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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리뷰][이우철의 Be-Cause마케팅] 놀이터의 창의적 활용법
보도자료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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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 앉아서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무엇이 그렇게 신나고 재미나는지 학원에 갈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역시 아이들은 뛰어 놀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 오늘 필자는 세이브더칠드런 놀 권리 프로젝트인 ‘놀이터를 지켜라’ TF팀과 함께 놀이터 프로젝트 최종 진행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중랑구에 있는 상봉 어린이 공원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이터에서 노는 것은 아이들이 머리를 쓰는 시간이 지나고 몸을 쓰는 시간이 왔다는 것’이라 말하던 유럽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이 생각났다. 이 선생님은 별 놀이 시설도 없는, 공터와 비슷한 공간에 아이들을 내보내면서 몸을 쓰는 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머리를 쓰는 공부와 몸을 쓰는 공부를 동급으로 이야기하던 그 선생님의 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놀이터 시설 구성은 어떠한가? 우리 놀이터는 미끄럼틀, 그네, 시소, 정글짐 같은 놀이기구들이 놀이터 중앙에 있다. 이런 구조는 아이들에게 노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놀이기구에 맞추어 노는 것에 익숙하게 만든다. 놀이터 내에 설치되는 놀이 시설물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설계되지 못한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터 바닥에 나무토막 하나만 엎어 놓아도, 그 나무토막을 보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 수 있다.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터의 나무토막과 같은 단순한 형태가 오히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자신만의 놀이를 창조하기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오늘 필자가 방문한 중랑구의 놀이터가 바로 이런 고민을 가지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자체와 지역공동체 그리고 놀이터의 주인인 아이들과 함께 만든 첫 번째 놀이터다. 벤처기부펀드인 C Program의 기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이 놀이터는, 놀이터 중앙에 텅 빈 공간을 조성하여 그곳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게 유도했다. 그 옆에는 경사진 언덕이 있어 아이들은 그 언덕에서 아래위로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게 했다. 또 다른 공간에는 나무 몇 그루와 나무토막을 배치하여 아이들이 마음대로 그곳에서 상상하고 놀 수 있게 했다. 우리도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놀지 정확히 모른다. 아이들 스스로 모든 놀이를 결정하는 놀이터인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터가 없어도 놀 수 있다. 아이들이 등장하면 그곳이 바로 놀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터다.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지점에 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놀이를 개발할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한 이유다.


이우철 세이브더칠드런 마케팅본부 후원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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