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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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을 여는 코트디부아르의 학교들
긴급구호
201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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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디터스(Lisa Deters)
긴급구호 교육 담당자

세 마니피크(C’est magnifique, 굉장해요)! 아동들의 목소리가 제 귓가를 울립니다. 교실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준비한 책가방을 받은 아동 40명이 북적이고 있습니다. 책가방 안에는 학용품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가방 끈을 맞추어 보고, 어떤 아이는 가방을 메봅니다. 가방을 열어서 조심스레 학용품 하나 하나(연필, 볼펜, 연필깍이, 지우개, 자 세트, 공책 등)를 꺼내보는 아이, 이미 다 꺼내 보고는 다시 집어넣고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사진/ 도레(Dorée,9세,왼쪽)와 캐롤(Carole,11세)이 학용품을 사용해 보며 웃고 있다.                       

새로운 학용품과 함께 새 학기를 시작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 또한 수업 첫날 뾰족하게 깎은 새 연필로 새 공책에 글을 쓰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새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발생한 분쟁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첫 수업을 시작하는 코트디부아르의 학생들의 마음은 배우고 싶은 열망으로 설렐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의 경제수도인 아비장(Abidjan)에서 벗어난 한 마을 학교에서 맞이한 보람찬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세이브더칠드런 동료 두 명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분쟁의 피해를 입은 학생 387명에게 학교복귀 키트를 배분했습니다. 현재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은 코트디부아르의 분쟁 피해지역에서 9,000개에 달하는 학교복귀(Back-to-School) 키트를 제공했습니다. 교자재를 제공하는 일은 모든 아동이 학교에 다시 다닐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이고도 지속적인 방법입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저희를 도와 기쁜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물품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새 책가방을 받음으로써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책가방과 학용품을 사지 못했던 아동들이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용기를 얻고 학교에 나오는 것을 중요한 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최근 발생한 분쟁은 코트디부아르 아동의 교육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여러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알라싼 와타라(Alassan Ouattara) 대통령이 정식으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학교들이 문을 열지 않아 수 천명의 아동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 남부와 서부 지역 학교들도 다시 문을 열긴 했지만 학생 수가 정원을 넘어섰습니다. 때문에 피난 온 아동이 거주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일도 생깁니다. 이러한 아동 중에는 학교 등록에 필요한 서류가 없는 아동도 많습니다. 출생증명서 등의 서류를 갖고 있던 아동조차도 피난 때 미처 챙기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동을 가르칠 교사의 복귀 문제도 있습니다. 분쟁 이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은 교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동은 꾸준히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교육을 지체할수록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때문에 적시에 필요한 자원과 인력으로 제공하는 일은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충분한 기금만 확보된다면 세이브더칠드런은 학교 물품 키트를 배분하고 정식으로 학교에 등록하지 못한 아동을 위한 임시교육센터(TLS: Temporary Learning Spaces)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교육부와 협업하여 더 많은 교사들을 학교에 배치하고 학교 보수공사 및 필요한 것을 조사하여 이를 보충하고 마을을 방문하여 위생과 기타 지식을 교육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교사 양성과 교육도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나서는 데 두 여학생이 운동장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두 여학생은 세이브더칠드런 공책 뒷면에 코트디부아르어로 번역되어 실린 아동용 '유엔아동권리협약(1989)'을 읽고 있었습니다.

여아와 남아 모두를 포함하는 전세계 모든 아동은
자신의 국적 또는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똑 같은 권리를 갖는다.

나는 생존의 권리가 있다.
나는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가 있다.
나는 보건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내가 장애를 갖고 있어도 다른 비장애 아동이 갖는 모든 권리가 나에게 있다.
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를 통해 나의 능력을 키울 권리가 있다.
나는 나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 말할 권리가 있다.
나는 놀 권리와 휴식할 권리가 있다.
나는 모든 질병으로부터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나는 무력분쟁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저와 함께 여학생들을 바라보던 동료는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굉장하네요!

교육 프로그램은 세이브더칠드런이 모든 긴급구호 상황에서 펼치는 필수적인 구호활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트디부아르처럼 긴급구호 상황으로 교육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곳은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은 긴급구호 교육 혁신 프로젝트(Education in Emergencies Breakthrough Project)를 세우고 교육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새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빠른 시일 내 추가 기금을 마련하고 고급인력을 확보하여 국가가 비상상황에 대응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긴급구호 상황 속에서 교육 분야에 헌신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결의와 노력 또한 동료의 말대로 세 마니피크, 굉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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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코트디부아르 초∙중∙고등학교(Scolaire Quartier Lysée)에 학교복귀 키트를 배분했습니다. 학생들은 볼펜과 연필, 연필깎이, 공책, 자, 콤파스, 휴대용 칠판 등의 학용품과 책가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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