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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소년범죄 대응의 우선순위는 예방과 조기개입이다.
지난 2월 24일,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심각한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종합적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법에 저촉된 행위를 한 소년의 다수는 아동 학대, 빈곤, 가정 내 폭력, 학교 부적응 등 복합적인 위험 요인 속에서 성장해 온 아이들이다. 소년 범죄는 아동의 반사회적 행동으로만 볼 수 없으며, 그 이면에는 아동이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온 위험 환경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아동은 성인과 동일한 책임 능력을 전제로 할 수 없는 발달 단계에 있다. 국제사회 또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소년사법의 원칙을 정립해 왔다. ‘소년사법 운영에 관한 유엔 최소표준규칙(베이징 규칙)’은 아동의 정서적·정신적·지적 성숙도를 형사책임 최저연령 설정에 있어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는 책임 판단이 단순한 연령 기준이 아니라, 소년의 현재 분별력과 이해 능력에 기반해야 함을 의미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논평 제24호에서 협약 비준 이후 50개가 넘는 당사국이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상향하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사책임 최저연령은 14세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위원회는 2019년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만 14세로 유지할 것을 명시적으로 권고하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소년사법 관련 사업을 수행하며, 형사책임 최저연령의 상향과 지역사회 기반 대안 조치의 확대가 재범 감소와 사회 복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해외 소년사법 체계의 흐름 또한 형벌 중심 대응의 한계를 보여준다. 국회입법조사처(2021) 역시 미국과 영국 사례를 분석하며, 엄벌주의 중심 대응에서 점차 재범 방지와 지역사회 기반 개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형사책임 최저연령 조정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소년범죄의 원인과 실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토대로 한 예방·조기개입 체계의 강화이다.
소년은 작은 어른이 아니다. 법에 저촉된 행위는 처벌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왜 그 아이가 그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아동보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사회가 성찰하고 답해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부가 현행 제도의 한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소년범죄의 예방과 재범 방지, 그리고 소년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우선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
2026년 3월 9일
세이브더칠드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