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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아기가 숨을 안 쉬어 정말 혼났어요

2017.12.26

“아기가 숨을 안 쉬어 정말 혼났어요”

ㅡ 우간다에서 본 보건사업, 신생아살리기 캠페인




머리카락 한 올 허락하지 않는 야무지게 묶어 올린 머리. 시원시원한 걸음과 목소리로 보건소를 안내하던 바바라(28). 보건소 근무 4년차, 수백 명의 아기를 받은 베테랑 조산사 바바라를 애 먹인 이는 이제 세상에 나온 지 만 하루가 된 아기입니다. 아직 이름을 갖지 못해 ‘베이비 보이’로 불리는 이 아기.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과 바바라 속을 새카맣게 태운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품에 푹 파묻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습니다. 


여기는 우간다 서부 은토로코Ntoroko 지역입니다. 적도의 태양이 내리쬐는데다 고도가 높아 차 재배가 발달했고 국립공원이 가까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입니다. 인구의 절반이 15살 미만으로, 아침이면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불어 넣는 기분 좋은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번화가에서 한 굽이만 돌면 아찔하게 솟은 산과 계곡이 펼쳐집니다. 아슬아슬한 비탈마다 점점이 박혀 있는 마을을 보면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일궜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합니다. 치열했던 내전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2004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 마을을 떠났던 주민들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경제와 인프라는 이미 무너진 뒤였습니다.

주민들의 삶은 힘겹습니다. 변변한 병원 하나 없고 보건소를 찾아가는 데에도 평균 4시간 가파른 산길을 걸어야 합니다. 임산부에게 이 길은 더욱 험난해, 산전검진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보건소에서 출산하는 비율도 15.4%에 그쳤습니다(2013년). 10명중 8명이 넘는 산모가 집에서 혹은 보건소로 향하던 길가에서 아기를 낳은 셈입니다.

2015년 세이브더칠드런이 나섰습니다. 마을에 오토바이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모토앰뷸런스를 지원해 응급후송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보건소에 산후진료를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출산동을 짓고 응급수술실을 개보수했습니다. 의료기자재와 의약품을 지원하고 한국의 후원자들이 손수 뜬 털모자도 전달했습니다. ‘신생아 심폐소생술 교육’ 등 산모와 신생아의 다양한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산사 역량강화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산모와 남편 대상 교육으로 보건소에서 최소 4번 산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보건소 출산비율도 2015년 63.6%로 껑충 뛰었습니다.


조산사 바바라가 일하고 있는 곳이 바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고 있는 이 지역 유일 최상등급 보건소인 카루구투Karugutu 보건소입니다. 바바라 역시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덕에 숨을 쉬지 않던 ‘베이비 보이’에게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 아기를 살릴 수 있었습니다. 위기를 넘긴 아기와 엄마 그레이스(가명, 18)는 안정을 찾을 때까지 보건소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게 될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한 실비아(가명, 15)는 엄마가 된다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보건소에 가는 길에 남의 집 흙바닥에 포대자루를 깔고 아이를 낳은 언니를 보았기에 두려움은 더욱 컸습니다. 다행히 언니들의 조언 덕에 실비아는 4번의 산전검사를 모두 받았습니다. 진통이 오던 날엔 모토앰뷸런스를 타고 45분 만에 보건소에 도착해, 무사히 아기를 낳았습니다. 이제 4개월이 된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실비아가 말합니다.


“마을에서 출산하는 것은 여러 모로 좋지 않아요. 보건소에서 건강히 아이를 낳을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보건소는 여전히 멀고 말라리아와 폐렴은 아기들의 삶을 위협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을 안에서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아기와 산모의 건강을 돌볼 마을보건팀Village Health Team 요원을 선발해 교육하고, 이들은 마을 내 모든 산

모와 영유아의 건강상태, 산전후 검진, 예방주사 접종 여부를 꼼꼼히 기록하고 관리합니다. 폐렴, 말라리아, 설사 등 간단히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부터 아기들을 구하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보건소로 후송합니다. 12년째 마을보건팀에서 일하고 있는 세드락(33)은 말합니다.



“길이 험해서 가정을 방문하는 게 쉽지 않아요. 마을 주민들의 인식 수준도 낮고요. 그래도 항상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지요.”


은토로코 지역뿐 아니라 아직 수많은 가난한 나라에서 아기의 탄생은 축복이기에 앞서 너무나도 위험한 순간입니다. 2015년 기준, 태어난 바로 그날 사망한 신생아 수가 100만 명에 이릅니다. 생후 한달을 넘기지 못한 신생아는 무려 270만 명입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죽음의 원인이 저체온증, 호흡곤란, 감염 등으로 대부분의 경우 손쉬운 조치로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바바라나 세드락과 같이 출산과 아기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줄 숙련된 조산사와 마을 보건요원, 필수약품 등의 도움이 있었다면 많은 아기들을 살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베이비 보이’를 살렸듯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많은 아기들이 위기의 순간을 무사히 넘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아기들의 탄생의 순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여러분도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에 힘을 실어주세요.




“아기들이 건강히 태어난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우간다 은토로코 지역 카루구투 보건소 조산사 바바라 카바지니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A. 바바라라고 합니다. 카루구투 보건소에서 4년째 조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왜 조산사가 되었나요?

A. 출산을 돕는 일에 열정이 있었어요. 조산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재미있고 생명을 살린다는 좋은 의미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Q. 조산사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어려움이 많아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보건소에 너무 늦게 와서 검진을 할 충분한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산전검진에 아예 안 오는 경우도 있고요. 산모와 아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거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아기들이 건강히 태어난 모든 순간이요.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이 기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제 일이 만족스럽고 더 많은 아기들의 건강한 출산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이 어떻게 엄마와 아기들을 돕고 있나요?

A. 세이브더칠드런은 역량강화 활동을 통해서 저와 같은 조산사들이 엄마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하도록 돕고 있어요. 가장 필요한 아기들을 위해 후원금을 쓰고 있고요. 후원금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죠. 이런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정말 감사해요.


Q. 한국의 후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네, 산모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지원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지원해준 물품이 산모들이 보건소에 오도록 하고, 출산을돕는 데 정말 중요하게 쓰이거든요. 큰 감사의 마음도 함께 전합니다!


마케팅전략팀 박영의 사진 허장범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이란?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은 임신 전 기간부터 가장 위태로운 기간인 생후 4주까지 신생아의 건강한 출산과 성장을 지원합니다. 2007년부터 모자뜨기와 후원으로 78만여 명이 참여, 총 142억 원의 후원금을 모아 196만여 명의 아동과 어머니, 지역주민의 건강한 삶을 지원했습니다. 또 11개 국가에 모자와 담요 170만 4,152개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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