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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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두 개, 기쁨 두 배'가 가져다 준 행복
사람들
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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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베트남에서 온 이나영 씨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곳은 외딴 여수의 두문마을입니다.              
이곳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여수 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자녀를 교육하기는 쉽지 않은 곳입니다.                                                                   

이나영(한국명) 씨는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차로 7시간이 더 떨어진 하오양에서 낯선 한국으로 시집온 지 어느덧 7년이 되었습니다. 나영 씨는 평생을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남편, 예쁜 두 딸과 함께 여수의 작은 어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나영 씨의 집은 여수에서도 아주 외딴 죽포리 두문마을입니다. 한국에 시집 온 지 7년이 되었지만 외딴 마을에 살다보니 다른 어머니들과 교류가 적어 아직도 어려운 한국말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영 씨의 작은 딸인 예은이 역시 어린이집이 너무 멀어 다니지 못할 정도로 교육 환경이 어렵습니다. 여수 시내조차 너무 먼 지역이라 시내로 공부하러 나오는 일 역시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직원이 정기적으로 방문할 때면 나영 씨와 예은이는 더 없이 반가이 맞아줍니다.


사진/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교사와 함께 한국어 책을 읽고 있는 예은(가운데) 자매.                       
예은이는 베트남어를 배울 시간이면 좋아서 달려온다고 합니다.                                  

나영 씨는 늘 자녀에게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점이 미안하고 안타까웠다며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통해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가르쳐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말합니다. 특히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교구재가 잘 만들어져서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는 예은이는 다른 공부는 싫어해도 “엄마나라 말 배우자“하면 굉장히 좋아하며 달려온다고 합니다. 

사실 나영 씨는 그 동안 예은이에게 한국어와 베트남어 모두 가르치고 싶었지만, 가르칠 방법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나영 씨가 한국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두 언어를 모두 가르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은이가 먼저 공부하자고 할 만큼 재미를 느끼고 있어 행복하고, 나영 씨도 쉬운 한글을 통해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아이와 함께 익힐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사진/ 여수외국인문화센터에서는 이주배경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한국어와 엄마나라 언어를              
모두 익힐 수 있도록 한국인 직원과 원어민 직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수외국인문화센터에서는 한국인 직원과 원어민 직원이 함께 활동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과 부모가 한국어와 엄마나라 언어 모두를 잘 익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습니다. 원어민 직원의 경우 한국어와 원어 모두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어가 서투른 어머니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아동과 어머니에게 한국어 교재와 엄마나라 언어 교재를 번갈아 가면서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어주고, 발음을 교정해주며 때로는 나영 씨처럼 센터를 방문하기 힘든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수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여수외국인문화센터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어머니와 자녀의 학습을 돕는 ‘엄마와 함께 동화구연’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수동화구연연구회 원장을 강사로 초청하여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교재를 활용한 동화구연 체험 프로그램을 열어 참여 아동이 학습에 흥미를 갖도록 돕는 한편,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교구재를 만들어 가정에서 쉽게 언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엄마와 함께 동화구연’ 프로그램이 학교 토요 프로그램과 동시간대에 열려 참가자 모집이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는 아동들이 어린이집이나 학교 토요 프로그램보다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더 좋아해 일부 부모님들은 프로그램을 매주 할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하기도 합니다. 

담당자로서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말이 서툰 다문화 아동을 많이 접하다 보니 염려될 때가 많았습니다. 언어 문제로 인해 주변 아동들의 놀림을 받아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하거나, 지역아동센터 참여를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통해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동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이 사업에 대한 확신과 함께 큰 보람을 느낍니다.

_글쓴이: 여수외국인문화센터 최영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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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의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는
다문화가정의 아동에게 엄마나라와 아빠나라의 전래동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양국의 언어 및 문화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자녀간 상호작용 증진과 아동의 건강한 정체감 형성을 돕습니다.

다문화가정아동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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