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빕그루망에 선정된 국밥집에 식사를 하러 간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 매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게 있었습니다. ‘아동을 살리는 가게’ 위세이브 현판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제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에요!’라고 아는 척을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가게 인스타그램만 살펴봤다고요. 그러다 후원에 대한 사장님의 철학이 담긴 글을 발견하고는 꼭 한번 인터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직원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전해져 국밥집 ‘안암’의 장재현 후원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Q 어떤 마음으로 위세이브 후원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도 누군가가 내민 손을 잡고 어릴 적의 어려운 시간을 견뎌온 것처럼, 제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도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저보다 더 잘 알고, 더 잘 도울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다가 후원을 시작한 게 위세이브였어요. 특히 ‘아동을 살리는 가게’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들었죠.
Q 언제부터 아이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A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았어요.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부모님 없이 집에 혼자 남겨졌거든요. 제 형편을 아는 선생님들께서 무료 급식을 신청해 주셔서 학교 다닐 때는 점심만 먹고 지냈어요. 그런데 방학이 되니까 급식이 없어서 물로 배를 채우는 시간이 길어졌죠. 친구들이 쌀이랑 반찬을 가져다 줬어요. 그때 밥을 해먹기 시작한 게 제가 요리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혼자인 저를 주변 어른들이 들여다보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해주셨어요. 체육관 관장님이 수업료를 받지 않고 운동을 시켜주시고, 잠깐 다녔던 학원의 선생님이 억지로 저를 끌고 학원에서 수업을 받게 해주시기도 했고요. 학교 선생님들 중에 몇 분은 학교 끝나고 저를 앉혀두고 공부하게 해주셨어요. 친구 아버지는 주말마다 저를 데리고 주말농장에 데려가셨고요. 어려우면 안 좋은 환경에 빠지기 쉽잖아요. 그런데 나쁜 길로 빠지지 못했던 이유가 저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받았던 걸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돌이켜보면 제 주변 어른들의 헌신은 사람으로서의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는 작은 것이었을 수도 있지만 저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거든요. 저도 그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실현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아이들을 후원하는 건 내가 나로 사는 방식인 거죠. 아이들에게 좋은 것들을 알려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Q 개인 후원이 아닌 위세이브 후원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A 후원이 자기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제가 개인 이름으로 후원하는 게 아니라 가게 이름으로 후원하게 되면 직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게의 수입이 단지 나 한 사람을 위한 게 아닌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안암에서 일하는 시간에 조금 더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고요. 확실히 위세이브 후원 이후에 직원들이 아이 손님을 대하는 방식이 더 따뜻해진 것 같아요.
Q 후원 외에도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쏟는 방법이 있나요?
A 그래서 안암은 국밥집이지만 노키즈존이 아니에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자꾸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어렸을 때는 실수하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아이들에게 관대한 자세로 기다려주는 게 어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암에서는 배제하지 말자,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어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에는 잘 몰랐는데 가게 테이블이 높아서 아이들이 앉기에 불편하더라고요. 중간에 다시 공사할 기회를 만들어 창가 쪽 테이블은 다 낮은 테이블로 바꿨어요. 아이가 식사할 수 있는 가게, 가족들이 오는 음식점이 되기를 바랐거든요.
Q 세이브더칠드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후원 방식이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위세이브 가게들과 함께 푸드 페스티벌이나 팝업스토어를 열어서 수익금을 후원할 수도 있고요. 위세이브 후원을 시작하기 전에는 저희 가게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후원을 하면서 생각하게 된 게 그 방식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불우한 가정으로 구분짓게 될 수 있으니까요. 페스티벌 같은 이벤트 방식은 아이들이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손님들에게 후원의 의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위세이브 문의 WESAVE@s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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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미디어팀 한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