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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아이들 ‘삶의 질’ 열악, 대도시와 큰 격차
보도자료
2016.08.07
농어촌 아이들 '삶의 질' 열악, 대도시와 큰 격차
-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16개 시도에서 주관적 행복감 등 8개 영역의 ‘아동 삶의 질’ 조사
-연구진 “지역 간 아동 삶의 질 불평등 지속, 정부 차원 포괄적 지원으로 삶의 질 불평등 해소해야.”
-2014-2015 15개국 국제 어린이 삶의 질 비교 결과, 다른 나라보다 한국 어린이 중학교 진학 뒤 행복감 급격하게 줄어
-전국 6개 시도 중학교 1학년 46명 집중 인터뷰…연구진 “잘못된 교육 구조 바뀌어야.”
-“중학생도 취업 걱정…다양한 직업 선택해도 기본적 삶의 질 누릴 수 있는 사회 돼야.”
-연구진 “지역 간 아동 삶의 질 불평등 지속, 정부 차원 포괄적 지원으로 삶의 질 불평등 해소해야.”
-2014-2015 15개국 국제 어린이 삶의 질 비교 결과, 다른 나라보다 한국 어린이 중학교 진학 뒤 행복감 급격하게 줄어
-전국 6개 시도 중학교 1학년 46명 집중 인터뷰…연구진 “잘못된 교육 구조 바뀌어야.”
-“중학생도 취업 걱정…다양한 직업 선택해도 기본적 삶의 질 누릴 수 있는 사회 돼야.”
16개 시도에서 주관적 행복감 등 8개 영역 점수를 종합해 ‘아동 삶의 질(well-being)’수준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6개 광역시가 1~7위 상위권을 모두 차지했다. 특히 8개 각 영역별로도 대부분 대도시가 농어촌을 앞질렀다. ‘삶의 질’ 조사는 2012년 이후 세 번째로, 그간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도농간 격차가 올해엔 더욱 뚜렷해졌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7일 <한국 아동 삶의 질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16개 시도 아동 초3, 초5, 중1 등 총 8,685명을 설문조사한 연구에서 대구, 울산, 부산, 대전, 서울, 인천 아동은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경북, 경남, 충남, 충북, 전남, 전북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12년 이후 세 차례 조사 동안 지역 순위 변동이 있었지만 상위권과 하위권에 속하는 지역은 안정적이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아동 삶의 질 종합지수(child well-being composite index)는 건강, 주관적 행복감, 아동의 관계, 물질적 상황, 위험과 안전, 교육, 주거환경, 바람직한 인성 등 8개 영역, 46개 지표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종합지수 상위권 시도들은 8개 영역 대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하위권 시도들은 8개 영역 대부분에서 좋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아동 삶의 질 격차가 다차원적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해소하려면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복지 예산 비중과 아동 삶의 질 지수를 비교해 보니, 비교적 높은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아동인구 천명당 아동학대 발생건수가 많을수록 삶의 질 지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아동 삶의 질은 아동복지 투자여력과 큰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책임 연구자인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아동에게 동등한 출발선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아동 삶의 질 격차를 줄이려면 중앙정부의 아동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유조안 교수는 “농어촌 지역 아동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므로, 이 지역 교육 및 사회복지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어촌에 좋은 교사와 사회복지사를 파견할 수 있도록 미국의 AmeriCorps 같은 프로그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아동 삶의 질 수준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봉주 교수는 “정부는 지난해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10년 내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재 추세로는 어려울 것” 이라고 비판하면서 “아동 삶의 질과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특단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진이 지난해 발표한 2014-2015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ISCWeB)에서 루마니아, 스페인 등 15개국 만 8살, 10살, 12살 아동의 행복감을 비교 연구한 결과, 한국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을 뿐 아니라, 만 10살에서 12살로 넘어가면서 행복감이 떨어지는 폭이 가장 컸다. 이에 연구진은 중학교 진학 이후 행복도 급격히 낮아지는 이유를 파악하려고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2016년 2월, 전국 6개 시도에서 중학교 1학년 46명을 직접 면담해 의견을 들어봤다.
연구 결과, 대부분 인터뷰 대상 중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보다 학업 시간이 늘어나 자신이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줄어든 것을 부정적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한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 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절대적 시간이 줄고 부모님이 학업에 대해서만 궁금해 하다 보니 대화가 줄고 사이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나왔다.
특히 인터뷰 대상 중학생들이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는 외부 압박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 스스로 자신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원하는 삶을 살려면 공부를 잘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경쟁과 취업난을 반영하는 의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인터뷰 대상 중학생들이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는 외부 압박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 스스로 자신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원하는 삶을 살려면 공부를 잘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경쟁과 취업난을 반영하는 의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더 행복해지는 방안으로 여가 보장뿐 아니라, 공부 외에도 적성과 관심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연구에 참여한 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안재진 교수는 “학업부담과 자유시간 부족이 중학생 행복 감소에 중요한 원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아이들을 놀게만 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일부 아동들은 자유학기제에 만족하면서도 공부를 덜하기 때문에 훗날 경쟁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동들이 더 행복해지려면 “실제적이고 지속적으로 진로와 연계될 수 있는 자유학기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어떤 일이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사회적,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생들이 가족과 좋은 관계를 행복의 조건으로 꼽은 것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선숙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저녁 없는 삶을 사는 부모 세대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는 게 급선무” 라며 “또 아동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해 공부하도록 독촉하는 태도보다는 아동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감정을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사회복지 연구소 유민상 연구원은 아동 삶의 질과 행복도를 증진시키는 방안에 대해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의 행복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 라면서 “아이들 시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에 기반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국영수를 얼마나 잘 하는지만 물을 게 아니라 얼마나 행복한지도 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한국 아동 삶의 질 비교 결과를 12일 오후 2시부터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다. 발표회에는 연구를 담당한 서울대 이봉주 교수, 진미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이경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하영숙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황경완 (전라북도 여성청소년과장), 위지오 (중학교 2학년, 서울 거주), 문건일 (중학교 1학년, 전북 거주), 안정선 (서울 경희중학교 교사/서울 경희중 ),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지원센터 소장),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김은정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이 참여한다.
<한국 아동 삶의 질에 관한 종합지수 연구>는 아동의 행복과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15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국제연구의 일환으로, 국제아동지표 연구그룹인 Children’s Worlds와 함께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책임연구원 이봉주 교수)가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2012년 아동 삶의 질 지수 개발 연구를 했고, 현재는 세이브더칠드런과 Jacobs Foundation의 공동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는 한국 아동 삶의 질과 행복감에 대해서만 연구를 발표했으며, 내년에는 현재 진행 중인 20여개국 국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아동의 삶의 질과 행복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