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시간의 수술과 아홉 번의 항암치료,
그러고도 재발한 끈질긴 암세포들.
무거운 걸음으로 병원을 나와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실은 바닷가 할머니.

같은 시간,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서하가
골목길에 쪼그리고 앉아
바닷가 할머니만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서하 태어난 지 9일 됐을 때부터 길렀어요.
이젠 내가 엄마가 아닌 줄 알텐데 아직도 누가 할머니라고 부르면 화내요.
할머니 아니고 엄마라고….”

출산 후 사라져 연락이 닿지 않는 엄마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뒤 연락이 뜸해진 아빠.
입양 보내라는 주위 권유에도 꿋꿋이 딸처럼 서하(가명·10세)를 키워온 할머니.


“내가 스무 살 되면 엄마는 몇 살이야?…”

장례식장 미화원으로 성실하게 근무했던 할머니는 
작년 7월, 갑작스런 복통과 부풀어 오는 배 때문에
급히 병원을 찾았다가 난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가 수술하고 입원해 있는 동안 서하가 많이 울었어요.
전화하면 끊을 때까지 울고, 면회 오면 갈 때까지 울고
‘엄마 없으면 나는 어디 가서 살지’ 묻더라고요.”

시외버스로 왕복 4시간 거리의 대학병원.
더 입원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말에도 
집에 두고 온 서하 걱정뿐인 할머니.

아침 일찍 내원해 7시간의 고된 항암치료가 끝나면
아픈 배를 부여잡고 꾸역꾸역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그 후 10개월, 
아홉 번의 항암치료로 빠졌던 머리카락이 새로 돋아날 즈음 병이 다시 도졌습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의사 선생님이 또 혹이 보인다고…. 
조직검사를 하니까 혹 안에 암세포가 있다고 하네요.”

다시 항암치료를 받거나 재수술까지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할머니를 대신해 서하를 돌봐줄 다른 가족은 없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면 급히 장부터 보는 할머니.
월 100만원 남짓한 수급비로는 서하가 좋아하는 불고기, 돼지갈비를 사기 부담돼
조촐한 된장찌개로 저녁을 준비해 봅니다.


허리가 아픈 할머니를 대신해 아침저녁으로 이부자리를 깔고 개는 서하.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온몸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 할머니의 팔다리를
고사리같은 손으로 열심히 주물러봅니다.

“아침에 학교 갈 때면 ‘엄마, 사랑해’ 하면서 몇 번이고 돌아봐요.
그냥 가도 되는데, 모퉁이를 돌아 안 보일 때까지 계속 돌아봐요.
어떨 때는 제가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냥 빨리 뒤돌아서 들어와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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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 이상 조부모와 18세 이하 손자녀만으로 이루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