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조성하, 수현 씨 부녀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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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수현 씨 부녀 "우리는 네 꿈을 응원해"


2014년 조성하∙조수현 씨 부녀는 우간다 카라모자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중증영양실조로 걷지 못하는 다섯 살 아브라, 금광에서 노동하는 아홉 살 노무리아를 만나고 나섭니다. 조성하 씨는 "너무 큰 슬픔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고3이었던 조수현 씨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걸 알면서 채워주고 도와줄 힘이 없을 때 사람이 가장 괴로운 거 같다."고 했습니다. 부녀는 그 먹먹한 현실을 희망TV SBS에서 많은 후원자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3년 후 가슴 아팠던 기억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지난 2월 다시 우간다행을 결심했습니다.


매일 벽돌공장에 나와 일하는 9살 아이, 이그라


벽돌 만드는 아이 이그라
어른 키 두 배를 훌쩍 넘는 벽돌가마 사이에서 우리는 9살 이그라를 처음 만났습니다. 또래 아이들보다 작고 마른 이 아이는 어른이 들기에도 무거운 물통에 물을 떠와 메마른 흙이 진흙이 될 때까지 반죽했습니다. 한참 동안이나 흙을 이기던 아이는 능숙한 손길로 나무틀을 가져와 흙을 채워 벽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듯 거침없어 보였지만 이그라는 이를 악물고 진흙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흙을 개어 하루에 벽돌 100개를 만들면 3000원 정도를 버는 아홉 살 이그라는 자주 끼니를 걸러야 했습니다.


          조성하 씨(왼쪽)와 딸 수현 씨가 이그라를 돕기 위해 벽돌 틀을 나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이그라를 도와 진흙을 날라보지만, 너무 무겁습니다. 이그라가 했던 것처럼 벽돌을 만들어 보려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단단하고 반듯한 이그라의 벽돌과 달리 볼품없이 찌그러진 벽돌을 보며, 그제야 아이가 씩 웃습니다. 야무진 손으로 흙을 가져와 벽돌을 보수합니다. 쉴 틈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는 이그라에게 물었습니다. 왜 학교가 아닌 이곳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지.



일터에 나온 사람들의 명단을 읽어 내려가는 이그라

 

엄마의 꿈, 이그라의 꿈
단 1년이었지만, 이그라도 학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돈을 벌러 나간 아빠와 연락이 끊긴 후, 이그라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아직 젖먹이인 세 동생들을 돌보고, 엄마를 돕기 위해 이그라는 학교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글자를 잊어버릴까 봐 이그라는 틈틈이 마르지 않은 벽돌 위에 이것 저것 씁니다. 벽돌공장에서 사람들의 명단을 읽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얼른 앞에 달려나가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어 내려갑니다. 엄마는 그런 이그라가 자랑스럽고 또 아픕니다. 엄마의 꿈은 이그라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자기보다 한참이나 큰 어른들 틈에서 일하는 이그라를 보며 조성하 씨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성하 씨는 말합니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서 연약함이나 무력함을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아이들이 지닌 굉장한 생명력을 봤어요. 어른인 우리가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만 해도 이 아이들은 울창하게 자라날 아이들입니다. 생명력을 나타낼 환경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조성하 씨가 운전석에 앉혀주자 환하게 웃고 있는 이그라


이그라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운전사가 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운전사가 되면 엄마와 동생들이 이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조성하 씨와 조수현 씨는 이그라의 손을 붙잡고 자신들이 타고 온 자동차로 갔습니다. 번쩍 들어 올려 운전석에 앉혀주었더니 조심스레 운전대를 잡고 이그라가 환하게 웃습니다. “아마 이그라는 오늘 밤 운전을 하고 동네를 신나게 돌아다니는 꿈을 꿀 거 같아요.” 조수현 씨도 덩달아 환하게 웃습니다.


메마른 카라모자, 그 땅에서도 아이들의 꿈은 피어납니다

카라모자는 우간다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입니다. 지역주민의 약 70%가 식량이 부족하고, 모든 사회적 인프라가 가장 열악합니다. 도저히 꿈을 꿀 수 없을 것만 같은 환경이지만 조성하 씨와 수현 씨는 ‘희망’을 봤습니다. 아이들은 미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라도 잡고 물어보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자신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얼굴엔 생기가 있습니다. 그것이 조성하 씨와 조수현 씨가, 그리고 세이브더칠드런이 발견한 생명력입니다.


 환하게 웃는 이그라네 가족과 조성하, 수현 씨 부녀


지금 당장 삶의 무게에 지치기보다는 꿈같은 미래에 작은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세이브더칠드런은 안전하고 튼튼한 학교를, 누구보다 열성적인 선생님을, 어떠한 삶의 현장에서도 빛을 낼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려 합니다. 우간다 카라모자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마지막 아이까지 교육받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스쿨미캠페인을 통해 지원하겠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손에 노동이 아닌 연필을 쥐여줄 수 있게, 이그라가 운전사인 꿈을 이룰 수 있게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응원해주세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2회 희망TV SBS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희망TV SBS는 국내 기부문화 확산 및 국내외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된 사회공헌활동입니다. 방송으로 모금한 후원금은 해외결연과 국내외 아동교육, 보건영양 사업에 쓰이고 있습니다.


 박서영(후원개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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