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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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
긴급구호
201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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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스민 위트브레드(Jasmine Whitbread),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레바논 베이루트(Beirut)로 향하는 해안도로의 오른쪽에는 새파란 바다가 하얀 거품을 내며 부서지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산이 흰 눈에 덮여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별천지만 같은 이 곳은 비바람이 몰아치던 시리아 접경 지역 와디칼레드(Wadi Kaled)로부터 불과 한 시간 떨어진 곳입니다. 저는 와디칼레드에서 임산부들과 한참 학교에 다닐 나이에 피난을 온 아동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들은 시리아의 홈즈(Homs)에서 분쟁을 피해 온 사람들입니다.

와디칼레드에 가기 전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이 그곳에서 하는 일을 이미 보고서로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아동이 미술과 연극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놀이 공간을 세웠고, 새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방과 후 학습과 레바논의 공식언어인 프랑스어 수업을 열었습니다. 출산 예정인 가족에게는 육아용품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이러한 글을 읽는 것과 그곳 사람들에게서 온기를 직접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손녀를 데리고 온 할머니는 기저귀와 수건, 연고가 담긴 상자를 든 채 살며시 미소 짓고는 제 양 볼에 입을 맞춰 주었습니다. 9살 된 아동은 새 친구들 앞에서 와디칼레드까지 오면서 느낀 두려움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수줍음을 이겨내고 노래를 부른 어린 소녀는 현지 직원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사진/ 레바논 북부 마크타함무드(Machta Hammoud) 지역에 있는 알이브라(Al Ibra) 대피소에서        
왈리드(Walid, 12세)가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치는 앞을 가늠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시리아 가족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승리’만큼은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아동들이 함께 웃고 뛰어 놀며 내뿜는 에너지는 주변까지 물들입니다. 그 모습만 보면 이 아동들이 겪은 일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들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집을 떠나왔습니다. 어떤 아동은 가족 누군가를 두고 오기도 했습니다. 언제 다시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도 이 아동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길을 지나던 중 아동에게 전선을 장난감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 “접근 금지. 주워가지 마시오”


사진/ 알이브라 대피소에 살고 있는 바드랴 가족의 막내 제인(Zein, 2세).                                        

이곳에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은 레바논으로 피난 오는 시리아 가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난민의 권리를 실현하고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처음 만난 난민은 팔레스타인 난민이었고 그 다음은 이라크 난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리아 난민입니다. 난민은 여러 곳으로 이동하는 데다 그 수도 늘 바뀌기 때문에 난민을 지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를 위한 자금마저도 불확실합니다. 크게 보았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이곳 직원들의 일을 이렇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이곳 직원들은 근무 시간 이외에도 더 많은 시간 일을 하면서도 오늘 만난 아동들의 얼굴을 보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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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구호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아동 구호활동을 위해 노력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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