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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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세이브더칠드런① 앙골라 가벨라 - 이동한단원
사람들
200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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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콤바, 여기 전기가 자주 나가서 냉장고가 무용지물인데 고기 같은 거 부패하면 어떡하지?
시장에서는 위생 상태가 엉망이던데 고기를 좀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먹을 수 없을까?”

“ 걱정 마, 내가 내일 신선한 고기 사다 줄게”

다음날 저는 우리 집 마당에 묶여서 울고 있는
살아 있는 산양을 발견하고 내 친구 콤바에게 물었습니다.

“콤바, 이거 뭐야?”

“응, 신선한 음식 먹고 싶다며. 살아있는 거 직접 요리하면
위생적이고 신선한데다 훨씬 저렴하지.
한 달은 먹을 수 있을 거야. 내가 쉬는 날 잡아줄게”

저는 종종 이 곳에서 위와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저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가장 빈곤한 지역 중 하나인 관자술 지방의 가벨라라는 지역에 세이브더칠드런
민간단체 해외봉사단원으로 파견 와 있습니다.
가벨라는 인구 8만 4,700명 정도의 아주 작은 도시마을입니다.
이곳은 수도와 전기 사정이 그다지 좋지 못해 전기는 이틀에 한번씩 들어오고 들어오는 날도 시간이
일정치 않습니다. 물 사용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물을 최대한 아껴서 써야 합니다.
 

한국의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저에게 이런 현지 사정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간혹 낭만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앙골라에 파견 된지 한 달 된 날이고 제 생일인데 말라리아에 걸려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 곳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과 마을 병원 의사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았고 예방약을 먹고 모기장을 치고
모기향을 피우는 등 준비를 했지만 막상 말라리아에 걸리고 나니
이제는 아프리카에서의 삶이 낭만이 아닌 현실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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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이곳 가벨라와
북쪽의 우이지, 자이르에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HIV/에이즈 예방활동 및 인식증진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벨라 사업장에서 현지 프로젝트 책임자인 토마쉬를 도와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청소년 활동가와 선생님, 지역 사회 지도자들을 교육시키고 그들과 함께 학생 및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HIV 에이즈 인식 제고 활동을 하는 일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교사, 청소년 활동가, 지역 지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HIV에이즈
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또 이런 교육을 받은 이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교육내용을 전파하는지
등을, 설문조사-결과데이터 분석 및 현장 체험 등을 통해 모니터링 해서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내용, 방식 등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저는 이렇게 학교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일과
또 세계 어딜 가나 젊은 에너지로 넘치는 청소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일을 했는데 그 중 가벨라 인근 카테코 지역에서 진행했던 에이즈 예방
교육 세션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와 토마쉬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고 조직한 아동클럽과 함께 5월 29일 학급수가 부족해 야간수업을
하고 있던 Nzingar Mbandy 중학교를 저녁 7시에 방문해서 약 300명의 학생들 앞에서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저희는 별도의 공간이 없어서 학교 건물 외벽에 프로젝터로 파워포인트 자료를 비추었습니다.
그러자 저희의 방문에 맞추어 잠시 수업을 중단한 학생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습니다.

에이즈 교육 세션을 진행하기 앞서 저의 소개를 간단히 하면서 한 학생이 눈에 들어와 당황했는데
중학생인데 임신한 한 학생이 부른 배를 내보이며 교육에 참가한 것이었습니다.

아, 이것이 현실이란 말입니까?

학생들은 30분 가량의 길지 않은 세션 동안 아주 진지하게 교육에 임했습니다. 나무로 만든 남자 성기 모형에
콘돔을 씌우는 실습 시간에는 여학생들은 주로 수줍어했고 남학생들은 그저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토마쉬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제가 먼저 시범을 보였는데 저는 거대한 목각 성기가 익숙지 않아 실수로
콘돔을 땅바닥에 떨어뜨렸고 아이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까르르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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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되기 전에는 학교에서 그리고 책과 인터넷을 통해서 앙골라 그리고 아프리카 내에서의 HIV/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해서 공부했었지만 막상 와보니 사정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HIV/에이즈에 대해서 잘못된 상식을 지니고 있거나 아예 무지합니다. 간혹 잘못된
상식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심한 편견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문화마저 개방적이라 HIV/에이즈가 퍼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특히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힘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에이즈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나라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20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HIV/에이즈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고 그로 인해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앙골라의 미래에 아주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앙골라에서 아이들이 HIV/에이즈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를
통해서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파견되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건강하게 귀국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08. 6. 12
앙골라 가벨라에서
이동한 단원


세이브더칠드런은 앙골라 중.북부의 HIV/에이즈 예방 활동 및 인식증진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30년 동안 지속된 분쟁 이후, 에이즈와의 또 다른 전쟁으로 앙골라의 아동들이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앙골라 내에서도 가장 빈곤하고 취약한 지역 3곳에 에이즈 예방센터설치를 착수하고
지역청소년 및 그 가족들을 위해 HIV/AIDS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앙골라의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에 지금! 동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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