헤트 주의 작은 마을 아즈미리간지(Ajmiriganj), 이 마을에 ‘코이카(KOICA)’라는 이름을 가진 귀여운 녀석이 태어났습니다. 이 지역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 펼치고 있는 모자보건 사업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은 어머니가 직접 아기의 이름을 코이카라고 지었습니다.
어머니는 왜 아기 이름을 코이카라고 지었을까요?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국제협력단이 이 마을에서 모자보건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기가 생후 6개월 이후까지 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헤트 주는 보건 분야가 특히 취약한 곳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제 기능을 하고 있는 보건소가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방글라데시 정부가 보건소를 지원했지만 건물만 있을 뿐 관리나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부족하고 필수 의료기기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보건소를 찾아오는 주민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임신부가 분만 과정에서 위험 증상을 보일 때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설이 부족하고 응급상황에서 환자를 가까운 도시의 지역병원으로 후송할 수단이 없었습니다.


사진 / 코이카와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새롭게 단장한 아즈미리간지 보건소                            


사진 / 출산용 의료 기기를 갖춘 아즈미리간지 보건소의 수술실                                                     

이와 같이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었던 아즈미리간지 마을 보건소가 임산부와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1년부터 시작한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보건소를 깨끗하고 예쁜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이 보건소는 주민뿐 아니라, 저도 제 아이가 있다면 아이가 아플 때 데려가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보건소는 필요한 의료장비를 갖춘 것은 물론이고 화장실에 타일을 깔아 언제나 깨끗이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만실은 방수 페인트를 칠해 혈흔이 남지 않도록 만들었고 대기실에는 주민이 진료를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보건 상식을 익힐 수 있도록 비디오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사진 / 보건소에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아동(좌),                                                              
대기실에서 보건 교육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는 주민들(우)                                        


사진 / 우기에 응급환자를 가까운 도시의 큰 병원으로 옮길 수 있는 구급 보트(좌),                           
건기에 응급환자를 옮기기 위해 짐차를 개조해서 만든 구급차(우)                              

뿐만 아니라 구급 보트를 마련해 우기에도 가까운 대도시인 하비간지(Habiganj)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건기에는 구급차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짐차를 개조했습니다. 그리고 옥상에는 친환경 태양광 발전장치를 설치하여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가는 이 지역에서도 보건소에서는 24시간 내내 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1년 세이브더칠드런이 모자보건 사업이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사망한 임산부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코이카가 태어난 실헤트 주, 어떤 곳일까요?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국제협력단이 지원하는 실헤트 주는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Dhaka)에서 북동쪽으로 약 197km 떨어져 있습니다. 더욱이 실헤트 주는 넓은 늪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일 년 중 절반은 외지에서 오가기 매우 힘들어 지역 주민의 빈곤은 더욱 깊어지고 있고,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어려움이 큽니다. 오랫동안 보건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다 보니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과 신생아 사망률이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전문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출산한 산모의 비율도 가장 낮습니다. 뿐만 아니라 출산 전이나 후에 건강 관리를 받은 적이 있는 임산부의 비율(출산 전 46%, 출산 후 13%)도 방글라데시에서 두 번째로 낮습니다. 파상풍이나 홍역 예방접종 등 아동이 출생 후 받아야 하는 건강 관리도 가장 낮은 비율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출처 UNICEF, Bangladesh Statistics 2010).

실헤트 주에서 하고 있는 일? 엄마와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일


사진/ 실헤트 주에서 만난 여성과 아동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국제협력단은 실헤트 주에서 어머니와 아기의 건강을 지킴으로써 산모와 신생아의 사망률을 낮추려는 ‘방글라데시 실헤트 주 임산부 및 신생아 건강관리 개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루어지며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의 4항인 영유아 사망률 감소와 5항인 모성보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4년 말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즈미리간지 지역뿐 아니라 바니아청(Baniachong), 나비간(Nabiganj), 자인타푸르(Jaintapur) 지역의 임산부와 신생아, 나아가 지역 주민에게 보다 나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방글라데시의 더 많은 아동이 보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니 저는 벌써부터 기대되고 신납니다. 그럼 앞으로도 계속 실헤트 주의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코이카가 태어난 나라, 방글라데시는 어떤 곳일까요?

방글라데시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전체 국민의 약 81.3%가 하루 2,000원 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590달러(USD, 우리 돈 약 70만 원)에 불과합니다.
방글라데시가 동파키스탄이던 시절, 서파키스탄(현재의 파키스탄)에 비해 불리하게 적용된 차별정책 때문에 방글라데시는 더욱 빈곤해졌습니다. 게다가 땅이 낮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홍수가 자주 발생하여 땅을 일구어 살아가는 약 70%의 국민이 안정적 소득이 없이 삽니다.


사진/ 가정을 방문하여 산후관리 점검 및 신생아 예방접종 시기를 알려주고 있는 전문 조산사             

문맹률이 55%에 이르고 주민 대부분이 소량의 쌀과 채소를 주식으로 먹기 때문에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A 결핍으로 생기는 야맹증과 영유아 사망이 흔합니다. 2001년부터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사망하는 아동의 57%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죽고 있습니다. 살더라도 5세 미만 영유아의 2/3 정도는 발달지체를 겪습니다. 또한 출산의 약 85%는 여전히 전문 조산사의 도움 없이 일반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산모와 산파는 병원 후송이 필요한 시점, 합병증이 없는 안전한 가정 분만법, 산후조리의 필요성 등 건강한 출산에 필요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이슬람교 신자가 가장 많으며 아직 조혼이 흔해 13~16세의 여아들이 신체나 정신이 완전히 성숙하기도 전에 임신과 출산을 겪는 한편 결혼과 동시에 대부분 학업을 중단합니다.

해외아동보건/영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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